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언어들 -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 언어들
김기석 지음 / 복있는사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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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언어가 난무합니다. 그러한 말은 '나'만을 향합니다. 나의 유익을 위하는 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진심이나 공감이 들어갈 공간이 없습니다. '나'만을 채우고자 하는 말은 '너'를 고갈시킵니다. 울부짖는 너의 목소리를 외면합니다.


자신만을 위하는 언어는 공허하고 둔탁합니다. 포장은 화려할지라도 속은 비어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라고 말은 하지만, 진정 '너'는 없습니다. 뭔가 계획된 듯한 말 잔치에 마음은 헛헛합니다. 자연스럽지 않은 말들에 '나'의 탐심만 그득합니다.


마음 담긴 언어는 상대방과 잇닿습니다. 많은 말이 아니라도 울컥합니다. 진정 어린 공감에 마음이 열립니다. 그러한 언어는 자연스럽습니다. 서툴지만 진심이 담깁니다. 삶을 통과한 언어는 풍성합니다. 그러한 말은 '너'를 향합니다. 너의 존재를 보듬는 말이 됩니다.


문학적인 언어로 하늘의 이야기를 땅으로 고스란히 옮겨주었던 김기석 목사. 저자는 『고백의 언어들』을 통해 40여 년의 목회를 회고합니다. 일종의 고별 메시지와 같죠. 저자의 고백은 생동감 있는 언어의 향연입니다. 삶과 사역을 통해 채워놓은 언어의 창고를 이 책을 통해 들여다봅니다.


저자의 언어는 하나님을 위하며, 이웃을 향합니다. '신앙'을 가장 적실한 언어로 풀어내기 위해 마음을 다합니다. 인간과 하나님에 대한 앎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올바른 지식이야말로 옳은 삶을 살아낼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시와 소설, 철학과 미술 등이 한데 어우러져 성경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도구들은 하나님과 인간, 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줍니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으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관점으로 성경 이야기를 보게 됩니다.


성경은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세세한 부분에 대해 침묵할 때가 많이 있죠. 등장인물들의 감정 표현이나 배경 등은 빠르게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저자는 창조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성경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묘사하며, 그 가운데 담겨 있는 이면의 메시지를 잡아냅니다.


저자로 인해 성경의 이야기는 나의 언어로 바뀝니다. 상관없는 이야기의 나열로만 느껴졌던 거칠었던 장면들은 어느새 다채로운 나의 서사가 됩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은 진정 나와 함께 하자고 손 내미시는 하나님이 됩니다. 이제 나의 하나님이라고 외칠 수 있게 된 것이죠.


저자의 삶을 통과한 묵직한 언어들은 공감과 배려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대면했던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사랑과 평화로 안아주십니다. 철저하게 '너'로만 존재했던 우리들에게 자신의 품을 허락하십니다.


불안과 두려움, 배제의 세계에서 우리는 사랑을 노래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를 몸소 보이기를 원합니다. 타자에게 그어졌던 선을 지우고, 환대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렇게 당신의 고백은 우리의 고백으로 변합니다. 한결같이 살아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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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누추한 삶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는 일을 그칠 때 비로소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자신의 나태와 무력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사람일수록 자만심이 강합니다. - P110

지평이 넓어질 때 사람은 비로소 겸손해집니다. 겸손이란 짐짓 다른 이들 앞에서 자기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작음을 깨닫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자기를 개시하는 태도입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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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창조주로 믿는 이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도 우연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이들입니다. 세상 모든 것 속에 하나님의 숨결이 깃들어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믿는다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는 이들은 이율배반 속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은 존중하지도 않고, 아끼지도 않고, 멋대로 배척하고 혐오하고 따돌리는 이들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내가 존중받아야 하는 것처럼, 다른 이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대하는 것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실천의 토대입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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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일기가 하늘에 닿으면 - 30년, 10,950일, 38권의 기도일기
이화정 지음 / 선율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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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는 분이 있다는 것은 은혜입니다. 그분이 엄마라면 축복입니다. 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는 엄마들의 기도는 그 자체로 매우 힘이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기도할게'라는 그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실은 엄마의 기도로 인해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이 아닐 때도 있었지만, 한참이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응답되어 있습니다. 인생의 고비마다 금식하시며 며칠이고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앞에서 최선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일기가 하늘에 닿으면』은 30년간 기록했던 기도입니다. 저자인 이화정 목사는 신학자이자 목회자, 선교사로서의 직분을 성실하게 감당하시는 분이십니다. 힘겨운 순간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이겨낼 수 있었던 근원적 힘이 어머니의 기도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저자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 병원에 입원한 부모님이 비워둔 고향 집을 정리하던 중, 38권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엄마의 일기는 무려 10,95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쓰여 있었습니다. 이 일기는 치열하게 몸부림쳤던 삶의 흔적이며, 끊임없이 하나님과 소통했던 기도의 자취입니다.


가난, 사고, 배신, 조롱. 온갖 어려움 가운데서도 저자의 부모님은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오셨습니다. 그 어떤 상황도 성실과 믿음의 삶을 꺾지 못했습니다. 어떠한 어려움도 간절한 기도의 끈을 끊어놓지 못했습니다. 고통의 신음은 어느새 하나님을 향한 찬양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저자의 부모님은 그야말로 고난의 삶을 몸소 겪으셨습니다. 경제적, 육체적, 정서적 어려움은 그들의 삶을 옥죄었습니다. 그럼에도 저자의 부모님은 최선의 삶을 사셨습니다. 좌절과 포기는 그들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닙니다.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서도 주위를 돌아보는 넉넉한 품을 가진 분들이셨습니다.


'인내'는 그들을 대변하는 단어입니다. 그들은 소망을 품고 믿음으로 인내했습니다. 결코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으리라는 확고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울부짖음이 기도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엄마의 눈물과 신음은 일기에 스며들어있습니다.


엄마의 기도는 모든 어머니들의 모진 삶을 대변합니다. 가난한 삶 가운데서도 영적으로 풍성하기를 원했던 어머니들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응답되지 않은 듯 보일지라도 끝까지 하나님만을 신뢰하며 나갔던 어머니들의 믿음을 고스란히 볼 수 있습니다.


기도를 받는 자에서 기도를 하는 자로 자라가야겠습니다.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넉넉하게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 기도는 오늘도 꾹꾹 일기에 담기어집니다. 아프고 힘들지만,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일을 보기 원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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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식탁 이야기 - 처진 어깨를 도닥거리는 위로와 초대
김호경 지음 / 두란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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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을 때의 어색함이 기억납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경계합니다.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부정적인 모습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처음의 식탁 자리가 떠오릅니다. 어느새 웃음꽃이 만연합니다. 자연스레 서로의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마음의 장벽이 하나씩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서서히 경계를 없앱니다. 표면적인 사실만을 나열하다 조금씩 더 깊은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식탁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기쁨과 평안, 수용이 있습니다. 한 식탁에 둘러앉을 때 경계는 사라집니다. 인종, 성별, 지위 등은 그 순간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한 이웃이 되며, '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우리'가 됩니다.


'누가 공동체의 식탁 교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 책 『예수의 식탁 이야기』의 저자 김호경. 저자는 신약학자의 능숙함으로 예수와 함께한 식탁의 의미를 추적합니다. 당시의 시대 상황에 대한 풍부한 배경지식으로 예수의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식탁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거리낌이 되는 자리입니다. 주님이 손 내미는 그곳에서 없는 자, 가난한 자, 소외된 자, 약한 자들은 큰 평안을 경험합니다. 반면 가진 자, 부한 자, 인기 있는 자, 강한 자들은 예수의 행동이 매우 불편합니다.


일상에서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식탁 자리를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적 · 정치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정결법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마치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는 방법이라 가르쳤습니다. 그들은 누구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를 매우 중요한 문제로 부각시키며, 의인과 기준의 경계로 삼았습니다.


예수는 이러한 당시의 허례허식(虛禮虛飾)을 몸소 고발합니다. 식탁은 죄인과 의식을 가르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곳은 죄인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예수의 밥은 구원의 상징입니다. 밥을 함께 먹음으로 인해 그들은 자유를 얻게 됩니다.


죄인들은 이제 잔치로 초대됩니다. 식탁에서 모두가 하나님의 귀한 피조물입니다. 그 누구도 잔치의 자리를 독점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자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가진 자는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결핍한 자를 채울 책임이 너에게 있다고 말입니다.


우리 주님은 서로의 경계를 지우기 위해 결국은 자신을 내어주십니다. 그러니 더 이상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닙니다. 그저 우리는 다시금 식탁에 둘러앉아 그의 생명을 맛봅니다. 우리만을 생각했던 이기심을 내려놓고, 끊임없이 주님을 기억하며, 그분의 사랑을 살아내야 합니다. 그분의 섬김과 대접을 우리도 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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