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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색이 번지고 물들어
정재희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5월
평점 :
너의 색이_번지고 물들어-미술 심리 상담사의 따뜻한 사랑이야기
여기 그림 그리는 것에 푹 빠져 살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도화지 위에 연필로 선을 긋다 보면 선 외에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던 아이,
그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아르바이트와 빠듯한 월급으로 전시회 비용과 재료비를 감당했습니다.
힘든 생활에 잠시 그림이 아닌 길을 갔다가 8년 만에 되돌아왔습니다.
미술 심리 상담사 일을 하고 다시 연필과 붓을 그리는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그런 여자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납니다.
그는 여자에게서 '노랑'을 보았다고 합니다.
확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그 남자가 궁금해집니다.
몇 번의 데이트를 하고 나서 그녀는 남자에게 묻습니다. 왜 적극적으로 다가오지 않느냐고.
남자는 그녀가 생각했던 정열적인 사랑이 아니라 배려 가득한 사랑을 합니다.
그녀는 이제 남자를 진심으로 바라 볼 준비가 되었습니다.
그를 만나기 전에 여자는 불안한 내면을 숨기고 자유로운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은 이미지였습니다.
그를 만나고 나서 여자는 불안정한, 불완전한 자유를 버리고 안정을 찾게 되었습니다.
여자가 남자와 결혼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자전거를 타는 마음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인연,
남자는 그런 사랑이었고,
여자는 그런 남자에게 고마워합니다.
천천히 좋아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서.
여자에게 남자는
가끔 균형을 잃어도 뒤돌아보면서 기다려주고,
다시 나란히 섰을 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랑입니다.
<너의 색이_번지고 물들어>는 정열적이고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제목처럼 서로에게 조금씩 물드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예쁜 삽화와 함께 자신의 사랑이야기, 다른 말로는 한 남자를 만나 자신의 일부분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완전한 모습이 아니지만 그 불완전함을 함께 채워가면서 따뜻한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잔잔하게 이어집니다. 비 오는 여름 밤에, 예쁜 색으로 마음을 물들이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