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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들이 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 동화>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숀 탠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2월
평점 :
[리뷰]뼈들이 노래한다-어른들을 위한 낯설고 잔혹한 그림 동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1201/pimg_7416901082061888.jpg)
언제부턴가 어릴 때 보던 동화책이 굉장히 그리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계몽사에서 나온 <어린이 세계의 동화>와 <세계 명작 동화>의 갖가지 동화들과 아름다운 삽화를 보고 컸기 때문인지 항상 예쁜 동화책을 보면 눈이 가고 손이 갔어요. 책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생기자 저는 동화책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죠. 어른이 동화책을 본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동화책은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좋은 책이에요. 어릴 때의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며, 전 세계의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집에서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동화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동화 출판 작업에 많이 참여해요. 그 때문인지 동화책 안에는 어른이 봐도 정말 아름답다고 감탄하는 일러스트가 꽤 많아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1201/pimg_7416901082061889.jpg)
이번 책 <뼈들이 노래한다>는 굉장히 특별해요.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 아니라 처음부터 어른들을 위한 그림 동화로 나왔거든요. 우선 책 표지부터 분위기가 으스스하죠. 타나토스를 연상시키는 해골 그림 위에 올라 앉은 새빨간 여우라니. 사실 19세기 이전에 동화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해요. 하지만 사람들이 잔인한 부분을 제외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로 바꿔 놓았죠. 이후 21세기에 들어서 다시 사람들의 마음을 동요시키고 다시 이야기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해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인 숀 탠 또한 <뼈들이 노래한다>를 통해 동화의 원래 독자 대상이었던 어른을 위한 책을 독특한 삽화로 완성시켰어요.
조각들의 모양과 배치, 색감을 이용하여 숀 탠은 그만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었어요. <뼈들이 노래한다>는 세계의 여러 동화를 75편이나 싣고 있으며 왼 편에는 이야기의 짤막한 내용을, 그리고 오른 편에는 조각을 이용한 삽화를 실었어요.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종류의 삽화라 저절로 눈이 가죠. '헨젤과 그레텔'에서는 과자집을 열심히 먹는 아이들을 탐욕스럽게 쳐다보는 마녀가 있고, '강도 신랑'에서는 겁 먹은 모습으로 통 뒤에 숨어 있는 소녀가 보여요. '백설공주'에는 새빨갛게 칠해진 여왕이, '노름꾼 한스'에는 마법의 과일나무에서 내려올 수 없는 죽음의 사신이...
동화책의 삽화를 이렇게도 넣을 수 있구나, 감탄하면서도 작가의 새로운 해석에 나의 해석이 더하여 이 동화책을 감상하게 해요.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짤막한 동화와 함께 의미심장한 그림을 볼 수 있죠.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독특한 삽화가 들어간 동화책을 찾고 있다면 당신에게는 <뼈들이 노래한다>가 제격일 거 같네요. 동화책이 아니라 예술 작품 75편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