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영어 - 또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김태훈 지음 / 망고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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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습관영어-국내파 동시통역사가 말하는 영어 공부 비법


 


'또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당신에게'라니, 정말 한 때 영어를 공부하다가 놨다가를 반복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은 놓지 않고 꽤 꾸준히 공부하고 있지만 영어와는 정말 거리가 먼 전공인데다가 특별히 해야 할 이유가 없다 보니 그만 두기 일쑤였다. <습관영어>는 외국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 동시통역사가 쓴 영어공부의 비법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제목에 '100일 만에 끝내는, 두 달 만에 가능한'이라는 멘트 대신에 '습관'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배우고자 할 때는 이 책의 제목처럼 '습관'처럼 하지 않으면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자는 사람들에게 외국어 학습을 '단기'로 끝낼 수 있는 비법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최소의 노력으로 단기간에 영어 실력을 극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은 단언컨데 존재하지 않는다고.


외국에 유학을 하고 온 유학생들도 영어를 쓰지 않는 환경으로 되돌아오면 습득했던 것을 잊어버리고 발음도 점점 한국식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단기에 영어를 끝낸다니 말도 되지 않는 얘기다. 대신 이 책은 어떻게 영어를 습관적으로 공부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한다. 1장은 영어를 배우기 힘든 한국의 현실, 2장은 영어 잘하기 어려운 습관, 3장은 저자가 이렇게 영어를 잘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마음가짐, 4장은 영어 습관을 들이는 방법 , 5장은 습관영어 공부법에 대해 다룬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의 목차 뒤에 나온 '<습관영어>를 200%활용하는 방법'이다. 독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순으로 추천하는 책읽기 순서가 나와 있다. 이 책은 실용서이기 때문에 이런 효율적인 독서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 좋았다. 나중에 저자가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읽은 후에는 왜 이런 페이지를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공부할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먹고, 자는 시간까지 줄인 저자는 다른 학습자들의 시간도 낭비할 수 없다고 여긴 것 같았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이 페이지를 만든 것이다. 이런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저자의 의도에 따라 나는 3장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미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하기 힘들다는 것과 어째서 사람들이 자꾸 영어를 포기하는지는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책 표지에 저자는 순수 국내파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저자는 항상 영어로 둘러싸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내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처음 아버지가 사다 주신 디즈니 영화로 영어를 접하고, 어머니의 교육열로 좋은 영어 선생님들을 만났지만 영어라는 외국어에 관심을 갖고 선생님이 내 주신 어려운 과제를 울면서 해 간 것은 저자의 의지와 노력으로 해낸 일이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을 비관하지만 정말 무언가를 이루길 갈구하는 사람들은 그 환경을 조성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저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영어와 관련된 정보들은 절대 놓치지 않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은 본인이 찾아내어 만들었다. 예를 들면 군대를 갈 때 기어코 카투사에 지원하여 미군들이 말하는 것을 모두 알아듣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나도 카투사에 다녀온 친구를 아는데, 카투사 갔다고 마냥 영어를 잘 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친구는 제대로 된 영어는 거의 배우지 못했다고 했고 그마저도 제대 후 거의 잊어버리고 말았다.), 한국 외대에 편입하기 위해 단어책을 보고 또 보고 문제들을 순식간에 풀어냈다. 편입학원의 최상위 반에는 유학생이나 국내파 영어 고수들 뿐이었는데 그 안에서도 잘 하기 위해 더 노력했다. 마침내 한국외대 편입에 성공했고 이후에는 통번역 대학원을 준비하여 합격했고, 대학원 안에서는 또 다시 국제회의반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했다. 3장은 그야말로 저자의 노력, 노력, 또 노력하는 과정이라 읽다가 질릴 지경이었다. 영어가 아니라 뭐든 이렇게 했으면 저자는 그 분야에서 내노라 하는 사람이 되었을 거라 생각했다.


영어 학습자에게 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은 4장과 5장이다. 4장은 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한지, 습관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잘 유지할 수 있는지 그 과정과 노하우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5장은 올바른 영어 학습법에 대해서 나와 있다. 아무리 습관을 들였다 하더라도 잘못된 방향을 향해 나아가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영어를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들은 물론이고 한국 학습자들이 자주 실수하는 부분, 잘못된 방식으로 공부하는 부분 등이 나와 있다. 특히 어원을 통해 단어를 외우는 방법과 추천하는 어원 사전 사이트, 영어로 하루 일과 작성하기, 구글로 영작 도움 받기, 청해를 공부할 때 선정하면 좋은 영상들 등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습관영어>는 5장이 끝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가장 알짜배기는 '부록'에 있었다. 부록에는 저자가 영어를 공부할 때 주로 참고하는 어플과 인터넷 사이트. 유튜브 채널(최근 리뷰했던 올리버쌤도 추천 유튜버로 나와있다)이 나와 있다. 그리고 대망의 한달 학습자료 예시가 나와 있는데,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학습자라면 이 부분을 반드시 읽고 참고하길 바란다. 주차 별로 어떤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은지 가이드와 함께 예시가 나와 있는데 이대로 꾸준히 실행할 수만 있다면 영어 실력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워낙 많은 영어 공부법에 대한 책이 쏟아져서 습관영어를 읽을 때에도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책이 단기간에 도저히 불가능한 것을 단기간에 할 수 있다고 광고했고 이렇게 노하우, 자기 경험 위주로 이야기하는 책에서 생각보다 얻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 사람이 아니고, 하려는 의지, 충분한 시간, 환경 조성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냥 남의 좋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습관 영어>에는 진짜 영어 공부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그리고 제대로 된 습관 들이는 방법, 제대로 된 공부 노하우 등에 대해서 말해준다. 정말 끝까지 영어 공부를 할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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