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성, 인간의 재능
앤서니 스토 지음, 이유진 옮김 / 심심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리뷰]공격성, 인간의 재능-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격성



 

공격성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부정적인 이미지. 범죄자들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며,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공격성, 인간의 재능>이라는 제목에 끌렸던 것은, 이런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인간의 재능'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공격적 생명체이다. 설치류들을 제외하고 같은 종의 일원을 습관적으로 파괴하는 동물은 인간뿐이며 동족에게 잔혹한 행동을 하면서 기쁨을 얻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유인원 중 일부가 동족에게 폭력을 가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긴 하지만, 인간처럼 같은 인간을 수시로 죽이고 때리고 공격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특히 인간들은 다수의 인간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고는 하는데(전쟁이나, 총격전 등) 다른 동물들은 이런 무기를 갖고 있지 않을 뿐더러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일은 없다. 이렇게 극도로 '야만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


'공격성' 하면 무기를 들고 남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행위 또는 폭력적 행위를 떠올리기 쉬운데 그것은 아주 좁은 의미의 공격성이라고 한다. 젖병을 달라고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울어대는 아기, 절도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판사, 연인의 애정을 갈구하며 협박을 일삼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 등 이 광범위한 모든 행위들이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이 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는 엄마의 행동도 '공격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공격성'을 평소에 얼마나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보통 우리는 '공격성'의 한 단면만을 떠올리며 거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는데 이 책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본성인 '공격성'을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많은 정신분석학자들은 '공격성'을 인간의 본성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데(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 저자는 '공격성'을 선천적인 것이라고 규정하였다. 많은 학자들은 사람들의 본성에 '전쟁을 향한 본능적 충동'이 없다고 믿고 싶어했으나 이를 증명할 방법은 없으며 인류학을 되돌아볼 때 '낙관적인 전망'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사이코패스의 적대감'과 '적대감을 줄이는 방법'이었다. 많은 학자들이 사이코패스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나 인간은 인간 스스로를 다 파악하지 못했다. 유영철, 조두순 등의 범죄자들이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 때마다 '사이코패스'에 대한 관심이 불거진다. 이 책에서는 사이코패스를 편집적 성격을 지녔으며 즉각적 충동을 통제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결여된 사람이라 규정한다. 공격적 사이코패스는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잘못된 공격성을 성인이 되어서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적대감을 '행동으로 옮기는 성향'이 강해 폭력 범죄를 저지르기 쉽다. 사이코패스에는 기질적 요인과 신체적 요인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는데, 공격적 사이코패스의 25~50%는 뇌파 리듬이 비정상적이고 또 일부는 유전자가 비정상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걸로는 정확히 사이코패스를 규명할 수 없으며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많은 사이코패스들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흥미로운 점은 보통 사람들은 '처벌' 자체를 기피하고 싶어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하지만 강력 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또한 이들에게 처벌의 가혹함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는데 우리가 잔혹한 범죄자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범죄가 줄어든다고 믿는 것과 완전히 상반되는 사실이다. 범죄를 줄이는 방법에서 저자는 지구에서 인간이 살고 있는 면적과 인간이 가진 식량자원에 비해 급격히 늘고 있는 '인구 수'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출산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일본'이 바람직한 것으로 표현했는데, 낮은 출산률때문에 경제인구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에게 맞는 예시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인간의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구밀도가 과도하게 높아져서는 안되는데 현재 인류는 '인도적 이유'때문에 인구수를 조절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전쟁'과 같은 공격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제 인간의 본성 중 하나라고 인정할 수 있게 된 '공격성', 이제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과 다른 관점으로 '공격성'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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