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상대방의 편안함과 위태함을,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단순히 일행보다 앞장서서 길을 걷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여행하는 사람을 위해 장애물을 허물고 길을 개척하는 지도자, 즉 ‘여행을 이끄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는 것이다.
느끼는 일과 깨닫는 일을 모두 내려놓은 채 최대한 느리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유일한 인생의 목적으로 삼는 순간, 삶의 밝음이 사라지고 암흑 같은 절망의 그림자가 우리를 괴롭힌다. 그때 비로소 진짜 늙음이 시작된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은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이 아니라 뒤죽박죽 뒤섞인 폴라로이드 사진에 가깝다. 상처 뒤에 잠복해 있던 낱장의 사진 같은 기억이 제멋대로 튀어나와 아픈 가슴을 콕콕 후벼 파기 마련이다.
‘앎‘은 ‘퇴적‘과 ‘침식‘을 동시에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