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은하철도를 타고 떠난 키다리 아저씨가 짱구를 만나서 해준 말이 나에게는 기쁨이었다-애니메이션 명언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 애니메이션 등에 빠져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런 것들을 수집하고 가지고 노는 사람들을 '키덜트'라고 한다. 예전엔 키덜트들이 드문 존재였다면 최근에는 인형, 로보트, 카드, 만화책, 게임 등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것들을 보면서 어릴 때의 소중한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은하철도를 타고 떠난 키다리 아저씨가 짱구를 만나서 해준 말이 나에게는 기쁨이었다>라는 긴 제목의 책은 우리가 어릴 때 봤던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이야기들을 다시 생각해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 책이다. 혹자는 다 커서 무슨 '애니메이션'이냐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어린 시절만큼 순수하고 행복했던 때가 또 있을까? 또한 애니메이션은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의 시각에 맞춰서 맞든 만큼, 순수하고 긍정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대사들이 많다. 바쁜 삶에 찌들어있을 때, 어릴 때 봤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다가 '저런 좋은 말이 있었지'라고 새삼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저자는 어릴 때 <플랜더스의 개>, <달려라 하니> 등을 보고 <키다리 아저씨>, <톰 소여의 모험> 등을 읽으면서 자랐다고 한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조카가 보던 <짱구는 못 말려>를 함께 보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짱구에 나오는 대사를 보고 무심코 스쳐지나갔던 것들이 다시 보였다고 한다. 마음에 와 닿는 대사들, 힘든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들 등이 어릴 때 봤던 애니메이션에 가득하다는 것을 깨달은 듯하다. 이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은하철도를 타고 떠난 키다리 아저씨가 짱구를 만나서 해준 말이 나에게는 기쁨이었다>라는 책을 쓰게 된 것이라 추측한다.
| 꿈은 도망가지 않아. 언제나 도망가는 것은 자신이야
-짱구는 못 말려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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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를 타고 떠난 키다리 아저씨가 짱구를 만나서 해준 말이 나에게는 기쁨이었다>는 정말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예쁜 책이다. 삽화도 예쁘고 말도 예쁜 책. 상사에게 한 소리 들었을 때, 예끼치 않은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나 외에 모든 이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 등 인생이 오늘따라 고달프다고 생각될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에 봤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이 모두 뛰쳐나와 내 등을 토닥토닥거리며 위로해주는 것 같다. 힘든 일이 찾아오면 키다리아저씨의 말을 떠올리고, 내 외모나 내가 가진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은하처도999>의 주인공 철이가 자신의 몸을 빼앗으면서 하는 말을 떠올리면 된다.
| 난 숏다리에 얼굴도 못생겼지만 내 몸이 좋아. 어서 내 몸을 돌려줘. 내 몸엔 엄마, 아빠의 피가 흐르고 있단 말야. 그리고 내 몸에는 나의 경험과 추억들이 들어 있어. 난 이런 내 몸이 좋아! 어서 내 몸을 내놔!
-은하철도 999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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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비해 나의 능력이 너무 모자라게 느껴질 때, 두려움이 앞설 때는 피구왕 통키가 알아낸 '불꽃 슛'의 비법을 생각한다. 훈련과 노력을 무수히 한 끝에 알아낸 비법은 '공 안에 담긴 힘을 살렸을 때 손끝에서 불꽃이 뻗쳐나오는 것'으로 노력하지 않은 자는 영원히 깨달을 수 없는 것이다.
문득 삶이 힘들게만 느껴진다면,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싶다면 <은하철도를 타고 떠난 키다리 아저씨가 짱구를 만나서 해준 말이 나에게는 기쁨이었다>를 읽으면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축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