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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 (빅팻캣 시리즈) - 빅팻캣의
무코야마 아츠코.무코야마 다카히코 지음, 다카시마 데츠오 그림, 김은하 옮김 / 윌북 / 2018년 6월
평점 :
[리뷰]빅팻캣의 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직관적으로 영어 배우기!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807/pimg_7416901081975861.jpg)
이 책의 저자는 한평생을 일본에서 살다가 별 생각 없이 결혼을 위해 남편을 따라 미국에 가게 되었다고 한다. 특별한 준비 없이 그녀는 맨땅에 헤딩을 해야했고 매일 울면서 영어에 매달렸지만 이상하게 영어는 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영어권 나라에 오래 살았으나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고 짧은 영어밖에 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특히 뇌가 굳은 성인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저자에게도 일어났으나 일본에서 가져간 문법책의 구원을 받았으니, 미국에서 살아있는 영어를 경험한 후 다시 접한 문법책은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다고 한다.
저자가 깨달은 것은, 성인이 외국어를 익히려면 문법적 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과 아무리 문법을 잘 알아도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일본에 돌아와 많은 학생들을 가르친 후 쓰게 된 <빅팻캣 시리즈>, 이 책은 최소한으로 문법을 정리하였으며 혼란이 될만한 내용은 과감히 삭제하기도 했다. 바로 빅팻캣은 문법을 세세히 따져 적은 책이 아니라 영어를 배우기 위한 준비서이기 때문이다. 읽어 본 결과 일본이나 한국과 다른 어순을 가진 영어, 다른 사고 방식으로 전개되는 영어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807/pimg_7416901081975862.jpg)
우선 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처럼 영어를 좀 더 영어권 사람들처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한국어를 할 때 우리가 어순, 조사, 문장 호응관계 등등을 일일이 떠올리지 않고 구사하는 것처럼 영어권 사람들도 그렇다. 하지만 어순부터 다르니 한국인들은 영어를 익히는 첫 걸음부터 난관에 부딪친다. 나는 머리 속에서 왜 영어 어순이 이렇게 되는지 일일이 재조합하면서 한국어를 영어로 바꾼 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영어도 한국어처럼 바로바로 자연스럽게 내뱉고 싶었다. 영미권 사람들의 사고방식, 언어구사방식을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한다면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좀 더 빠르게 영어식으로 사고하고 말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빅팻캣의 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에 따르자면 영어는 그나마 간단한 언어이고 일본어는 손꼽힐 만큼 어렵다고 한다. FBI에서 영미권 사람들이 가장 익히기 힘든 언어 중 하나가 한국어였던 것을 생각하면, 아마 한국어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 영어는 초보자가 써도 어느 정도 읽을 만 하지만 한국어는 그렇지 않다. 외국인이 쓴 것인지 아닌지 쉽게 구분된다.(Hellow talk을 한 번이라도 들어가 본 사람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금방 알 것이다.) 영어는 중요한 순서에 따라 간단히 나열되는 편이라고 한다. "누가->했다->무엇을" 과 같은 순서로 나열하고 장소나 시간같은 것은 생각나는 대로 덧붙여도 되므로 "인간이 사고하는 순서=영어의 어순"이다.
저자는 영미권 사람이 아닌 사람들은 영어를 마스터할 때 대부분이 어느 한순간 갑자기 안개가 걷히듯이 깨닫는다고 한다. 인풋을 어느 수준 이상 축적해야만 이 과정에 도달하는 듯 하다. 내가 고등국어를 가르칠 때에도 비슷한 말을 하는데, 언어 실력이 상승하는 과정은 대부분 비슷한가 보다. 또한 영어는 무엇보다 '읽기'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내가 다른 블로거의 추천으로 읽은 <크라센의 읽기 혁명>에 나온 것과 동일하다. 보고 읽고 듣고, 이런 식으로 영어가 상당량이 축적되어야 영어가 터질 수 있다. 저자의 이런 주장에 따라 <빅팻캣>영어 원서 시리즈가 만들어졌으니 혹시 관심있는 사람들은 찾아보기를 바란다.
<빅팻캣>은 영어의 기본 구조를 간단하고 귀여운 일러스트들로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면 "A가 B를 대상으로 어떤 행위를 한다"가 영어 문장의 70퍼센트 이상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박스와 화살표 도식으로 표현하고 예시를 들어주는데 초등학생이 봐도 이해될 만큼 쉽다. A상자에는 주인공, B상자에는 조연이 들어가고 화살표에는 A가 B를 대상으로 한 행위가 들어간다. 이렇게 선형적으로 이어 보니 신기하게도 영어 문장이 되었다. 또한 이 기본 구조에 조연들을 덕지덕지 붙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꾸밈이 들어간 복잡한 영어 문장이 되었다. 도식들이 어려운 문법, 문장구조를 매우 간단하게 나타내니 머리가 굉장히 명쾌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직접적으로 영문법이나 말하기, 독해 실력을 늘려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느 정도 문법, 독해, 말하기 등등 영어를 공부했으나 별 진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빅팻캣>을 읽고 영어권 문장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