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브링미백-더위를 식히는 반전 스릴러소설 추천


 



심리스릴러 소설 <비하인드 도어>로 유명해진 작가 B.A패리스가 다시 반전 심리스릴러 소설을 가지고 나타났다. <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에 이어 이번 소설 <브링 미 백> 또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제는 명실상부한 인기 스릴러 작가의 자리에 올랐다. 요새 북미, 유럽 쪽에서는 셜록 홈즈 타입의 엄격한 추리 소설보다는 인간의 본성, 뒷면을 파헤치는 '심리스릴러소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브링미백>은 최근에 리뷰를 올린 심리스릴러 소설 <사일런트 페이션트>와 비슷한 류의 소설로, 사일런트 페이션트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브링미백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브링미백>의 표지에는 새빨간 러시아 전통인형, 마트료시카가 나와 있다. 스릴러답게 가장 작은 마트로시카 인형의 머리는 망가져 있고, 그 위를 덮던 인형은 바닥을 나뒹군다. 소설은 총 3부로 되어 있는데 모두 전개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특이하다. 1부는 핀의 현재와 과거, 2부는 핀과 레일라의 시점, 3부는 온전히 핀의 시점에서 나와 있다.


소설은 실종되었다고 생각했던 핀의 전여친 '레일라'를 목격했다는 전화 내용과 함께 시작된다. 핀의 진술서에 따르면 그들은 함께 휴가를 다녀오던 중 핀이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차를 세웠는데, 핀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에 레일라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말았다. 심지어 그들은 깊은 사이였고 결혼까지 할 계획이었는데 말이다. 마치 증발하듯이 그대로 사라져버린 것이다. 어떤 이들은 핀을 의심하고 어떤 이들은 레일라가 죽었을 거라 생각했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핀과 함께 살고 있는 여자친구가 바로 전여친 레일라의 언니 '엘런'이라는 것이다. 둘은 '레일라'를 잃었다는 상실감을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었고 서로를 위로하다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심지어 핀은 엘런에게 청혼까지 한 상태였다. 여동생의 전남친과 살고 있는 언니라니, 실종된 여친의 언니와 살고 있는 남자라니... 이 자극적인 소재는 순식간에 독자를 책 속으로 빨아들인다.


재미있는 것이 핀이 자매 모두와 사귀다 보니 1부의 과거는 동생과 사귀는 이야기, 현재는 언니와 사귀는 이야기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언니와 여동생이 가진 매력을 비교, 대조하게 된다. 조금 제멋대로이면서 핀을 속절없이 빠져들게 했던 마성의 여자 레일라, 여동생과는 다르게 마른 체형에 수수한 얼굴을 가진 데다가 안정적으로 자신의 일을 해 나가고 있는 엘런. 둘 모두 매력적인 여성으로 묘사되지만 풍기는 분위기나 성격은 완전히 딴판이다.


 


레일라는 언니 엘런과 함께 러시아 인형을 나누어 가지고 있었는데, 둘은 어렸을 때 가장 작은 인형을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레일라는 실종되던 날에도 러시아 인형을 소중히 가지고 있었다. 핀은 당시 레일라를 죽이거나 납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가 인형이 길에서 발견되면서 누명을 벋는다. 러시아 인형은 언니 엘런에게도 핀에게도 레일라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였다. 핀이 엘런과 행복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계속해 나가는데 마침 그가 좋은 거래를 성사시키고 온 날, 레일라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 분명한 러시아 인형이 집 앞에 놓여 있었다. 겨우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핀에게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심지어 그가 러시아 인형을 숨기자 엘런이 또다른 러시아 인형을 발견하고 만다. 그녀가 모으기를 원했던 마지막의 작은 러시아 인형을.


과연 이 러시아 인형은 레일라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는 단서일까? 레일라는 죽은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것일까? 심지어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꾼처럼 보였던 핀은, 진술서에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핀이 레일라를 어떻게 해 버린 것일까. 혹시 언니 엘런이 자유와 사랑을 찾아 나선 여동생을 질투한 것은 아닐까.


<브링미백>은 순식간에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소설과 드라마의 좋은 소재가 되어 왔던 언니와 여동생 사이의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며 전개된다. 심리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의 결말이 무엇일지 이것저것 가설을 세워보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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