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저스티스 1~3 세트 - 전3권
장호 지음 / 해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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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 저스티스 원작 장편소설 <저스티스>


 


현재 방영 중인 KBS드라마 <저스티스>, 최진혁, 손현주, 나나씨 등이 주연으로 등장하고 있는 법정 수사 드라마입니다. '제목'인 저스티스에서 알 수 있겠지만 정의로운 검사가 얽히고 얽힌 음모를 파헤쳐내는 내용입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이 있었으니, 웹소설 팬이라면 알 수도 있는데 네이버 웹소설에서 <저스티스>라는 같은 제목으로 연재하여 미스터리 장르에서 눈도장을 찍었던 작품입니다. 저스티스를 쓴 장호 작가는 <주부탐정 이옥희>로 한국영화컨텐츠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휴거 1992>로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작가입니다. <주부탐정 이옥희>는 읽어보지 않았으나 <저스티스>를 읽어보니 역시 웹소설 작가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자들 빨아들이는 빠른 전개력과 자극적인 소재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슈화되었던 사건들 등이 책에 잘 버무려져 있었습니다.


<저스티스>책 소개를 위해 주요 등장인물과 초반 줄거리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 초반부에는 뛰어난 말주변과 상황판단 능력, 그리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과 감정을 움직여 맡은 사건마다 승소하는 승률 99.9퍼센트의 변호사 이태경이 등장합니다. 그는 늦은 나이에 연수원을 거의 꼴지에 가깝게 졸업했지만 현재는 멋진 고급 외제차를 타고 아르마니 양복을 입고 다닙니다. 유명 한류 연예인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피해자가 며칠 전 야한 속옷을 샀다는 사실로 재판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버립니다. 그 피해자가 진짜 성폭행을 당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이태경에게 더이상 중요한 사실이 아닙니다. 사건을 맡으면 이긴다, 그것이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와 같은 연수원 동기이자 약 10살 정도 어린 검사 서준미, 이 둘에게는 애틋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온갖 더러운 꼴을 다 보며 여기저기 굴러온 이태경의 이야기가 사회경험이 전무한 엘리트 서준미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어긋났는지, 현재 준미는 태경을 안타까워하면서 경멸합니다. 서준미는 뛰어난 검사였던 아버지를 두었고, 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습니다. 로펌에서 온갖 제의를 받았으나 과감히 물리치고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검사의 길에 오릅니다. 전반부는 주로 이 두 변호사의 대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느날 준미에게 한 형사가 이상한 사건을 들고 옵니다. 젊은 여성의 실종사건, 그러나 보고서는 완벽하고 흠 잡을 게 없어 단순히 넘어가도 상관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위에서 압력이 들어왔기 때문에 더더욱 빨리 종결해야하는 사건인데 형사는 이 사건을 굳이 젊고 혈기 넘치는 검사 준미에게 몰래 가져온 것입니다. 준미도 서류 상 이상이 없어 그냥 지나치고 싶지만 이상한 감각이 이 사건을 수사해야한다고 외칩니다. 준미는 이 보고서를 국진태 계장에게 보여주고, 그는 다른 시각으로 왜 이 사건이 진짜인지 이야기합니다. 여성의 시야와는 다르게 그는 실종자가 가진 매력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아름답고 젊은 것에 그치지 않고 매혹적인 외모, 남성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를 범죄 타겟으로 삼은 이유였을 거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그들은 윗선 모르게 장영미 실종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유도 유단자에 정의감 넘치고 똑똑한 검사 준미, 사건을 종결시키라는 윗선의 명령을 듣지 않고 준미에게 가져간 형사(은퇴를 앞둔), 검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윗선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건을 해결해 보고 싶은 국진태 계장, 센스 넘치고 인맥 넓은 효림 이들이 힘을 합쳐 주영미의 실종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반대편에 선 자들도 멈추지 않습니다. 이미 준미의 윗선 검사들과 판사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연줄을 만들어 놓은 거대한 적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수는 곳곳에 뻗어 있어 준미의 사건 조사를 꼬이게 만들곤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에 나오던 범죄수사물 또는 법정수사물과 달리 여성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주인공은 서준미 검사입니다. 계장은 진지한 느낌으로 이 수사팀의 균형을 잡아주고, 효림은 타고난 능력으로 사건 수사 진행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나쁜 편에 서 있으면서 주로 범죄에 가담하는 이들은 대부분 남성입니다. 우선 그들이 사회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사회적 약자 위치에 있는 여성들을, 또는 힘들지만 꿋꿋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여성들을 '스폰'이라는 이름으로 꼬여냅니다. 

 


또한 <저스티스>를 읽으면서 이게 바로 웹소설이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까지와는 빠른 전개력, 그리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굉장히 이슈화되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뭔가 미심쩍은 배우의 죽음이라든가 연예인 지망생의 스폰서 문제, 젊은 여성의 납치 사건, 재개발을 위해 조직폭력배로 이루어진 용역을 투입하는 것, 조직폭력배끼리의 이권 다툼, 권력자의 권력 남용과 도덕적 해이 등과 관련된 사건들이 쉴 새 없이 터집니다. 또한 다음 사건이 어떻게 연결이 될 지, 어려운 사건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건이 해결될 지 궁금하여 자꾸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뻔한 웃음 요소가 들어가는데, 글로 읽을 때는 좀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드라마에는 이런 장면이 들어가야 긴장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몇 페이지만 봐도 시나리오로 바꾸기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고, 이미 열심히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드라마 <저스티스>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면, 그리고 웹소설에서 인기를 얻은 법정수사물이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재미를 위해 읽는 독자에게도 추천하지만, 웹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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