조선 직장인 열전 -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신동욱 지음 / 국민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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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선 직장인 열전-조선 관리들도 직장인이었다


 


여기 조금 특이한 제목의 책이 있다. <조선 직장인 열전>, 물론 조선 시대 관리들도 관리가 직장이라고 하면 직장인이긴 한데 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를 대상으로 이 책을 쓴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할부금이 꼬박꼬박 빠져나가면서, 소확행이나 나를 위한 선물을 소소하게 지르면서(혹자는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즉흥적인 소비를 한 것을 두고 시발비용이라고도 한다) 월급이 통장에서 스쳐지나가고 또 그걸 떠올리면서 직장을 꾸역꾸역 다니는 현대인과 조선 직장인들 사이에는 어떤 연결 고리가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조선 관리들을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을 기준으로 살펴본다는 것이 꽤 참신한 시도라고 생각했다.

 



<조선 직장인 열전>은 국사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 했으며 삼성 계열사에서 오랜 시간 일하고 SSAT를 출제하기도 하고 여러 법인에서 파견 근무를 한 저자가 오랜 직장 경험과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오랜 직장 생활 경험과 역사적 지식을 콜라보레이션하여, 조선 직장인들은 어떤 처세술을 사용하였고 직장(최종 보스-왕, 상사-위에 있는 관리들, 동료-동료 관리들, 부하 직원-아래 직위에 있는 관리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에서의 어려움과 고난(직위 해제에서 끝나지 않고 때로는 유배, 죽음으로도 이른다. 물론 복직되어 다시 왕의 총애를 받기도 한다.)을 어떻게 극복하였으며 어떤 식으로 자기 관리를 했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이들의 장점과 단점을 읽으면서 본 받을 점과 주의할 점을 기억하고 직장 생활을 할 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역사적이고 실용적인 그런 책이다.

 

<조선 직장인 열전>에 실린 인물들은 모두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큰 공을 세운 정도전부터 시작하여 정조가 무사히 왕위에 오를 수 있게 해 준 홍국영(비운의 직장인이라는 코너가 중간중간 껴 있는데 그 중 한 명이다), 황희 정승, 맹사성, 신숙주, 조광조, 이항복 등이다. 그냥 이 위인들의 업적을 다룬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장생활에서(관리직) 최고로 잘 했던 것들을 중점으로 삼았다. 예를 들면 정도전은 자신의 뜻을 펼치는 데 있어서 상사를 제대로 이용할 줄 알았고, 하륜은 눈치를 잘 보고 처세 능력이 뛰어났다.


<조선 직장인 열전>에서는 각 인물을 다루기 전에 간단 이력서처럼 이름과 출생, 주요 경력, 주요 프로젝트, 자기소개(장점 어필) 등이 나와 있는데 이들이 진짜 주변에 있는 뛰어난 직장인처럼 느껴져서 친숙하다. 비운의 직장인으로 소개되지 않은 사람들은 주로 장점 위주로 업적과 직장 생활 등이 나와 있는데, 동시에 이들의 단점과 실패 사례까지 냉정하게 분석하여 실었다. 정도전은 태조 이성계와 뜻이 맞아 직장생활을 잘 했지만 두 번째 리더 만들기엔 실패하고 결국 이방원의 손에 죽고 만다. 각 인물들의 분석 마지막에는 이들의 장점을 어떻게 나의 직장 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지 나와 있다. 저자가 오랜 직장생활을 해서 그런지, 매 챕터마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책이라 머리속에 내용이 쏙쏙 들어온다.


오늘도 회사에서 직장 상사, 동료, 부하직원, 거래처 문제 등으로 더러운 꼴을 보고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조선 직장인 열전>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 때도 직장 생활은 힘들었고 심한 경우 모함을 당하고 유배를 가거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했지만 우리 조상들은 꿋꿋이 자기 일을 해 나갔다. 이들의 일화를 보면서 내일을 견딜 힘을 비축해 놓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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