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원데이 클래스 - 나의 첫 감성 수채화 노트
백초윤 지음 / 경향BP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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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수채화 원데이 클래스-수채화 그리기로 힐링하기


복잡한 세상, 빽빽한 스케줄, 쌓여있는 해야할 일들 등에 치이다 보면 정적인 활동을 하면서 머리를 쉬어주고 싶을 때가 있다.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글씨마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순간,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내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수채화였다. 문득 그림그리기를 다시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작정 필요한 도구들을 모았다. 최근 유화와 컬러링책, 점찍기 책 등 다양한 그림기법책이 유행했지만 나는 꼭 수채화여야만 했다. 어린날 보았던 무지개빛처럼 아름다운 색깔들, 투명한 색감, 물로 농도를 조절하여 때로는 그리는 사람마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내곤 하는 수채화.

 

 

그러던 차에 만난 <수채화 원데이 클레스>. 수채화에 관련된 많은 기법 책들이 있지만, 이 책은 어려운 기법에 대해 많이 늘어놓지도 않았고, 작은 꽃잎같은 간단한 그림부터 별이 총총이 뜬 밤하늘 등 내가 머리속을 비우고 떠나고 싶은 세계가 가득 담겨 있었다. 커피를 내려 놓고 혼자 여유를 즐기고 싶은 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그릴 수 있는 그림들이 한가득이었다. 도구를 사 놓긴 했지만 몇 번 손대지 않았던 그림 도구들을 꺼냈다. 수채화 전용지도 사 놨지만 아직 초보자라 더 예쁘게 그릴 수 있을 때를 위해 남겨 놓기로 했고, 연습용 A5캔트지를 펼쳤다. 엽서와 비슷한 크기로 작은 꽃잎과 잎사귀를 그려도 예쁠 것 같은 사이즈였다.

 

 

 

미리 물감을 짜서 굳혀놓은 것을 다행이라 여겼다. 내가 그림을 그리고 싶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늘에서 몇날며칠을 체크하면서 말려놓은 물감들을 보니 굉장히 뿌듯했다. 나는 알록달록 예쁜 색을 좋아한다.


선 긋기와 필압연습부터 했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곧잘 연습해 놓은 것도 있었는데 성격이 급해서 꽃잎을 그리기 위해 스케치북을 다음 장으로 넘겨버렸고 나중에 확인했을 때는 엉망으로 말라 있었다. 하지만 연습이었으니까.

 

 

책에서는 애니메이션 연필(이것을 사용하면 수채화 밑그림을 사용했을 때 연필 흔적이 남지 않는다고 한다)을 사용하여 꽃잎 가장자리를 그려준 것 같았는데 나는 애니메이션 연필이 없는 관계로 알버트 뒤러 수채화색연필을 사용했다. 최대한 책에 그려진 꽃잎 색과 비슷한 색연필을 골라 밑그림을 간단히 그렸고 책을 따라하긴 했는데 한번에 잘 그려지지 않아 여러 번 덧칠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뭐 어떠리, 내가 즐기고자 그리는 건데. 다음 번 도전에는 더 잘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싱그러운 이파리는 첫 번째 꽃잎보다는 매끄럽게 그렸기 때문이다. 아, 물론 실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여러번 덧칠하는 걸 참았다. 긴 줄기를 그린 다음, 잎 모양으로 물을 먼저 발라주고 잎의 아랫부분에 물감을 톡톡, 찍었다. 서툴긴 하지만 깔끔한 엽서 그림으로 써도 될 것 같은 이파리가 하나 생겼다.

 

 

실력이 더 나아진다면 나중에 더 그려볼 요량으로 책을 쓰윽쓰윽 넘겼다. 내가 이 책을 고르게 된 결정적 그림이었던, 창가의 고양이 그림이 보였다. 실내에서 파란하늘을 보고 있는 치즈색 뚠뚠 고양이, 뒷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고양이를 직접 키우지 못한 한을 그림으로라도 풀고자 했다. 그 외에도 우주를 담은 막대사탕이라든가 하늘을 담은 전구, 고양이 식빵 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나중에 정말정말 그려보고 싶은 그림이 Day 25에 있었는데, 바로 '머리 위 은하수'라는 제목의 그림이었다. 퍼머넌트 바이올렛, 프러시안 블루, 울트라마린, 인디고 등 블루계열이 총출동하는 은하수 그림은 언젠가 반드시 눈에 생생하게 담아 넣고 싶은 풍경이었다. 천천히 실력을 늘려서 꼭 이렇게 예쁜 그림까지 그려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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