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팬데믹 패닉 - 코로나19는 세계를 어떻게 뒤흔들었는가 팬데믹 시리즈 1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까지 우리는 전 지구적 위기에 놓여있게 될 것인가?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전염병이라는 새로운 위기 앞에서 많은 나라들이 속수무책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가장 선진적이라고 자부했던 경제와 정치 시스템을 자랑했던 나라들도 연달아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의 극단적 봉쇄조치도 새로운 재확산으로 인해 완벽한 방어책이 아님이 드러났다. 우리는 명확한 해결책이나 출구전략 없이 언제 완성될지 모르는 치료제와 백신만 바라보며 무력함에 빠져있다.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 1949)은 이러한 상황 가운데 새롭게 생각해야 하고 돌아보아야 할 이면의 진실들을 들추어낸다. 현상 그 자체를 둘러싼 정치 사회적 역학을 조명한다. 전 세계적으로 반복되는 음모론과 가짜 뉴스가 아닌, 우리가 마주해야 할 현실을 고민하게 해 준다.


지젝은 서문에서 부활한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에게 했던 말로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나를 만지지 마라"는 말이다. 만질 수 있는 인간이 아닌 사랑과 연대로 묶는 존재로 임재할 그리스도를 강조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지금 우리에게 적실한 요청이다. 직접적인 대면이 아닌 내면을 통해 서로 접근하는 현실. 


저자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현실을 파악해야 함을 촉구한다. 감영병은 그저 자연의 우연성으로 발생한 것이며, 아무런 숨겨진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거대한 사물의 질서 가운데서 아무런 중요성이 없는 한갓 종에 불과함을 인식함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만든 사회적 조건들을 자세하게 분석하는 일이다. 저자는 그것이 어떤 다른 음모가 아니라 일반적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전 지구화, 자본주의 시장, 부유한 자들의 잦은 이동 등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말한다. 전 지구적 고통 앞에 우리는 같은 배에 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주요 관심사다. 저자는 현재의 상황 가운데서 국가의 틀을 넘어서 연대와 협력을 주장한다. 그리하여 지구공동체로 함께 이 어려움을 극복할지, 그렇지 않으면 배제와 차별로 퇴행할지 선택해야 함을 강조한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차별과 배제로 인한 바이러스의 확산을 악화시키는 사회적 시스템이다. 


지젝은 이러한 관점으로 구체적인 예시들을 제시하고 실제적 대안을 모색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더욱 확장된 관점으로 현재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통찰을 얻게 된다. 더불어 이 책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세 편의 특별 기고문이 실려있다. 이를 통해 조금 더 지금 현실을 반영한 글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역자의 해설은 저자의 통찰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며, 우리의 상황에 적합하게적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가 지금 정말로 슬퍼하고 있는 일은 우리의 생활양식 전체의 갑작스러운 종말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는 이 상실을 애도할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다. - P12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과제는 우리의 욕망을 새롭게 발명하는 일이다. 우리는 욕망의 좌표들을 조직하지 못하고 있다 - P13

사랑의 기적이란 당신이 내가 파악할 수 없는 기적으로 남아 있는 한에서, 또한 나에게뿐만 아니라 당신 자신에게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한에서 당신이 나의 나 됨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 P18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바이러스가 우리 삶의 기반들 자체를 흔들어놓을 것이며, 엄청난 양의 고통은 물론 대불황the Great Recession 보다 더 극심한 경제적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사실이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길은 없고, 새로운 ‘일상normal’이 옛 우리 삶의 잔해들로부터 만들어지거나, 이미 조짐이 선명하게 보이는 새로운 야만에 접어들게 될터다. 이 감염병을 하나의 재수 없는 사건으로 여겨서, 우리의 건강관리 체계를 약간만 조정한 채, 그 결과들을 삭제하고 예전처럼 매끄러운 일 처리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과학자들이 수년에 걸쳐 경고했음에도 우리를 아무 대비 없이 파국에 빠지게 만든 우리 시스템은 뭐가 잘못된 것일까? - P19

감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기에, 우리는 시장 메커니즘이 혼란과 기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대다수에게 ‘공산주의적‘으로 보이는 조치들이 전 지구적으로 고려될 것이다. 생산과 분배의 조정이 시장의 조절력 바깥에서 진행될 것이다. - P28

우리가 정말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지금 유행하는 감염병이 자연의 우연성이 가장 순수하게 발현한 결과요, 그냥 생겨났을 뿐만 아니라 아무 숨겨진 의미도 없다는 사실이다. 더 거대한 사물의 질서 한가운데 인간은 특별히 아무런 중요성도 없는 한갓 종에 불과하다.
코로나바이러스 집단감염이 가하는 위협에 대처하는 과정에서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 당국에 긴급 원조를하며 협조를 구했다. 선의와 인간적 도리 때문이 아니라 거기서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을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단순한 사실때문이었다. 한 집단이 감염된다면 다른 집단도 불가피하게 고통받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치학으로 번역해야 할 현실이 여기있다. 지금이야말로 "미국 (또는 다른 누구든) 먼저!" 라는 모토를 버려야 할 때다.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반세기도 전에 설파했듯 "모두 다른 배를 타고 왔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지금 같은 배에 타고 있다. - P31

감염병의 결과들을 처리하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는 힘들고 소모적인 노동이 엄연히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 일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의미 있는 노동이고,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애쓰는 어리석은 노력이 아니라 그 자체로 만족을 가져오는 노동이다. 한 의료노동자가 초과근무 때문에 완전히 기진맥진할 때, 한 요양보호사가 벅찬 임무에 지쳐버릴 때, 그들은 강박적으로 경력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피로와는 다른 방식으로 지치는 것이다. 그들의 피로는 보람 있고 값지다.
- P43

우리는 그저 바이러스의 위협에만 대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파국들이 우리 눈앞에서 어른거리거나 이미 벌어지고 있다. 가뭄, 폭염, 태풍 등 그 목록은 길게 이어진다. 이 모든 경우에 해답은 공포가 아니라 효율적인 전 지구적 협력을 어떤 형태로든 구축하는 굳세고 간절한 노력이다 - P59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고 감수해야 하는 것은 생명의 하부층위sub-layer, 즉 죽지 않고, 어리석으리만치 반복하며, 유성생식을 하지 못하는 바이러스 생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하부층위는 항상 거기에 있어왔고, 어두운 그림자처럼 늘 우리와 함께 존재하면서 우리의 생존 자체에 위협을 가하고, 가장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터져버릴 것이다. - P70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은 시장 중심 지구화의 한계만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고, 완전한 국가 주권을 주창하는 국수주의적 포퓰리즘의 훨씬 더 심각한 한계 또한 알려준다. - P89

국가의 지배력을 개선하기 위해 전 지구적 경제 위기를 촉발하는 일이 정말로 자본과 국가권력의 이익에 부합할까? 평범한 국민들뿐 아니라 국가권력 자체도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황 상태에 빠졌다는 증거들이 분명히 있지 않은가? 이 증거들이 정말로 한갓 책략에 불과하다는 것인가? - P97

지금 이 현실은 이미 상상된 적이 있던 그 어떤 시나리오도 따르지 않을 테지만, 우리에게는 정말 필사적으로 새로운 대본들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에게 인식의 지도 그리기를 건네줄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들, 우리가 어디로 향할지 그려줄 현실적이면서도 파국적이지 않은 의미가 담긴 이야기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희망의 지평선, 그리고 펜데믹 이후의 새로운 할리우드가 필요하다 - P172

우리가 어떤 길을 갈지, 이 선택은 과학이나 의학과 상관없는, 철저하게 정치적인 선택이다. - P1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도널드 클리프턴.톰 래스 지음 / 청림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흔히 자신의 발전과 성숙을 위해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 


한 인간이 겸허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자만하여 으스대는 것에 비하여 훨씬 좋을듯하다. 


하지만 자신의 연약함에 집중하고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정작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자신만의 강점까지 잃어버릴 때가 많다.


이 책의 저자인 도널드 클리프턴과 톰 래스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자신의 성숙과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부족함에 초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여 그 감정을 발전시키고 다듬어 가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부족한 것은 

그 부분에서 강점이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한계가 있는 우리의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면 더욱 능률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2002년판의 개정판이다. 

훨씬 더 정확하고 풍부한 검사도구를 제공하고 있고, 

거기에 맞추어진 해석이 주어지고 있어 더욱 유용하다.


부록으로 삽입되어 있는 강점 찾기 프로그램 ID와 해석은

이 책을 더욱 구체적이고 풍성하게 읽을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또한 개인이 아닌 한 그룹 안에서 강점 찾기를 진행한다면

서로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담하여 긍정적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간혹 남을 위한 공감력이 당신을 압도할 수 있다. 하루의 일과가 끝날 때 업무가 완료되었음을 알려주는 의례적인 절차를 만들어보자. 당신의 감정을 보호하고 정서적으로 녹초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P6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지음, 임진실 사진 / 돌베개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뉴스를 통해 언뜻 들었지만 금세 잊혀버린 이름. 

무슨 사건이 어떻게 있었는지 관심이 없었다. 


평소 좋아하는 은유 작가의 책이라 읽었다. 

하지만 은유 작가의 글이라기보다는 

여러 사람의 인터뷰집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이 책은 '김동준' 군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현장실습생이었던 동준 군은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그 죽음의 실체가 드러난다. 


바로 그것은 

학습도 실습도 아닌

죽음의 노동 현장에 있었던 것이다. 


폭력과 욕설이 일상화되어 있는 곳.

학생들에게는 어떤 권리도 없는 곳.

어떠한 목소리도 낼 수 없는 곳.


자유가 사라진, 그리하여 철저히 억압되고 통제된 그 현장에서

동준 군과 또 다른 많은 특성화고 학생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잊고, 잃어버린다.


더 큰 문제는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자라면서 언제 어떻게 배우는 걸까. 부당한 상황에서는 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회사는 그만두어도 된다는 것을. 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다는 것을. 입사 3년차, 10년차가 지나면 자동으로 터득할 수 있을까. - P13

우리가 먹고 마시고 이용하는 모든 일상 영역에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의 흔적이 남아 있다. 흩어진 사고의 기록을 모아놓으면 공통의 문제점이 보인다. 사회초년생으로서 초반 적응 시스템이 없이 현장에 투입됐다는 것, 기본적인 노동 조건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모두가 꺼려하는 일이 조직의 최약자인 그들에게 할당됐다는 것, 학교에서도 일터에서도 가정에서도 자신의 고통을 공적으로 문제 삼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 P17

대개의 사람들은 가치와 의미가 충만한 인생을 추구하지만, 고통받는 이들은 늘 제자리를 지키는 냉장고처럼, 만만하게 먹을 수 있는 햄버거처럼, 평범하게 돌아가는 일상을 갈구한다. 아니, 일상을 떠받치는 사소해 보이는 존재와 행위와 말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뒤늦게 자각한다. - P18

우리는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할 때, 학교교육을 생각해요. 그것도 당연하지만, 더불어 부모들이 바뀌어야 해요. 성인들을 모아놓고 주입식이 아니라 직접 발표 수업을 하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평생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P93

폭력이라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실체가 뚜렷하지 않아요. 폭력은 일상적으로 널려 있고 의심하지 못하게 존재해요. - P115

제가 느낀 게 뭐냐면요. 대한민국에 살면서 말 잘 들으면 죽는다는 거예요. 말 잘 들으면 회사에서 이용해먹고 최악의 업무만 시키니까 말 잘 들을 이유가 없어요. 대한민국에서는 돈 없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어요.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을 위한 정책은 안 나와요. 왜? 정책을 만드는 사람은 다 힘 있는 사람이에요. 나올 수가 없어요. - P137

특성화고는 몇 년 사이에 서열화가 굳어진 것 같아요. 특성화고 내 서열화를 뛰어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 P1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회학자와 역사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로제 샤르티에 지음, 이상길.배세진 옮김 / 킹콩북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책이든 독자는 자신의 관점 안에서 텍스트를 이해하고 통합하려고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회학도의 관점에서 사회학적 방법론과 부르디외의 사회학에 대하여 조금 더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책은 『구별짓기』라는 책으로 국내에 이미 많이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와 아날학파의 4세대를 대표하는 역사학의 권위자인 '로제 샤르티에'의 대담집이다. 


다른 학문분과와의 대화는 보통 각 분과의 전문적 용어 사용이나 연구방법론의 차이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자신의 학문 이외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없다면, 의미있는 대화를 진행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어려움을 너끈히 뛰어넘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각각의 학문에 더욱 풍성한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이미 두 사람은 오랜 친분 관계와 더불어 서로의 학문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가지고 있기에 심도있고 유의미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담집을 통해 부르디외의 사회학과 그의 연구 방법론, 역사학과의 차이와 유사점, 그의 학문에 대한 태도 등을 가감없이 볼 수 있다. 공중파 방송에서의 대담이니만큼 그의 저작들에 비해 최대한 쉬운 언어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기에 그의 풍부하지만 다소 난해한 지적 담론들을 간명하게 볼 수 있는 최고의 입문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학의 ‘진실‘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을 겪게 합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사람들은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외견상 그런 고통을 초래한 사람[사회학자]에게 자신이 받은 상처를 전가하는 것이죠. - P26

사회학에서 우리는 언제나 화급한 현장에 서있고 우리가 다투는 문제는 언제나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죽은 것도 아니고, 땅속에 묻혀 있는 것도 아닙니다. - P28

막스 베버에 따르면, 예언자란 삶과 죽음 따위의 총체적 질문에 총체적으로 답하는 인간입니다. 사르트르가 구현한 철학자는 바로 그 용어의 정확한 의미에서, 그러니깐 존재, 삶, 정치 등 온갖 문제에 포괄적으로 답한다는 점에서 예언자의 형상입니다. 우리는 이런 총체적 역할에 조금은 눌려 있었고 조금은 지치기도 했어요. 그런 탓에 우리 세대는 사르트르의 입장에서 멀어진 것이죠. 그를 닮는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 P29

적어도 사회과학은 중요한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으며, 일상의 사회세계에서 제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제기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언론계나 평론계, 또는 사이비 과학계에서 제기하는 방식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회과학의 임무입니다. - P31

제 작업이 기여한 바가 있다면, 그중 하나는 과학 그 자체에 과학적 시선을 돌려줬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 P36

사회학자는 [자기 자신의] 특수한 사례를 보편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학자인] 저는 남성/여성, 뜨거운/차가운, 건조한/습한, 높은/낮은, 지배계급/피지배계급 등으로 구성된 저만의 고유한 사고범주, 분류체계, 분류틀, 구분법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보편화하는 것이죠. 이는 어떤 경우에 시대 착오를 빚어내고, 다른 경우에는 자계급 중심주의를 가져옵니다. 각각의 경우에 문제는 자기 자신의 질문체계를 문제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나옵니다. - P39

우리는 결정된 채로 태어나지만, 자유로운 상태로 생을 마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사유하지 않는 상태로 태어나지만, 주체가 될 수 있는 아주 작은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무조건 자유, 주체, 인간 등등에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이들이 사회적 행위자를 자유라는 환상 속에 가둔다는 점 때문에 책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P49

저는 사회학이 다른 수단에 의해 철학을 연장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만일 사회학이 명예로운 계보 안에 자리를 가질 수 있다면, 저는 최초의 사회학자 자리에 소크라테스를 놓고 싶습니다. 철학자들은 크게 화를 내겠죠. 소크라테스를 철학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소크라테스는 거리로 내려가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 P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잭 아저씨네 작은 커피집
레슬리 여키스·찰스 데커 지음, 임희근 옮김 / 김영사 / 200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엘 에스프로소는 

20여년간 여러 커피 전문점이 즐비한 곳에서도,

시애틀 시내에서 자리를 지키며 성공해왔다. 


반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들이 아침부터 줄을 서서 

이 커피집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린다. 


왜 많은 사람들은 

궂은 날씨에도, 

더 가까운 곳에 커피 전문점이 생겨도,

심지어 이 커피집이 여섯번이나 이사를 해도,

한결같이 줄을 서서 엘 에스프레소의 커피를 고집하는가?


그것은 바로 4P로 명명되는 매우 기본적 원리를 

충실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고 지켰던 그들의 원칙은

열정(Passion),

사람(People),

친밀(Personal),

제품(Product)이다.


열정을 가지고,

좋은 직원을 고용하여, 

친밀한 고객들을 만들어내고, 

최고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아주 간명한 원칙이지만,

이것이 실제로 지속되기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작은 커피집에 국한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모든 기업이나 개인에게 

충분하게 적용해볼 수 있는 원칙이 될 것 같다.


일이란 돈 이상의 그 무엇이다. 현재 자신의 일을 즐길 수 있어야 비로소 진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마음속의 필요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자기 자신을 성장시킨다. - P33

지난 몇 십년 동안 앞에서 말한 온갖 ‘사이징‘을 단행했던 기업들이 감안하지 못한 것은 바로 직원의 충성도와 고객의 충성도가 직접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업들은 직원을 해고하면 웬만큼 성공을 거두리라고 확신했지만, 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은 충성도의 감소가 직원들로부터 고객들로 전염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직원들이 충성스러울 때 고객 역시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의리있게 사준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 P52

당신은 커피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매개물로 이어지는 손님들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손님과 직원 사이에 연결고리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둘 사이는 친밀해지고, 충성도가 커지며, 조직의 재정이 더욱 넉넉해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공동체에 속해 있을 때, 그들은 서로에게 충성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에도 충성합니다. - P60

직원들과 고객 사이에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만들면 누구나 승자가 됩니다. - P61

품질에 열정을 바쳐라. 말과 행동으로 품질을 드러내 보여라. 그러면 직원들은 열정을 다해 일할 것이다. - P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