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 드리는 기도, 숨 쉬는 모든 순간 - 불안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집중하며, 영을 새롭게 하라
제니퍼 터커 지음, 전의우 옮김 / 아바서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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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일상 속에서 ‘기도’라는 말이 어느새 마음을 조이는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기도하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한데, 막상 입술을 열면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저 침묵 속에 머물며 한숨만 내쉬어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익숙할 것입니다. 기도는 늘 중요하지만, 동시에 가장 쉽지 않은 일이 되곤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자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 책은 침묵 속에 머물러 있는 우리를 꾸짖거나 서두르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도를 거창한 언어의 세계에서 내려놓습니다. 우리가 살아 있기 위해 매 순간 반복하는 ‘호흡’의 자리로 시선을 옮깁니다. 기도는 애써 만들어 내야 하는 문장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미 이어지고 있는 숨결 위에 자연스레 놓이는 고백일 수 있음을 일러 줍니다.



저자는 ‘호흡기도’라는 오래된 영적 전통을 오늘의 삶 속으로 조심스럽게 풀어놓습니다. 이는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는 기법에 머물지 않습니다. 말씀을 들이마시고, 염려와 두려움을 내어놓는 신앙의 리듬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설명은 공중에 떠 있지 않고 삶의 자리와 맞닿아 있습니다. 처음 기도를 배우는 이들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줍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책 곳곳에 담긴 풍성한 성경 기반의 기도 문장들입니다. 이 문장들은 설명을 넘어 실제 기도의 자리에 곧바로 닿습니다. 기도의 언어를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기댈 곳을 내어 줍니다. 마음의 긴장을 풀어 주고 숨의 흐름을 고르게 합니다. 기도가 다시 일상의 리듬 속으로 스며들게 돕는 실제적인 길잡이입니다.



말씀이 우리의 호흡과 만날 때, 기도는 더 이상 특정한 시간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모든 순간이 하나님 앞에 머무는 시간이 됩니다. 출근길에서도, 잠들기 전에도 기도는 이어집니다. 우리는 완벽한 표현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조금씩 놓여납니다. 있는 그대로 하나님 앞에 서는 법을 배워 갑니다.



삶이 버거워 말이 막히는 순간에도 이 책은 곁을 지켜 줍니다. 우리는 이 문장들을 통해 ‘틀리지 않았다’고 다독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만나게 됩니다. 그 음성은 억지스럽지 않게 우리의 마음에 스며듭니다. 하나님이 먼저 내어주시는 사랑이 호흡처럼 우리 안을 채웁니다. 우리는 숨을 고르고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기도가 막막해 한숨부터 나오던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일상의 모든 순간을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살아내고 싶은 분들에게도 잘 어울립니다. 성경의 문장들이 나의 호흡이 되는 경험은 특별합니다. 그 경험은 우리의 영성을 서서히 다듬어 갑니다. 오늘 당신이 무심코 내쉰 그 숨결 또한 하나님 앞에 놓인 기도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은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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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필요한 것, 아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에게 타당해 보이는 선을 따라가는 삶을 상상하며 살았으면서도 어느 정도 자유를 허용하는 다른 사람들을 찾아내어, 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겁니다. 수동적으로 듣는 게 아니라, 귀를 기울여야 해요.
귀를 기울인다는 건 공간과 시간과 침묵이 필요한 공동체 행위지요.
읽기는 귀 기울이기의 한 방법이고요.
읽기는 그냥 듣기나 보기처럼 수동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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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더 가까워지는 어린이 365 기도
사라 영 지음, 이륜정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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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하루는 생각보다 많은 말로 가득합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와의 작은 다툼, 이유 없이 가라앉는 마음까지. 그 하루의 끝에서 아이가 바닥에 앉아 책을 펼치고,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있다는 것은 참 귀한 일입니다.


'예수님과 더 가까워지는 어린이 365기도'는 아이에게 기도가 무엇인지 설명하기보다기도하는 자리 그 자체에 자연스럽게 머물게 해주는 책입니다. 길지 않은 문장, 부담 없는 언어, 그리고 하루 한 번의 리듬. 아이의 마음은 설명이 아니라 반복 속에서 열립니다.


짧은 기도를 따라 읽다 보면 하루가 정리되고, 오늘의 마음이 조용히 예수님께 닿습니다. 어른이 옆에서 길게 가르치지 않아도, 기도는 그렇게 아이 안에 자리를 잡아갑니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신앙을 ‘해야 할 것’으로 밀어 넣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크고 대단한 결심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작고 조용한 반복 속에서 조금씩 자랍니다.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목소리로 드리는 기도 속에서 말입니다. 


아이의 신앙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에게, 아이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할 작은 기도 책을 찾는 이들에게, 곁에 두고 오래 함께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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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펼침 (주책공사 5주년 기념판)
이성갑 지음 / 라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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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하루에서 출발합니다. 서점을 열고, 책을 펼치고, 사람을 만나고, 다시 문을 닫는 반복 속에서 쌓인 시간들이 문장이 되었습니다. 읽는다는 행위가 일상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과장 없이 들려주는 기록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하루를 떠올리게 될 장면들로 흐름이 이어집니다.


오래 책 곁을 지켜온 한 사람의 문장은 한 권의 에세이라기보다 안부를 전하는 편지처럼 다가옵니다. 활자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현장에서 부딪히며 길어 올린 이야기들은 책장 너머의 사람을 또렷이 떠올리게 합니다. 문장마다 스며 있는 분투와 성실함이 과장 없이 전해집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한 사람의 시간과 호흡을 함께 따라가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읽기’는 취미이거나 정보 습득의 도구로 머물지 않습니다. 읽은 문장이 하루의 태도가 되고, 말과 몸짓으로 옮겨 가는 과정을 차분히 따라가게 합니다. 서점에서 마주친 한 문장이 어떻게 사람을 대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지, 읽기가 삶으로 번져 가는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책과 삶 사이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깝다는 사실을 저자는 자신의 일상으로 조용히 전합니다.


눈길을 끄는 사건 대신, 반복되는 하루가 중심을 이룹니다. 아침마다 문을 여는 일, 손님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짧은 순간들, 서점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이어지는 하루가 차분히 쌓입니다. 그 일상의 결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생활 리듬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 에세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앞세워 묻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의 삶을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는지를 곁에서 비춰 줍니다. 거창한 깨달음보다 오늘을 성실히 이어가는 시간의 감각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부담 없이 곁에 두고 다시 펼치게 됩니다.


‘주책공사’라는 이름은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곱씹다 보면 이 서점이 지켜온 선택의 방향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주책없어 보일 만큼 책을 좋아하는 마음, 계산보다 애정을 앞세운 결정들이 이 공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완벽한 기획보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고집이 이 이름에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가 건네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흠 없이 해내는 삶보다, 계속 문을 여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고백입니다. 매일 이어지는 ‘펼침’은 일의 시작이자 사람과 세계를 향한 작은 몸짓처럼 느껴집니다. 그 반복 속에서 서점은 하나의 리듬이 됩니다. 이 읽기는 하나의 끝을 향하기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펼침’을 시작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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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세상의 기쁜 말 -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개정판
정혜윤 지음 / 녹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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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의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은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선언이 아니라, 무너져 가는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말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책입니다. 몇 장을 넘기다 보면 자연스레 속도가 느려집니다. 문장 사이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되고, 우리가 얼마나 쉽게 말을 쓰고, 또 얼마나 빨리 의미를 소모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말이 사람을 살리기보다 상처 입히는 도구가 되었던 순간들이 책장 사이에서 조용히 되짚어집니다.


작가는 언어를 장식이나 표현의 기술로 다루지 않습니다. 언어를 삶의 조건으로, 인간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힘으로 바라봅니다. “나는 언어가 우리를 구해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라는 고백은 낭만적인 희망이 아니라, 오래 듣고 오래 머문 끝에 얻은 확신처럼 읽힙니다. 새로운 말이 태어나는 자리에서 새로운 사람이 태어난다는 믿음은, 이 책의 문장들을 하나로 묶는 단단한 중심축입니다.


읽는 동안 특히 오래 머물게 되는 지점은, 이 책이 끊임없이 고유성을 호출한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하나의 형식과 하나의 속도로 밀어 넣을수록, 저자는 오히려 우리 안에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무엇, ‘살아 있는 내면’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합니다. 이 언어는 자기계발의 문법과도, 냉소적인 현실 인식과도 일정한 거리를 둡니다. 정혜윤의 문장은 언제나 사람에게로 돌아옵니다. 속도보다 온기로, 성취보다 감각으로 읽는 이를 이끕니다.


이 책이 오래 남는 또 하나의 이유는, 행복에 대한 정의가 놀랄 만큼 소박하면서도 깊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과 따뜻함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는 문장은, 페이지를 덮은 뒤에도 일상의 기준을 조용히 바꿔 놓습니다. 성공이나 효율이 아니라, 함께 있음과 체온을 행복의 중심에 놓는 시선은 마음의 긴장을 풀어 주고, 관계의 온도를 다시 느끼게 합니다.


저자는 독자에게 계속 말을 겁니다. “현실의 다른 측면을 봐봐. 다른 쪽으로 가봐.” 이 문장은 도피의 권유가 아니라, 시선의 윤리에 대한 요청처럼 들립니다. 어둠 속에 있는 목소리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가능성에 빛을 비추는 일은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의 책임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몫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여러 장면을 통해 그 소중한 소명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희망을 서두르지 않습니다. 지금 이 세계에는 말이 있어야 할 자리에 공허와 잔인함이 있다는 진단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우리의 말과 의미가 다시 아름다운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우리가 말을 공유하고 있다니”라고 감탄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조용히 소망합니다. 이 희망은 크지 않기에 오히려 믿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읽고 나서 무엇을 하라고 재촉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떻게 말할 것인가, 어떻게 들을 것인가, 어떻게 살아 있는 이야기를 지켜낼 것인가를 묻습니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말 앞에서 조금 더 신중해지고, 사람 앞에서 조금 더 따뜻해지고 싶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변화만으로도, 이 책은 이미 제 몫을 다 해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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