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 산책
조성면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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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장르문학 산책-한국에서의 장르문학



전세계적으로 책시장에서 장르문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단, 한국을 제외하고. 여전히 한국에서는 장르문학에 대한 눈초리가 따갑다. 아이들이 고전을 읽고 있으면 기특하다고 칭찬을 하지만(심지어 그 고전 중에서도 장르 문학이 있는데도) 장르문학을 읽고 있으면 그 시간에 도움 되는 책을 읽으라는 잔소리가 날아든다. 게다가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뚝 떼 놓고 상위문화와 하위문화로 분류하려는 경향도 강하다. 왜 장르문학에 대해서만은 이렇게 야박한 인식을 고수하는 걸까? 인셉션, 인터스텔라, 디즈니 애니메이션들, 마블 시리즈, 해리포터, 셜록홈즈, 잇츠 등 최근 영화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은 대부분 장르 문학에 속한다.

 


아마 <장르문학 산책>은 사람들의 이런 인식을 조금이라도 개선해보고자 나온 책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사람들이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을 나누고 가르는 것이 낡은 사고관이며 근대적 문학관이라고 말한다. 장르문학은 우리 생활 곳곳에 있지만 정당한 평가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저자의 의견에 구구절절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장르문학 산책>은 장르문학을 어렵게 따져가면서 정의하고 분류하지 말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읽으라고 붙인 제목이다. 저자의 의도처럼 이 책은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서의 장르문학부터 시작하여 장르문학이라는 용어의 발생, SF의 정의, 판타지의 유형, 무협소설, 외설문학과 연애소설, 삼국지, 추리소설 등 다양한 장르문학에 대해서 다룬다. 장르문학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사람부터 장르문학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사람, 장르문학의 역사와 유행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책이다.


다만 저자가 문학 평론가이고 대학 강단에 서다 보니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전문용어, 한자어 등이 곳곳에 나온다. 대중성과 장르문학에 대해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논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 감점 요인이 된다. 또한 젊은 세대들이 즐기고 있는 장르문학에 대해서는 아직 다루지 않았다. 이영도 작가의 초기작들, 아바타, 인셉션, 무라카미 하루키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대해서는 얘기했으니 나온 지 조금 된 작품들까지만 언급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장르문학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드문 책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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