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3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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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곰돌이 푸-나의 영원한 친구 위니 더 푸


 


일요일 아침,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어서 늦잠을 실컷 자도 되는 날. 그러나 많은 아이들이 8시가 되면 눈을 비비고 일어나 잠이 덜 깬 모습으로 티비 리모컨을 켰다. 바로 일요일 아침에 해 주는 만화를 보기 위해서! 갖가지 만화를 방영해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곰돌이 푸'를 즐겨 봤던 기억이 난다. 꿀을 좋아하고 바보같이 착한 곰돌이 푸, 겁 많고 약간은 얄미운 행동을 하곤 했던 피글렛, 겉모습은 굉장히 귀여웠지만 목소리를 듣고 정을 뗀 당나귀 이요르, 그리고 똑똑하고 사랑이 넘치는 아이 크리스토퍼 로빈 등이 나왔다. 곰돌이 푸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굉장히 귀여워서 푸 캐릭터들이 나온 온갖 문구용품을 모으기도 했었다.


어느덧 어른이 되고 나서 '곰돌이 푸'를 잊고 살았다. 학교 시험을 준비하고, 자격증을 따고 외국어 공부를 하고 해야 할 일이 항상 많았다. 실제로 할 일이 많았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생각할 여유는 없었고 책을 읽는 시간 또한 점점 줄었다. 특히 동화책이나 시는 거의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정말이지 한참만에 '곰돌이 푸'에게 되돌아왔다. 어른이 된 크리스토퍼 로빈이 그런 것처럼. 곰돌이 푸는 여전히 천진난만했고 세상에 근심이라고는 없어보였다. 행동이 느리고 기억력이 나빠 종종 실수를 저지르곤 했지만 그런 단점을 상쇄할 정도로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그 귀여운 외모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어릴 때는 깨닫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보였다. 푸와 크리스토퍼 로빈이 살던 아름다운 백 에이커 숲, 그런 숲에서 행복하게 사는 동물 인형 친구들과 그들의 반짝이는 우정, 악의라고는 찾을 수 없는 동물 친구들의 행동과 말들. 예전에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그들이 세월의 흐름을 뚫고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상처받고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피로를 떠안고 달려왔던 수많은 날들이 그들의 따뜻한 모습에 눈처럼 녹아내렸다.


"푸야 너는 아침에 일어나면 맨 처음 생각하는 게 뭐야?"

피글렛이 마침내 입을 열어 푸에게 물었어.

"아침으로 뭘 먹을까 하는 생각."

푸가 대답을 하고 피글렛에도 똑같이 물었어.

"피글렛 너는 뭔데?"

"나는 있지... 오늘은 또 어떤 신나는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생각."

피글렛의 대답에 푸가 깊이 생각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야."


-본문 중에서-

 


계속 꿀을 먹으려고 바보같이 노력하는 푸와, 친구들을 사랑하는 푸와, 모험을 떠나는 푸 등 온갖 모습의 푸를 다시 보았고, 또 신나는 내일을 기대하며 잠이 드는 푸를 지켜 보았다. 나도 '내일은 어떤 신나는 일이 벌어질까'하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고 매일 조금씩 실천하고, 원하는 모습에 점점 가까워지는 나의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억지로 하는 내가 아니라, '할 거야'라고 의지를 다지는 내가 되고 싶었다.


곰돌이 푸와 함께 하는 마음 따뜻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곰돌이 푸'를 다시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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