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2
김원익 지음 / 지식서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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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그리스로마 신화만큼 재미있는 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만큼 유명하고 재미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리스로마 신화가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다. 우선 애니메이션으로 예쁜 그림체의 <그리스로마 신화>가 방영되어 남자아이들, 여자아이들을 가리지 않고 시청했다. 또한 <그리스로마 신화>는 성경과 함께 서양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 부모님의 권유로 어린이, 청소년들이 <그리스로마 신화> 만큼은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북유럽 신화>는 찬밥 신세였는데, 이런 경향이 바뀌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이 마블 시리즈 영화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신화에 관심이 있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리스로마 신화든 북유럽 신화든, 인도 신화든 골고루 읽었겠지만 대부분 어떤 계기가 있어야만 관심을 갖는다. 특히 마블에서는 <토르>시리즈를 선보였고 <어벤저스>에까지 이 세계관이 이어졌는데, 이는 북유럽 신화에 기반을 둔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그리스로마 신화>보다 <북유럽 신화>가 더 스펙터클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토르>를 봤다면 알겠지만 바로 '로키'의 존재와 '라그나뢰크(신들의 종말, 신들의 황혼)' 때문이다.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빌런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로키'는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캐릭터이다. <토르>는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그 캐릭터들을 차용했지만 완전히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아니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북유럽  신화의 내용을 가감했으며 어떤 부분은 변형을 하기도 했다. 또한 영화를 감상할 때 북유럽 신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는 것과 아닌 것은 완전히 다르다. 북유럽 신화를 알고 있다면 재미있는 부분을 훨씬 더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를 읽으면 멋진 그림을 감상하면서 진짜 <북유럽 신화>는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는 북유럽 신화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컬러 그림이 130점, 그리고 신과 영웅 계보도까지 수록되어 있다. 신화의 설명에 딱 맞는 그림까지 함께 수록되어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그림 중에서는 유명 화가들이 그린 그림 이외에도 난쟁이들이 나온 익살스러운 그림이나 생명의 나무 이그드라실에 대한 그림 등이 나와 있어 더 구체적인 상상이 가능하다. 소설, 애니메이션, 웹툰 등과 같은 2차 창작물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다.


 


아무래도 마블 시리즈 작품을 좋아하다 보니 <토르>에서 본 내용이랑 자꾸 비교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는 영화와 달리 '어둠'으로부터 시작한다. 땅도 바다도 공기도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무스펠헤임(불의 나라)'와 '니플헤임(얼음의 나라)'가 만들어지고 만물은 이 두 공간의 충돌과 갈등으로부터 생성된다. 그리스로마 신화와 다른 점은 이 충돌과 갈등으로부터 안정된 상태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라그나뢰크'라는 파국으로 끝을 맺는다는 점이다. 이 두 공간의 한기와 열기가 계속 만나며 쌓인 서리에서 북유럽 신화의 최초의 생명체인 이미르(서리거인)와 아우둠라(거대한 암소)가 태어난다. 저자에 따르면 인기 만화이자 애니메이션인 <진격의 거인>에서 나오는 '유미르'가 북유럽 신화의 '이미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미르는 암소의 젖을 양분으로 삼아 잠을 자면서 흘린 땀으로 자식들을 만들어 내는데, 이 땀에서 만들어진 3명의 거인들이 북유럽 신화의 모든 거인들의 조상이라고 한다. 암소 아우둠라는 니플헤임 절벽에서 떨어져 얼음 조각들을 먹으며 살았는데, 어느 날 거대한 얼음덩이 하나를 핥기 시작하자 그 속에서 머리카락이 보이기 시작하고 점점 형체를 드러낸다. 이렇게 나온 신이 인간의 모습을 한 북유럽 신들의 조상 '부리'이다. 부리는 거인족의 여자들을 아내로 맞아 아들 보르를 낳고, 보르가 거인족 여자와 또 결혼하여 아들 삼형제를 두는데 이들이 바로 오딘 3형제이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북유럽 신화에서도 주신 중 하나인 헤임달은 '신들의 파수꾼'이다. 아홉 여신들이 힘을 합쳐 낳은 아들이 바로 헤임달인데, 헤임달이 장성하자 다른 신들이 그를 무지개 다리 비프로스트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지명한다. 이 다리가 바로 아스가르드와 미드가르드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역시 주신 중 하나인 '로키'는 원래 아스 신족이 아니라 거인족들의 아들이었으니 오딘과 의형제를 맺고 아스 신족이 된다. 영화처럼 오딘이 '로키'를 입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형제를 맺고, 로키가 거인족이라는 부분은 같다.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는 전반적으로 끊임없이 충돌과 갈등이 일어나며 그리스로마 신화보다 더 역동적이고 스펙터클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 또한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낯선 신들의 존재가 나오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다. 북유럽 신화에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영화 <토르>와 <진격의 거인>의 모티프가 된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를 꼭 읽어보기 바란다. 아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화 이야기에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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