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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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일런트 페이션트-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추천



소설은 에우리피데스 <알케스티스>의 의미심장한 문구로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는 왜 말하지 않는가?


-사일런트 페이션트 중에서-

 
   

 

사랑하는 남편 아드메토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기꺼히 제 목숨을 바쳤던 아내 '알케스티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그녀의 침묵과 이 책의 제목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사일런트 페이션트>의 주인공 '앨리샤 베런슨'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만 그녀의 일기와, 그녀를 치료하고자 하는 테오의 시점으로 추측하는 방법밖에 없다.


'앨리샤 베런슨'은 그녀의 나이 서른세 살에 남편을 죽였다. 두 사람은 7년 동안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앨리샤는 화가였고 남편인 가브리엘은 유명한 패션 전문 사진작가였다. 가브리엘이 앨리샤보다 더 대중적으로 성공한 예술가였지만 화자인 '테오'는 앨리샤의 잠재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기교를 떠나서 테오는 그녀의 그림이 사람들을 사로잡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앨리샤 베런슨이 남편을 살해한 그 날로 돌아가 보자. 그 날은 몹시 도운 여름 날이었다.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한 그 날, 베런슨의 집에서는 총성이 울려 퍼졌고 앨리샤는 피에 덮인 흰색 드레스를 입은 채 몹시 겁에 질려 있었다. 그녀의 양 팔에는 깊은 자해 흔적이 있었고, 경찰은 저항하는 그녀를 억지로 제압하여 병원으로 옮겼다. 엘리샤는 경찰 심문 내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체포당하는 그 순간에도 침묵을 유지했다고 한다. 대신 그녀는 붓을 잡고 그림을 그렸다. 완성된 그림의 하단에는 '알케스티스'라는 제목을 붙였다.


대중들은 살해당한 가브리엘의 사진에 열광했으며, 그녀에 대해 욕을 하면서도 앨리샤의 그림을 궁금해했다. 그녀는 남편을 살해한 죄로 정신질환 범죄자 감호 병원인 '그로브'에 수감되었다. 심리 치료 전문가들은 어떻게든 앨리샤의 입을 열게 하려고, 그녀를 치료하려고 애를 썼으나 아무도 그녀의 입을 열게 할 수는 없었다.그녀는 매력적인 외모의, 매력적인 사연을 가진 소리없는 '세이렌'과 같은 존재였다. 테오 또한 그녀에게 순식간에 매료되었다.


테오는 자신이 앨리샤를 돕는 데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테오는 법의학 심리상담가로 큰 피해를 입거나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과 일한 경험이 풍부했으며, 처음부터 그녀의 사연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그로브'에 심리상담가 자리가 나자마자 지원했고 마침내 앨리샤와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자신 또한(어린시절 분노를 조절하지 못했던 아버지 때문에) 심리적인 불안정을 겪었기 때문에 심리상담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는 테오, 테오는 이제까지 앨리샤에게 접근했던 상담가와 다른 방법으로 그녀에게 접근하고 싶어한다. 과연 그의 시도는 성공할까? 정말 앨리샤는 가브리엘을 죽인 범인일까 아니면 다른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이 소설은 여러가지 의문점을 안고 진행된다.


<사일런트 페이션트>에는 두 명의 화자가 존재한다. 앨리샤의 심리 상담가인 '나(테오)'와 일기 속의 '나(앨리샤)'이다. 이 둘의 시점이 교차되며 주인공들의 불안한 심리를 보여준다. 어린시절로부터 유발된 결핍과 불안함, 그리고 현재. 이 소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랑, 폭력, 집착 등의 면면을 보여주며 조금씩 베일을 벗는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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