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셜리 클럽 오늘의 젊은 작가 29
박서련 지음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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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우리나라에 젊은 작가들 중에 뛰어난 사람이 많단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체공녀 강주룡>을 쓴 박서련이라는 분도 그런 분 중에 한 분이란다. 아빠가 읽은 박서련 님의 소설은 장편 <체공녀 강주룡>과 단편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두 편밖에는 없지만, 두 편 모두 재미있게 읽어서 박서련 님의 또 다른 책을 알아보다가 알게 된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더 셜리 클럽>이라는 책이란다.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시리즈에서 나온 책인데, 밝고 가볍게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소설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구나. 애틋한 사랑이 담겨 있어서 젊은 시절 생각도 떠오르고, 주무대가 호주여서 신혼 여행도 떠올랐단다. 아빠와 엄마가 신혼 여행으로 호주를 다녀왔거든. 책이 그리 두껍지 않으니 간단하게 줄거리만 이야기해볼게.


1.

소설의 제목 <더 셜리 클럽>은 무슨 의미일까, 싶었는데아주 심플했단다. 이름이 셜리인 사람들의 모임이었어. 셜리라고 하면 우리나라 이름은 아니고 영어 이름이니까 이 클럽은 우리나라에 있는 클럽이 아니고, 호주에 있는 클럽이었단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한국 이름으로 설희. 영어 이름은 셜리였어. 호주 멜버른에서 워킹 홀리데이로 머무르면서 치즈 공장에서 일도 했어. 우연히 셜리 클럽을 알게 되었는데, 셜리라는 이름이 유행이 지난 이름으로 더 셜리 클럽의 멤버들은 할머니들이 대부분이고, 나이가 어리신 분이라고 해봐야 중년의 아주머니였어. 셜리라는 이름이 유행이 지나간 이름이긴 하지만, 빨간 머리 앤의 중간 이름이 셜리라는 것에 자부심도 갖고들 계셨단다 ㅎㅎ.

설희는 그 모임이 재미있어 보여서, 자신도 이름이 셜리라면서 그 클럽에 가입하고 싶다고 했단다. 동양의 젊은 여성이라 호기심을 가졌지만, 자신의 클럽의 정체성과 맞지 않아 망설였다가 명예회원으로 가입시켜주었단다. 그렇게 더 셜리 클럽에 가입한 이후 설희와 더 셜리 클럽의 멤버인 할머니들이 함께 겪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펼쳐진단다. 설희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치즈 공장에서 해고된 것에도 앞장서서 따져 주는 것도 더 셜리 클럽의 회원이었고, 썸 타고 있던 S라는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끊겨 그 S를 추격하는데 도와주는 것도 더 셜리 클럽 회원이었고, 묵을 곳이 없는 설희에게 묵을 곳을 공짜로 마련해 준 것도 더 셜리 클럽 회원들이었어.

설희가 호주에 잠시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더 셜리 클럽 회원들도 설희의 가입은 새롭고 재미있는 일종의 사건으로 생각했을 거야. 그래서 더욱 신나서 설희의 일이라면 발벗고 도와주었던 것이고 말이야. 그래서 소설 내내 밝고 가볍고 유쾌했단다. 책의 겉표지가 분홍색으로 되어 있는데, 책의 내용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싶었단다.

유쾌한 소설 잘 읽었단다. 지난번에 읽은 박서련 님의 소설 <체공녀 강주룡>은 알지 못했던 강주룡이라는 멋진 여성을 소개해 주어 좋았고, 이번에 읽은 <더 셜리 클럽>은 기분을 좋게 해 주어 좋았단다. 박서련 님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되는구나.


PS:

책의 첫 문장: 발바닥에서부터 시작해 볼까요.

책의 끝 문장: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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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01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겠어요. 셜리하면 전 셜리템플이 떠오르네요 ㅎㅎ 셜리 할머니들 귀여우실거 같아요 ~

bookholic 2022-04-01 22:35   좋아요 1 | URL
셜리 템플이 누군지 몰라서 검색해 봤어요..^^
네, 이 소설에 귀여분 셜리 할머니들이 많이 나와요~~
즐겨운 주말 되시고요~~
 
환자 혁명 - 약과 병원에 의존하던 건강 주권을 회복하라
조한경 지음 / 에디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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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환자 혁명>이라는 책은 아빠의 친구가 추천한 책이란다. 제목부터 아빠의 관심을 확 끌었단다. 왜냐하면 작년부터 아빠가 몸 이곳 저곳에 통증이 나타나 다음부터 잘 사라지지 않아서 건강에 관심을 두고 있었거든.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을 흘려 듣기를 오래했다가 정작 건강에 알람 신호가 뜨고 나서야 건강에 관심을 두게 되더구나. 이런 경험이 나중에 너희들에게도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고 이야기하겠지? 아무튼 통증 때문에 잘 가지 않던 병원을 많이 다녔던 지난 일년, 병원을 다니면서도 제대로 치료받고 있는 것인지, 의사들이 과잉진료는 하는 것은 아닌지, 의료에 관해 잘 모르다 보니 이런 생각들을 하기도 했단다. 물론 양심 있고, 믿음직한 의료진들이 더욱 많겠지만, 언론에서 보면 가끔 돈 밖에 모르는 양심 없는 의사들의 소식을 접하니까 그런 생각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것 같더구나.

그런 와중에 친구가 추천한 이 책은 내용은 둘째치고, 제목만 봐도 아빠가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환자 혁명이라니의사들에게 몸을 맡기지 말고, 환자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신의 몸을 치유하는 가이드를 준다는 그런 책인 듯싶었단다.


1.

이 책은 먼저 의료업계의 비리와 비양심적인 행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단다. 지은이 조한경 님은 미국에서 활동중인 현직 의사인 만큼, 미국 의료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돈 밖에 모르는 행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단다. 미국은 의료민영화가 되어 있어서, 의료비가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어. 민간업체에서 의료를 책임지다 보니, 그들의 첫 번째 목적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될 테고 어떻게 하면 의료비를 높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어떻게 하면 설비 비용이나 병원 운용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겠지. 생명을 담보로 병원에 의지하려는 환자들에게는, 의료비가 비싸다고 해서 거절할 수 없고 말이야.

그런 의료비가 비싸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의약품 가격이라고 하는구나. 국가에서 의약품 가격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으니, 마음대로 가격을 올려버린 거야. 한 알에 13.5달려였던 약값이 하루 만에 736달러로 올려도 되는 나라, 그 나라가 미국이었단다.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사람의 생명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도대체 어떤 악마가 그의 영혼을 지배했길래 이런 일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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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15년에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의약품 가격 스캔들이 발생했다. 62년 전에 출시된 약 가격이 갑자기 한 알에 736달러로 급등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전직 헤지펀드 매니저였던 마틴 슈크렐리는 튜링이라는 벤처 제약 회사를 설립하고 에이즈 치료제로 쓰이던 다라프림 판권을 사들인 뒤 한 알에 13.5달러이던 약값을 하루 만에 736달러로 올려버렸다. 환자 입장에서는 하루아침에 약값이 55배 상승한 것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생명 유지를 위해 연간 10만 달러에 달하는 약값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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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런 제약회사의 만행을 막을 수는 없을까. 미국의 제약회사는 엄청난 로비를 안다고 하는구나. 의사들에게 로비를 해서 자신들의 약을 써달라고 했어. 지은이는 의사들을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일 뿐이라고까지 맹비난을 했단다. 제약해사는 교수들에게도 로비를 해서, 자신들의 약들에 효능에 대한 호의적인 글들을 쓰게 했어. 그런 글들은 그대로 언론과 광고에 노출되면서 그 약을 비싼 가격에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지. 돈 벌기 혈안이 되어 있는 의료진이나 제약회사를 믿을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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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7)

제약 회사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곤란하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위법행위를 밥 먹듯 자행하는 범죄 기업이다. 다국적 제약 회사가 되었든, 시골 장터의 약장수가 되었든 약장수는 약장수일 뿐이다. 조직적 힘과 자금을 동원해 경쟁 관계에 있는 비타민, 미네랄, 약초와 같은 자연치료 물질들을 음해한다. 의사와 교수들을 매수하고, 환자들에게는 허위 과장 광고를 한다. 제약 회사의 목적은 오로지 돈이다. 건강을 지키기는커녕 환자들을 해치고 상하게 하고 죽게 만들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지금까지 보아온 바로는 그렇다. 그런 제약 회사에 의사도 매달리고 환자도 매달리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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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건강하려면 콜레스트롤을 낮춰야 한다, 싱겁게 먹어야 한다 등 여러 가지 건강 상식들이 있단다. 그런데 이런 것들도 잘못 알려져 있는 경우들이 많다고 했어. 콜레스트롤 수치가 높으면 큰 일이 난 줄 알고 있고, 콜레스트롤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방 섭취를 줄어야 하다고 알고 있단다. 하지만 콜레스트롤이 높다고 그것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했어. 물론 몇몇 다른 질환과 함께 콜레스트롤이 높은 경우는 그것을 관리해야 한다고 했지. 그리고 콜레스트롤을 줄이기 위해 지방 섭취를 줄이다 보니, 오히려 과당 섭취량이 늘어나게 되었는데, 이것이 더 좋지 않은 질병이 증가하는 악영향이 있다고 하는구나. 그 병들로 인해 또 병원들의 환자는 늘어나고정말로 이런 것까지 의도하고 지방 섭취를 줄이라고 그렇게 강하게 권고한 것이라고 하면 소름 끼칠 일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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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173)

수십 년간 잘못된 가이드라인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망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콜레스트롤이 함유된 지방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로 가공식품에서 지방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과당이 메웠다. 지방 대신 맛을 내기 위해 가공된 과당의 사용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은 지방보다 훨씬 파괴적인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지방간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지방을 많이 먹어야 지방간이 생길 것 같은데, 당분이 지방간의 원인이라고 하니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 몸이 액상 과당이나 콘시럽 같은 가공 당을 처리하는 방법은 알코올()을 처리하는 방식과 같다. 일반 포도당은 몸의 모든 부위에서 처리되고 사용이 가능하지만, 과당은 전부 간으로 간다. 과당을 이동시키는 효소가 간에만 있기 때문이다. 즉 과당 처리를 많이 하면서 간은 무리를 하게 되고, 그래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술도 안 마시는 지방간 환자들이 급증한 것이다. 물론 비만, 당뇨, 심장병 모두 함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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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대표적인 건강 상식 중에 하나인 싱겁게 먹어라, 는 우리 집에서 늘 지켜지는 건강 상식 중에 하나구나. 너희들을 위해서 엄마가 음식을 싱겁게 해주고 있는데, 오랜 식습관을 바꿀 수 없는 아빠에게는 좀 맞지 않더구나. 그래도 건강을 위해서라니 아빠도 싱거운 식단에 맞추려고 노력을 했단다. 대부분 회사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으니 집에서의 싱거운 식단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리고 속으로는, 하루 섭취해야 하는 나트륨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는 그 양은 섭취하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도 살짝 하면서 말이야..^^ 이 책에서는 그것도 잘못된 상식이라고 하는구나. 오랫동안 싱겁게 먹다 보면 오히려 위장이나 소화기관이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했어. 그래, 늘 그렇듯 적당한 것이 좋은 것이지너무 짜지도 않게 너무 싱겁지도 않게엄마한테 슬쩍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우리 집은 싱겁지 않고 간이 적당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구나. 아빠가 적당한 것보다 짜게 먹는 거라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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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207)

그런데 요즘은 싱겁게 먹어야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 일부러 저염식을 한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은 짜게 먹으면 절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조건 싱겁게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강하게 뿌리 박고 있다. 하지만 싱겁게 먹는 습관은 혈압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위산만 약하게 만든다. 집안 내력으로 싱겁게 먹는 사람들은 대체로 위장이나 소화기가 건강하지 못하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바로 설사하고 소화력도 약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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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한 지 2년이 넘어갔단다. 초창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백신이 나오기만을 엄청 기다렸단다. 백신만 나오면 코로나는 종식될 줄 알았지. 하지만 코로나 백신이 나와도 계속된 변종으로 인해 코로나 백신은 무용지물인 듯싶었단다. 코로나 백신을 3차 접종까지 한 사람도 너무 쉽게 코로나가 걸리니 말이야. 그럼 굳이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단다. 그래서 아빠도 2차 접종을 맞은 아빠도 3차 접종을 맞지 않고 있었단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3차 접종을 맞아야 코로나에 걸려도 약하게 넘어간다고 홍보를 하고 있단다. 이게 무슨 백신인가

그리고 백신을 맞지 않으면 일상 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제한을 두고 있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을 수 밖에 없단다. 이런 것들에 아빠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불만을 사게 한단다. 지금이야 그 제한이 많이 풀리긴 했지만 말이야. 이 책에서도 그런 백신 강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단다. 백신에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하지 않고 백신 접종만 강요한다고 비난하고 있단다. 이 책은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7년에 출간한 책인데, 이미 그 전부터 백신 접종 강요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문제는 있었던 것 같구나. 생각해보면 일년에 한번씩 당연한 듯 독감 예방 주사를 맞고 있었구나. 백신 접종 강요는 결국 의료업계와 제약업계의 지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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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또 의사로서 진정한 백신 전문가라면 강압적으로 백신 접종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논란이 될 만한 정보가 나왔을 때 백신의 부작용을 신속히 알아보고 환자 편에 서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백신이 안전하니까 무조건 접종할 것을 강요하고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해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세일즈맨이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신뢰가 지나치다 보면 눈에 드러나는 뻔한 부작용도 간과하게 된다. 연구는 불충분하고 효과는 부풀려져 있는 탈 많은 일개 의약품에 불과한 백신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백신 정책과 백신 스케줄을 요구할 수 있어야 전문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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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백신 강제 접종을 찬양하는 이들은 개인의 선택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개인의 상황이나 선택에 상관없이 누구나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강제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은 본인들의 선택이 이론적으로 미래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머무르지만, 강제 접종 명령에 따를 경우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면 반박할 것이다. 백신이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에 대해 서로 합의할 수 없는 것처럼, 백신이 없으면 반드시 질병이 확산된다는 점도 서로 합의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오랜 기간 끝없이 이어져온 쟁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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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 책에서 병원과 제약회사의 불신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큰 병이 걸리게 되면 병원을 찾게 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아빠도 생각한단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큰 병을 치료하려면 병원 밖에 딱히 생각나는 곳은 없으니까 말이야. 지은이 말들에 공감을 하면서도, 실제 닥치게 되면 병원을 외면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더구나.

그래도 두 가지는 해볼 수 있겠구나. 첫째, 그렇다면 앞서 이야기했던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라는 것. 우리 몸은 결국 우리가 먹는 것과 우리가 생각하는 것, 우리가 움직이는 것으로 만들어지잖아. 건강식을 먹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잘 자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건강보험인 거야. 그런데 이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그것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거지. 특히 건강할 때 이런 것들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지. 특히 기름지고 달콤한 것들을 먹는 것그래도 줄여보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구나.

둘째는 병원 가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란다. 아주 아프지 않으면 병원에 가지 말고 자신의 노력으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치유를 해보는 것이란다. 예를 들어 콜레스트롤이 높다고 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 생활 습관을 바꾸고 비타민 D를 만들어내도 수치를 낮출 수 있다고 하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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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콜레스트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선 결국 체내 염증 반응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운 일이다.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은 기본이다. 올바른 음식과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는 기본이다. 햇빛을 쬐는 것이 콜레스트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햇빛을 쬘 때 생성되는 비타민 D가 콜레스트롤이기 때문이다. 의사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의 노력에 달린 것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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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실천이 문제로구나.


PS:

책의 첫 문장:  매주 목요일 오전.

책의 끝 문장:  삶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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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7 0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8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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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의 세 번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단다. 이 작품도 엄청 유명한 작품이란다. 아빠도 16년 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여전히 줄거리가 기억이 나는구나. 아빠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툴툴거리곤 하지만, 오래 전에 읽은 <노인과 바다>의 기억이 생생한 것으로 보아, <노인과 바다>가 명작이긴 명작이었나 보구나. 그런데 <노인과 바다>가 이렇게 짧은 소설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오래 전에 읽었을 때는 꽤 길었다고 생각했었거든그만큼 이야기가 강렬해서 아빠가 그렇게 기억하고 있을 수도산전주전 다 겪은 산티아고라는 노인이 거대한 물고기와 상어떼, 아니 더 거대한 바다와 싸우는 서사시. 그렇게 한 마디로 <노인과 바다>를 평해보았단다. 너무 거창한가?^^

우리 사회에서 노인이라는 말은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당사자 분들도 노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아. 호칭을 부를 때는 주로 어르신이라는 말을 쓰는 것 같구나.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보면 거센 바다를 상대로도 당당하고 노련한 존재로 노인이라는 단어에 이미지를 추가하게 되더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도 자꾸 떠올랐어. 문득 <파이 이야기> <노인과 바다>를 모티브로 삼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1.

산티아고 노인은 평생 바다를 사랑하며 아끼는 사람이었어. 심지어 바다가 폭풍으로 피해를 주어도 이해하는 그럼 사람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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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그는 언제나 바다를 <라 마르la mar>라고 생각했다. 그건 사람들이 바다를 좋아할 때 스페인어로 부르는 말이다.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때로는 험담을 하지만, 그런 때에도 언제나 바다를 여성으로 말한다. 부표를 낚싯줄의 찌로 사용하고 또 상오 간()을 많이 팔아 번 돈으로 사들인 모터보트를 타는 젊은 어부들은 바다를 <엘 마르el mar>라고 남성형 명사로 불렀다. 그들은 바다를 경쟁자, 하나의 정복 장소 혹은 적인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노인은 바다를 언제나 여성으로 생각했고, 엄청난 혜택을 줄 수도 있고 거두어 가기도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만약 바다가 거칠고 사악한 짓을 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여겼다. 달이 여성에게 영향을 주는 것처럼 바다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지, 하고 그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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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할아버지는 평생 어부로 살아온 사람인데 84일째 고기를 낚지 못했어. 그와 함께 배를 타던 마놀린이라는 소년이 있었어. 마놀린은 산티아고 할아버지를 늘 존경했으며, 그로부터 고기잡이에 대한 것도 많이 배웠어. 하지만 오랫동안 아무것도 잡지 못하자, 마놀린의 부모님은 마놀린에게 산티아고의 배에 타지 못하게 했단다. 마놀린은 죄송한 마음 가득했지. 산티아고는 그것에 마음 상할 사람이 아니지.

이제 그는 혼자 바다를 나갔단다. 그러던 중 엄청나게 큰 고기를 낚았어. 그 고기의 힘이 엄청나서 산티아고의 배까지 끌고 갔지. 산티아고는 낚싯대를 잡고 버텼지만, 그 큰 고기의 힘을 이길 수 없었어. 낚싯대에서 손을 놓을 수도 있지만, 산티아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단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며칠을 고기가 끄는 대로 끌려가다가 결국에는 그 고기와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었단다. 산티아고의 배보다 훨씬 큰 고기를 잡게 된 거야.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었지. 하지만, 또 다른 장애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피 냄새를 맡고 온 상어들의 공격이야. 처음에 온 상어, 그 녀석의 이름은 덴투소였지. 산티아고는 그 사나운 덴투소를 작살 등으로 죽였어. 또 한번의 승리였단다. 하지만, 그 다음 찾아온 상어 무리들을 상대하기는 어려웠어. 하지만 노인은 포기하지 않고 노를 이용하여 상어들을 공격했지만, 결국 큰 물고기를 상어들에게 빼앗기고 말았단다. 집에 도달했을 때 앙상하게 남은 물고기의 가시와 함께였단다. 그래도 노인은 실망하지 않았어. 그는 이번 고기잡이에서 두 번의 큰 승리를 거뒀으니 말이야.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어차피 상어에게 빼앗길 것, 그 큰 물고기를 죽인 것에 미안함 마저 들었단다. 하지만, 덴투소라는 거대하고 잔인한 상어를 제압한 것에 대해 산티아고는 자부심을 가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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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2)

너무 좋은 일은 오래가지 못하는구나,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차라리 이게 꿈이었더라면. 저 고기를 낚지 않고 차라리 신문지를 깐 침대 위에 그냥 누워 있었더라면.

하지만 인간은 패배를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야.”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 거야.” 저 말린을 죽인 것이 정말 미안하군. 그는 생각했다. 이제 어려운 때가 닥쳐 오는데 난 작살마저 없어. 덴투소는 잔인하고 노련하고 강인하고 게다가 똑똑하기까지 하지. 하지만 나는 그놈보다 더 똑똑했어. 어쩌면 더 똑똑한 게 아닐지도 몰라. 단지 내가 더 잘 무장하고 있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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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나간 지 며칠 동안 소식이 없어 산티아고 할아버지를 걱정하던 마놀린이 걱정을 내려놓으며 산티아고 할아버지를 맞이해 주었단다. 이젠 더 오랫동안 고기를 낚지 못해도 마놀린은 늘 산티아고 할아버지의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지 않을까 싶구나.

...

그리고 산티아고 할아버지 자신도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질 사람이 아니었단다. 그는 아마 다시 같은 일어 벌어져도 또 상어를 상대로 온 몸을 대해 싸울 거야. 그에게는 덴투소와 사투를 벌여 승리를 경험이 또 하나 축적되었고, 그와 함께 희망도 같이 축적되었으니 말이야. 다음 번에는 큰 물고기 온전히 데리고 올 거야. 반드시아참, 그의 옆에는 자랑스럽게 밝게 웃는 마놀린이 서 있을 테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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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희망을 버린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그는 생각했다. 희망이 없다는 건 죄악이야. 죄악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마, 하고 그는 생각했다. 지금 죄악 말고도 골치 아픈 문제들이 많아. 게다가 나는 죄악이 뭔지 잘 알지도 못해.

난 그걸 잘 모르고, 또 그걸 믿는지 어떤지도 불확실해. 어쩌면 물고기를 죽이는 건 죄악일지도 모르지. 생계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했더라도 그건 죄악일 수 있어. 그렇다면 모든 게 죄악이야. 죄악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마. 그런 걸 생각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세상에는 돈 받고 그런 죄악을 저지르는 자들도 있어. 그런 자들이나 죄악에 대해 생각하라고 해. 물고기가 물고기로 태어난 것처럼 넌 어부로 태어났을 뿐이야. 위대한 디마지오의 아버지가 어부였던 것처럼 산 페드로도 어부였어.

================

이런 산티아고이다 보니, 꿈을 꾸더라도 사자 꿈을 꾸지비록 몸은 노인이지만, 그의 정신은 꿈 많은 청년이었어라. <노인과 바다>의 마지막이 이런 멋진 문장으로 끝났었구나.

================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


PS:

책의 첫 문장: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서 혼자 낚시하는 노인이었고, 고기를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날이 이제 84일이었다.

책의 끝 문장:  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아무튼 바람은 우리의 친구야. 그는 생각했다. 이어 때때로 그러하지, 라는 말을 덧붙였다. 우리의 우군과 적군이 함께 있는 저 위대한 바다도 우리의 친구야. 그리고 침대도, 하고 그는 생각했다. 침대도 나의 친구지. 침대는 아주 멋진 물건이야. 패배당했을 때는 더욱 그렇지. 그게 이렇게 편안한 것인지 예전에는 몰랐어. 그런데 무엇이 자네를 패배시켰나? 그는 생각했다.
"아무것도 날 패배시키지 못했어." 그가 큰 소리로 말했다. "단지 너무 멀리 나갔을 뿐이야."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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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3-24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고등학교 때 읽었을때도 감동적이고 강렬했었는데 지금 읽어도 그럴 것 같은 기분이네요. 뭔가 노인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거같은 기분이기도 해요. ^^ 그래서 고전이라고 하는거겠죠?

bookholic 2022-03-25 08:57   좋아요 0 | URL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의 마음을 더 이해하는 나이가 되는 것이 한편으로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나는 홍범도 - 송은일 장편소설
송은일 지음 / 바틀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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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달 전에 jiny의 사회 교과서를 같이 보다가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봤잖아. 사회책에 나와 있는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를 단 몇 줄로 너무 짧게 나와 있더구나. 그래서 홍범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 아빠가 몇 년에 김삼웅 님이 쓰신 <홍범도 평전>을 읽고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준 적이 있는데 그건 기억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란다.

그러다가 그 즈음 인터넷 서점 서핑하다가 홍범도 장군에 대한 소설이 눈이 띠었어. 소설로 다시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단다. 지은이는 송은일이라고 하는 분인데 아빠는 처음 알게 된 작가였어.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가 어떤 식으로 펼쳐질까,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쳤단다. 역사서에 나온 사실들 외에 소설가의 작가적 상상력으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가 얼마나 더 극적으로 그려졌을까. 이런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단다. 그러나....


1.

소설은 홍범도가 강원도 원산 지역의 산골짜기에서 홀로 생활하던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산골짜기에서 우연히 만난 김수협이라는 분과 의기투합해서 의병 준비를 했단다. 처음에는 의병이랄 것도 없었어. 둘이 가지고 있는 것은 화승총 여섯 자루. 그들은 협곡을 지나가던 일본군 12명을 사살하는, 의병으로써 첫 번째 공을 세웠단다. 그들이 이런 일을 벌이자, 주변의 의로운 사람들이 그들을 찾아와서 의병을 지원하게 되었어. 그렇게 작지만 홍범도 부대가 생겨났단다.

그들의 두 번째 작전은 원산 포구의 일본군 보급창을 공격하는 것이었어. 수십 명의 일본군을 죽이고 무기와 식량들을 확보했단다. 이때 획득한 무기와 식량들을 기반으로 의병 활동은 더욱 활발해졌는데, 이제 의병의 수는 44명이나 되었어. 여전히 많은 수는 아니지만 그들은 원산 지역을 중심으로 일본군을 공격하여 잇달아 성과를 냈단다. 주변의 다른 의병대에서 연합하자는 제안도 들어왔어. 김수협은 독자 노선을 가자며 반대했지만, 홍범도는 대의를 생각해서 더 큰 의병대와 함께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충청도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인석 의병대에 합류했단다.

유인석 의병대는 8000여명이나 되는 대규모 의병대였어. 하지만 그곳에서는 홍범도 부대의 장점이 제대로 살지 못했단다. 왜냐하면 거대한 의병대의 작전 중에 한 부분으로 움직여야 했거든.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 작전이라도 함께 하기로 한 이상 그 작전 임무를 따라야 했어. 홍범도 부대는 선봉대에 포함되었는데 첫 번째 전투에서 무려 22명이나 죽는 피해를 입었단다. 22명에는 홍범도와 처음부터 함께 했던 김수협도 포함되어 있었어. 홍범도가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니... 김수협이 그렇게 반대한 길이었는데유인석 의병대의 지도층들은 대부분 양반 출신이었는데, 그들의 권위의식으로 다른 신분 출신의 의병들을 무시하곤 했고, 홍범도와 함께 했던 선봉대장을 패전의 책임으로 처형을 하는 등 홍범도가 생각했던 의병대와는 많이 달랐어. 이에 실망한 홍범도는 자기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을 떠났단다. 절반 이상 죽어서 사기도 떨어진 홍범도 부대. 더 이상 의병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홍범도는 그들에게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단다.


2.

홍범도는 독자적으로 움직였어. 한양에 가서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홍규식을 만나 친일파를 처단하는 일을 했고, 함흥 지역에 계시는 지인 백인근 선생을 만나러 갔어. 그런데 그곳에서 이옥영의 소식을 듣게 된단다. 이옥영. 이옥영과 홍범도의 이야기를 해주어야겠구나. 소설의 첫 부분이 강원도에서 혼자 살던 시절이라고 했잖아. 그 직전에 홍범도는 여천이라는 이름으로 잠시 금강산 신계사라는 절에서 행자승으로 있던 적이 있어. 그때 비구니인 이옥영을 만났는데, 둘은 단숨에 사랑하게 되었다는구나. 이옥영은 할머니에 의해 강제로 스님이 되었는데, 홍범도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미련 없이 파계를 했다는구나. 그런데 그들이 이옥영의 고향으로 가던 중에 건달의 공격을 받고 나서 그만 생사도 헤어졌다고 했어. 그게 6년 전의 일이었단다.

그런 이옥영의 소식을 우연히 들은 거야. 그래서 이옥영이 기거한다는 곳을 찾아가니, 정말 꿈에 그리던 이옥영이 있었단다. 옆에는 처음 보는 아들 용범도 있었단다. 한 동안 이옥영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했단다. 그리고 둘째 용환도 낳았어.

홍범도는 다시 의병 활동을 시작하려고 했어. 포수들을 모아 포수계를 만들고 함경도를 근거로 의병 활동을 시작했단다. 의병들의 활약이 많아지면서 의병들의 숫자는 늘어나고, 일본군은 홍범도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단다. 홍범도를 찾지 못한 일본헌병대는 그의 아내 이옥영과 아들 용범을 잡아갔단다. 모진 고문 끝에 이옥영은 그만 감옥에서 죽고 말았고,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용범은 화를 참지 못하고 감옥에 총기로 난사를 하고 그만 죽고 말았단다.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모두 잃은 홍범도. 점점 함경도에서 의병 활동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단다. 마지막으로 아내가 죽은 북청 헌병대를 기습 공격하고 압록강을 건너 간도 지방으로 넘어갔단다.


3.  

12년 후. 소설은 갑자기 12년을 건너뛰었단다. 홍범도는 대한독립군을 창설하여 이끌고 있는 사령관이 되어 있었어. 그리고 봉오동 전투에서의 일본군 500여명을 사살하는 성과를 냈단다. 봉오동 전투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보다 무척 짧게 나왔단다. 봉오동 전투 뿐만 아니라 소설 후반부의 이야기는 빠른 시간 전개로 이야기가 펼쳐졌어. 봉오동 전투 패배의 보복으로 일본은 훈춘 사건을 조작한 다음 간도 지역에 대대적인 군대를 파견하였단다.

이 때 북로군정서를 이끌고 있던 김좌진이 연대를 제의해 왔어. 그래서 지휘자들끼리 만나 협의를 했는데, 두 진영의 커다란 간극만 확인하고 결렬되었단다. 북로군정서의 지휘부는 양반위주의 지도자들이었어. 예전에 유인석 의병대와 연합해서 실패했던 일이 생각났을 거야. 그런데 얼마 뒤, 북로군정서 군이 5000여명의 일본군에게 포위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단다. 홍범도가 이끄는 대한독립군은 북로군정서를 지원해주러 갔단다. 그래서 홍범도의 대한독립군과 김좌진의 북로군정서가 연합 작전으로 일본군을 크게 무찌르게 되었단다.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청산리 전투였단다. 이것으로 소설은 끝이 났단다.

소설이라는 형식이니까 홍범도의 삶에서 가장 극적인 부분만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아빠와 기대와는 좀 달랐던 것 같구나. 홍범도의 활약상은 대한독립군을 이끌던 시절이 더 큰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소설에서 주로 다룬 것은 간도 지방으로 가기 전 국내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중심으로 해주었단다. 그것이 토대가 되어 나중에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의미였나? 아무튼 큰 기대와 달리 좀 실망이었던 책이란다.

그 실망을 달래기 위해 이 책을 읽고 나서 <봉오동 전투>라는 영화를 보았단다. 몇 년 전에 개봉한 영화인데 아빠는 이제서야 보는구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홍범도가 아니었단다. 봉오동 전투가 일어나기 전, 어떤 임무를 띠고 봉오동을 찾아가는 의병단원들의 이야기인데, 연기들도 잘하고, 스토리라인도 좋고 참 재미있게 봤단다. 영화에서 홍범도 장군은 마지막 장면에 조금밖에 나오지는 않지만, 소설의 아쉬움을 달래주는데 충분한 영화였단다. 언젠가는 너희들과 함께 다시 한번 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강원도 회양 땅인 중봉 꼭대기에 올라서면 동쪽으로는 옥녀봉, 비로봉, 월출봉, 국사봉 등이 건너다보인다.

책의 끝 문장: 대한 독립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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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2022-03-20 0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 홍범도 관련 서적은 추천할 만한 게 없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반병률의 <홍범도 장군>(한울)에 홍범도가 직접 쓴 일지와 몇편의 글을 볼 수 있습니다

bookholic 2022-03-20 23:29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안타깝습니다.
추천해주신 책은 나중이라도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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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의 두 번째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을 읽었단다. <동물 농장>은 이번이 두 번째 읽은 것이란다. 아빠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책 읽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거의 잊혀지기 십상인데,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 17년 전에 읽었는데도, 그 줄거리와 처음 읽었을 때의 놀라운 느낌이 아직도 남아 있단다. 아주 세세한 줄거리는 다 기억하지 못했지만, 러시아 혁명 이후 전체주의로 변해가는 모습을 동물에 빗대어 완벽하게 그려냈단다. 줄거리 대부분 생각이 나지만, <열린책들>에서 창립 35주년판으로 나온 책을 일주일 한 권씩 차례대로 읽기로 했는데, 한번 읽었던 책이라고 해서 빼먹고 읽을 수는 없지. 참고로 아빠가 17년 전에 읽은 것은 민음사에서 출간한 <동물 농장>이었단다.

얼마 전에 고세훈 님이 쓰신 조지 오웰에 관한 책을 읽고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주었잖아. 조지 오웰의 통찰력으로 사회주의가 마르크스가 꿈꾸던 이런 이상사회가 될 수 없다고 꿰뚫어 보고 있었단다. 좌파 지식인으로 직접 사회주의를 결함하고 그것이 쉽게 전체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세계 최초 사회주의혁명을 성공했던 러시아가 그걸 증명해 주었지. 그것을 통렬하게 비유해서 쓴 소설이 바로 <동물 농장>이고 말이야. 좌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좌파를 비판하는 좌파 지식인, 그가 바로 조지 오웰이란다.(아빠는 조지 오웰을 이렇게 생각해.) 너희들의 책장에도 <동물 농장>이 있더구나. 어린이들을 위해 편집되긴 했겠지만, 이 소설이 러시아 상황을 비유적으로 쓴 소설이라는 것을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란다. 아직 읽지 않은 것 같던데,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1.

17년 전 처음 읽을 때 이 책의 등장인물, 아니 등장 동물들을 실존 인물의 매칭한 메모를 책갈피로 사용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단다. 존스는 러시아황제 니콜라스 2, 메이저는 마르크스, 나폴레옹은 스탈린이런 식으로 말이지.. 그때 쓴 독후감을 찾아보니 그 메모가 그대로 남아 있어 다시 옮겨보았단다. 등장 인물, 아니 등장 동물들이 누구를 상징하는지 알면 읽는데 도움이 되었단다.

존즈

러시아황제 니콜라스 2

메이저

마르크스

나폴레옹

스탈린

스노볼

트로츠키

돼지들

볼셰비키

복서

프롤레타리아트

동물반란

러시아 혁명

모지즈

러시아 정교

몰리

러시아 백인/백군

스퀼러

프라우다

개들

비밀경찰

양들

선전대

미니무스

마야코프스키

필킹턴

영국

프레드릭

독일

농장 본채

크렘린

동물재판

모스크바 재판

동물학살

스탈린시대의 대숙청

외양간전투

1918-19년 연합군 침공

풍차 전투

1941년 독일의 러시아 침공

풍차   

소비에트의 5개년 계획들

<잉글랜드의 짐승들>

인터내셔설

….

인간들에게 핍박 받고 살던 동물들이 인간들을 상대로 반란, 아니 혁명을 일으키려고 했단다. 그 전까지는 그 핍박을 바꾸려 하지 순응하고 있던 많은 동물들에게 메이저라는 돼지가 눈을 뜨게 해 주었어. 우리는 할 수 있다. 인간들을 몰아내고 우리들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이야.

================

(25)

메이저가 말을 계속했다.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다시 한번 말하건대, 인간과 인간의 모든 방식에 적개심을 갖는 게 여러분의 의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십시오. 두 다리로 걷는 자는 모두 적이고, 네 다리나 날개를 가진 자는 모두 친구입니다. 그리고 인간과 싸울 때 그들을 닮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또한 명심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인간을 정복할 때에도 그들의 악습을 배워서는 안 됩니다. 어떤 동물도 집에서 살거나 침대에서 자거나 옷을 입거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돈을 만지거나 장사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의 습관은 모든 나쁜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동물이든 서로를 탄압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약하든 강하든, 현명하든 우둔하든 우리는 모두 형제들입니다.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합니다.

================

메이저가 나머지 동물들을 이끌어 혁명을 주도했으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나이 많은 돼지였단다. 동물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주고 그는 세상을 등지고 말았단다. 그리고 남아 있는 동물들 중에 스노볼과 나폴레옹이라는 돼지들의 주도하여 혁명을 일으키고 농장에서 인간들을 몰아내고 자신들이 접수하게 된단다. 농장을 접수한 그들은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는 내용을 포함하여 동물농장에서 지켜야 할 7계명을 선포하였단다.

================

(39)

7계명은 다음과 같았다.

7계명

1. 두 발로 걷는 자는 누구나 적이다.

2. 네 발로 걷거나 날개가 있는 자는 누구나 친구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


2.

동물 농장의 주인은 동물들 자신이었단다. 그들은 혁명의 성공에 축가를 불렀단다. 농장에서 쫓겨난 존스는 이웃 농장인 필킹턴과 프레드릭의 지원 하에 동물 농장을 쳐들어오지만, 동물들은 이들을 지켜낸다. 하지만 메이저가 죽기 전에 꿈꾸었던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이 세상에서는 만들기 어려웠단다. 시기와 욕심이라는 인간 본능을 버리기는 쉽지 않았어. 그런 시기와 욕심으로 나폴레옹은 혁명의 파트너였던 스노볼을 시기하게 된단다. 그리고 자신들이 훈련시킨 개들과 양들을 이용하여 스노볼을 동물 농장에서 쫓아내 버렸단다. 몇몇 동물들은 이해가 가지 않았단다. 그래서 항의를 하려는 동물도 있었지만, 나폴레옹 옆에서 무서운 이빨을 보이며 으르렁거리는 개들로 인해 찍소리도 하지 못했단다.

================

(69-70)

동물들은 스노볼이 추방된 데서 받은 충격에도 불구하고 나폴레옹의 발표를 듣고 당황했다. 정당한 이의라도 생각났더라면 몇몇 동물들은 항의를 했을 것이다. 복서조차도 막연히 걱정이 되었다. 그는 귀를 뒤로 젖히고 몇 번이나 앞머리를 흔들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몇몇 돼지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뚜렷한 생각을 말했다. 앞줄에 앉아 있던 어린 식용 돼지 네 마리가 찬성할 수 없다며 날카로운 소리를 꽥 지르더니 재빨리 벌떡 일어나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나폴레옹을 둘러싸고 있던 개들이 위협적으로 낮고 으르렁거렸고, 돼지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다시 그 자리에 앉아 버렸다. 그러자 양들이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고 거의 15분 동안이다 큰 소리로 외쳐 대는 바람에 토론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

시간이 지날수록 7계명은 하나 둘 사라지고 만단다. 동물들은 평등하다고 계명은 나폴레옹과 그를 따르는 돼지들과 개들에 의해 사라진 지 오래되었단다. 그들은 농장에 나오려 하지 않았고, 따뜻한 방안에 처박혀 술을 먹었단다. 그리고 그들의 뜻에 반하는 동물들은 공개재판을 하고 처단하는 일도 있었어. 뿐만 아니라 이해가 가지 않는 사업들도 하였단다. 예를 들어 풍차 같은 것을 건설하는 것이었는데, 이 일로 인해 일하는 시간은 그 전보다 훨씬 늘어났단다. 심지어 존스가 있던 시절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았단다. 하지만 그만큼 생활이 나아졌냐? 그것도 아니었어. 오히려 먹는 것은 더욱 줄었고 노동의 강도는 점점 세지고, 먹는 것은 점점 형편 없어졌어.

================

(103)

그해 내내 동물들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했다. 농장의 일상적인 일을 다 하면서 전보다 두 배나 더 두껍게 풍차의 벽을 쌓고 예정된 날짜에 풍차 건설을 끝낸다는 것은 엄청난 노동이었다. 존스 시대보다 더 오랫동안 일하고 먹는 것도 더 나아진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일요일 아침이면 스퀼러가 기다란 종이 두루마리를 앞발로 들고 각 식량 생산량이 2백 퍼센트, 3백 퍼센트, 혹은 경우에 따라 5백 퍼센트 증가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통계 수치를 발표했다. 동물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반란 전의 생활상이 어땠는지 뚜렷이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통계 수치는 아무래도 좋으니 먹을 것이라도 많이 먹어 봤으면 좋겠다고 느끼는 나날들이었다.

================

많은 동물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폴레옹 주변에는 무시무시한 개들이 있었단다. 아무 소리도 못했어. 반항을 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는 용기가 있어야 했지.

복서라는 말이 있었는데, 다른 동물들이 반항하고 나폴레옹을 뒤에서 욕을 해도 복서는 늘 나폴레옹의 뜻을 지지했단다. 그가 하는 일에는 큰 뜻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이야. 하지만 그는 늙어 죽을 때까지 일을 했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단다. 죽고 나서도 그는 농장의 재정을 위해 도살장에 팔려가기도 했단다.

어느 날 집안에 처박혀 있던 돼지들이 오랜만에 농장에 나왔는데 돼지들은 인간들처럼 두 발로 서는 법을 배웠고 얼굴도 사람처럼 변해 버렸단다. 저게 돼지인가? 사람인가? 할 정도로 말이지그들은 더 이상 동물들이 아니었단다. 다른 동물들을 착취하는 동물도 아닌, 인간도 아닌 그 중간의 이상한 존재가 되어 있었단다.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이 책이 처음 출간한 것은 1945년이었단다. 세계 2차대전이 끝나고 난 직후였지. 고세훈 님의 <조지 오웰>이라는 책 이야기할 때 이야기했지만, 이 소설을 오랫동안 출판사로부터 출간거부를 당했다가 어렵게 출간하게 된 것이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소속이었던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하는 소설이 부담스러웠던 거지. 그때만 해도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대체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이렇게 강하게 러시아를 비판하였으니 그것 또한 출판을 거부한 이유였을 거야.

1945년 종전 이후 세계는 급격하게 냉전시대에 들어가게 된단다. 우리나라는 냉전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었고, 그것이 얼마 못한 민족의 비극인 전쟁으로 폭발하고 말았지. 3년 간의 전쟁 뒤에 승부를 내지 못한 전쟁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말이야. 그러니 얼마나 반공 정신이 투철했겠니. 공산주의를 통렬히 비판한 <동물 농장>은 반공정책에 딱 걸 맞는 책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이런 사연으로 한국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1948<동물 농장>이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되었는데, 이것은 <동물 농장>이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 언어로 출간한 첫 번째였다고 하는구나. 좀 씁쓸하구나. 지은이는 반공세력이 그렇게 싫어했던 좌파 지식인이었는데 말이야.

책도 얇고 이미 한 번 읽은 책이라서 짧게 쓰려고 했는데, 주저리주저리 길어졌구나. 명작은 두 번 읽어도 강렬함을 주는구나.


PS:

책의 첫 문장: 매너 농장의 존스 씨는 그날 저녁 닭장 문은 자물쇠로 채웠지만 너무 술에 취한 탓에 작은 구멍 닫는 것은 잊어버렸다.

책의 끝 문장: 그러나 이미 어느 쪽이 인간이고 어느 쪽이 돼지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자연의 섭리일까요? 아니면 우리나라가 너무 가난해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유로운 생활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동지 여러분,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영국은 땅이 기름지고 기후가 온화해 현재 영국에 살고 있는 동물들보다 훨씬 많은 수의 동물들을 배불리 먹이고도 남습니다. 우리 농장의 경우에도 열두 마리의 말과 스무 마리의 암소와 수백 마리의 양을 먹여 살릴 수 있으며, 현재 우리 모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안락하고 품위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처럼 비참한 상태를 여전히 면치 못하고 있습니까? 그것은 우리의 노동으로 생산한 거의 모든 것들을 인간들이 다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습니다. 그것은 단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은 우리의 유일한 적입니다.인간을 여기서 몰아냅시다.그러면 배고픔과 과로의 근원이 영원히 사라질 것입니다 - P21

여하튼 동물들은 잘사는 것 같지 않은데 (물론 돼지들과 개들은 빼고) 농장은 더 부유해진 것 같았다. 어쩌면 돼지들과 개들의 숫자가 불어난 것도 그 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돼지들과 개들도 나름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스퀼러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명한 대로 그들은 농장 일을 감독하고 조직하는 데 할 일이 많았다. 이런 일들 중 상당 부분은 무지한 다른 동물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스퀼러는 돼지들은 <문서>, <보고서>, <의사록>, <각서>와 같은 알 수 없는 것들에 매일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것들은 글씨로 뒤덮인 커다란 종잇조각으로 글씨가 다 채워지면 즉시 아궁이에 던져져 태워졌다. 이 일은 농장의 복지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스퀼러가 말했다. 그러나 돼지들과 개들은 자신들의 노동으로 어떤 식량도 생산해 내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의 수는 굉장히 불어났고 식욕도 늘 왕성했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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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3-18 0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에 읽을때 아무생각없었는데 북홀릭님은 흥미진진하셨겠는걸요?!😄 저도 이번에<동물농장> 재독할 때는 각 동물들이 상징하는 인물들,정보들 적어두어야겠어요.

bookholic 2022-03-19 00:28   좋아요 1 | URL
제가 예전부터 기억력이 좋질 않아 등장인물들이 많은 소설들은 적지 않고 읽으면 혼란스럽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새파랑 2022-03-18 07: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북홀릭님은 체계적인 독서를 하시는군요 ^^ 동물농장은 정말 명작인거 같아요 ㅋ 이제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거의 다 읽으셨을거 같아요~!!

bookholic 2022-03-19 00:32   좋아요 1 | URL
체계적인 것보다는, 뭐랄까... 음.. 안 좋은 단어만 떠오르는군요..^^
아무튼, 순서가 있는 것을 순서를 지켜야 하는 체질^^
일주일에 하나씩 읽다 보니 아직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페크pek0501 2022-03-18 1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독서법이십니다.^^

bookholic 2022-03-19 00:33   좋아요 0 | URL
아이고, 부끄럽고 고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기억력이 좋질 않아서 ...^^
칼럼 잘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