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하버드대학 중국특강-중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트럼프가 선거유세장에서 예고한 대로 국수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게 엄청난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해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중국에 600억달러의 관세폭탄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그 사이에 낀 한국은 고래싸움에 낀 새우가 되어 어찌할 바를 몰랐다. 예전 조사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미국이
적대적으로 돌아서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일부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중국은 이와 같은 미국의 조치에 분개하며 미국에게 즉시 보복조치를
취했으나, 전체적인 여론은 미국보다는 중국의 손해일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세계경제 줄다리기를 하기엔 아직
힘이 부족하다는 전망이다. 플러스, 앞으로 더욱 덩치가 커질 중국을 길들이기 위한 미국의 계산된 전략이라고도
말한다.
1970-80년대만 해도 중국이 이렇게 세계경제를
움직일만한 국가가 될거라고 생각지 못했는데(미국의 수많은 시뮬레이션 시나리오 중에는 있었을까?) 눈 깜짝할 사이에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현재 한국은 대륙의 기침소리에도 독감이 걸리고, 봄철마다 황사에 섞여들어오는 유독한 미세먼지나 중국의 불법 조업에도 쉽사리 불평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런 어마어마한 중국의 성장에 하버드 석학들이 중국에 대한 중요한 36가지 질문(저자는 이것이 중국공산당이 논의를 금지한 "역사
허무주의"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을 던졌다. <하버드대학 중국 특강>에서는 이런 석학들의 논의를 통해 우리가 궁금해하는 중국의
현재모습과 앞으로의 모습을 제시한다.
이 책은 36가지의 질문을 정치, 국제관계, 경제, 환경, 사회, 역사와 문화의 측면으로 나누었다. 중국인들이 과거를
뒤로 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해도 역사와 고유의 문화를 중요시한다는 것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가들의 수기로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주의깊게 읽었던 분야는 정치, 국제관계, 경제, 환경이었다. 사회문제에서는 '한 자녀 정책 폐지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
흥미로웠다.
국제관계에서 첫 번째 질문은 중국이 아시아를
이끄는 국가, 세계를 이끄는 국가(동아시아의 힘이 강해지고 있으므로)가 될 수 있을 것이냐였다. 그러나 미국이 초반에 패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었던 환경이었던 것과 달리 현재는 대부분의 국가들 또한 자국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에 몰두하게 되어 상황이 더 복잡하게 돌아갈 거라는
예상이었다. 또한 중국이 아시아를 이끄는 국가로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느냐 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근대 이전에는 중국이 군사적 측면
뿐 아니라 경제, 문화, 사회 전반적으로 앞서나갔기 때문에 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이라면 한 수 접어주는 태도를 보였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 국가들과 지속적인 영토분쟁을 일으키며 과거의 우호국도 잃고 있는 실정이지, 그 전처럼 배울만하고 존경받을만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만 해도 중국이 남북 통일을 하는데 방해를 하고 있으며(직간접적으로) 또한 현재의 분단상황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중국인들의 비매너 행동이 알려지면서 뭔가 나쁜 행동을 저지르면 "역시 중국인"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기후 변화나 대기 오염에 대해서는, 많은
중국인들이 환경 보호를 해야겠다는 인식을 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충실하게 실행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은 중국의
대기오염때문에 덩달아 피해를 받고 있는데 중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고, 한국은 거인 중국이 보복행위를
가할까봐 큰 소리로 항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중국정부는 대기오염을 없애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으나 주요도시에 있는 주오염물질을 내뿜는
공장들을 중국 외곽으로 옮겨 중국의 소도시와 우리나라의 피해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무역 규정을 중국이 잘 지키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비판점도 많다. 중국에 대한 불만 제소 건수가 많은 것은 아니나, 불만 제소 내용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제소 내용은
매우 많으나 중국 정부에게 불이익을 받을까봐 무서워서 하지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불만 사항의 성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고
한다. 또한 겉으로는 규정을 준수하는 척 하면서 교묘하게 다른 방법으로 비슷한 행위를 다시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제소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 중국 특강>은 중국의
성장과정과 현재의 모습,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그리 낙관적으로 점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한 문제점들을 하나씩 고쳐가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간다면, 그때의 평가는 또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