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톺아보기
찰스 로버트 다윈 지음, 신현철 옮김 / 소명출판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종의 기원 톺아보기-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샅샅이 읽기


 


어릴 때 온갖 것이 다 되어 보고 싶었을 때 호기롭게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번역본을 읽어 본 적이 있다. 한글로 적혀 있었으나 머리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그 때의 지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 위주로 보면서 책장 넘기는 데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얼마 전 세기의 도둑에 관한 책 <깃털 도둑>을 읽으면서 찰스 다윈과 같은 시대에 살았으며 그의 논문에 실렸으며 찰스 다윈의 논문에 도움을 준 박물학자 A. R 월리스의 일생과 업적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당시의 시대상과 월리스와 같은 박물학자의 삶, 그리고 최종적으로 찰스 다윈이 쓴 <종의 기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깃털 도둑> 읽고 몇 달 후, <종의 기원 톺아보기>라는 책이 출판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톺아보기'라는 단어가 낯설어 인터넷 사전에 검색을 해 보니 '샅샅이 살펴보다'와 비슷한 의미였다. <종의 기원 톺아보기>는 제목 그대로 찰스 다윈이 발표한 <종의 기원>의 원문을 읽고 낯선 지명, 단어 등에 일일이 주석을 달아 해석한 책이었다. 저자가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다닐 때 후배들과 생물학과 필독서인 <종의 기원>을 제대로 읽어보자고 마음을 모았고 나중에 나이가 들어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저자의 후배가 <종의 기원>을 읽고 난 감상이 나와 있는데 눈은 문장을 읽었지만 뇌는 계속 딴짓을 하다 돌아오길 반복했다는 내용이다. 참고로 여기에 언급된 후배는, 우리나라의 똑똑한 사람들을 다 모아놨다고 하는 서울대학교 출신이 분명해 보인다.

 


<종의 기원 톺아보기>는 저자가<종의 기원>을 읽으면서 힘들었던 기억을 되살려 아주 친절하게 주석을 달아 놓았기 때문에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자연과학에 대한 교양을 쌓고 싶어 읽을 때 많은 도움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생물학도가 되고자 하는 파릇파릇한 고등학생들도 어찌어찌 주석의 도움을 받아, 그리고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을 발판 삼아 이 책을 읽을 수 있다. 다행히 <깃털 도둑>에서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쓸 당시 영국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박물학자나 생물학자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었고 그들이 어떻게 생물 표본을 모았는지 등을 읽었기 때문에 <종의 기원>에 나오는 생물들이 아주 낯설지는 않았다. 만약 <종의 기원>의 배경, 이론, 생물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알프레드 러셀 월리스가 쓴 <말레이 제도>라는 책도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 찰스 다윈이 알프레드 러셀 월리스의 연구 결과가 자신과 견해가 같다는 것을 받아들여 진화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할 때 '다윈 월리스이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종의 기원 톺아보기>는 아마 앞으로 오래 회자될 생물학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이만큼이나 원문을 번역하여 자세히 주석을 달아놓은 책도 거의 없고, 종의 기원은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그냥 읽기엔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도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상당하다. 다만 논문에 나온 생물들의 사진이나 그림이 추가로 실리지 않은 것은 좀 아쉽지만, 이 책이 논문의 번역이라는 점과 지면 상의 한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추가로 <종의 기원>에 언급된 생물들의 삽화나 사진을 따로 모은 책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개인의 희망사항으로 끝날 듯 하다.


추천 :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그대에게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깃털도둑>커크 월리스 존슨, <말레이제도>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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