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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 인 더 워터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리뷰]썸씽 인 더 워터 Somthing in the water-영화 어바웃 타임 배우의 스릴러 소설
영화 <어바웃 타임>은 로맨스판타지 영화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품이다. 대대로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타임워프를 할 수 있는 남자의 사랑이야기인데, 부자의 사랑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여자와 가족을 꾸리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어 <어바웃 타임>을 보고 또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있었는데, 바로 '캐서린 스테드먼' 이다.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능을 가졌는지 소설가로 데뷔를 했다.
<썸씽 인 더 워터>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가 배우로 출연한 <어바웃 타임>이 보는 내내 미소를 자아내는 따뜻한 영화다면 <썸씽 인 더 워터>는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긴장감의 연속이다. 책 표지에 있는 문구부터 의미심장하다. 섬세한 감정 표현이 압권이며, 읽다 보면 주인공의 상황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나중에 이 소설의 광고 문구를 보고 영화화 예정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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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눈빛, 온기, 살결이 그리워, 당신 시체를 묻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썸씽 인 더 워터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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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사상가인 '장폴 사르트르'의 선과 악에 대한 문구와 사랑하는 연인에게 보내는 것 같은 문구는 이 소설의 정체성을 정확히 말해 준다. 그리고 주인공은 첫 번째 장면부터 열심히 무덤을 파고 있다. 무덤을 파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질적인 고됨을 마라톤에 비유해 설명하면서 영화에서 보던 '무덤 파는 장면'이 현실에서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경찰이 시체를 찾을 경우, 무언가 숨겨진 데이터를 찾을 경우 등등의 상황을 생각하며 두 시간 내내 땅을 판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의 시체를 구덩이에 넣는다.
2장에서 시간은 3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왜 그녀가 사랑해 마지않는 남편 마크와 행복하게 결혼을 게획하던 그 시절로. 이 어여쁜 커플은 시골의 아늑한 도피처에서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는 중이다. 이들이 머무는 호텔은 유명한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는데 바로 1835년 구두공이 내연녀와 함께 하고 싶어서 부인을 비소로 독살하고, 내연녀 또한 자신의 남편과 아이들을 독살한 사건이었다. 왜 이 여성은 멋진 남자 마크와 함께 행복한 한때를 보내면서 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그녀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영화감독이기 때문일까?
마크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의 모범같은 사람이다. 주인공은 그와 함께 있을 때 항상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다른 금융종사자와 달리 마크는 꾸준한 운동을 하고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세심하고 멋진 외모에 능력까지 좋은 남자이다. 경제붕괴 상황에서도 국가부채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직장을 잃지 않았다. 같은 직종에 있던 그의 친구들은 모두 정리해고를 당하고 절망에 빠졌지만 마크는 기회를 잡아 새 직장으로 옮겼다. 이들은 결혼식을 계획하고 있고 곧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완벽한 커플이다.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소설을 읽게 된다.
얼마 되지 않아 이 완벽한 커플에 금이 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바로 마크가 직업을 잃게 된 것이다. 모든 계획이 축소되거나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그의 상황에 맞춰서 행동하려고 하지만, 조금씩 점점 더 많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썸씽 인 더 워터>는 왜 주인공이 지극히 사랑하던 남편의 시체를 묻게 되었는지, 이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녀의 감정을 자세히 서술한다. 우리는 그녀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결혼을 앞 둔 여성, 과거에 완벽했던 남자를 연인으로 두었던 여성, 모든 계획이 무너지기 직전에 서 있는 상황 등. 이번 여름은 <썸씽 인더 워터>와 함께 남편의 시체를 묻게 된 여자의 이야기로 더위를 식혀 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