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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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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콜슨 화이트헤드라는 작가의 <니클의 소년들>이라는 소설을 읽었단다. 콜슨 화이트헤드라는 작가는 아빠는 처음 보는 작가인데, 예전에 퓰리처 상 등 많은 상을 받은 미국의 작가라고 하는구나. 이번에 읽은 <니클의 소년들>은 그의 두 번째 퓰리처 상 수상작이라고 하는구나.

<니클의 소년들>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했어. 미국이라는 나라가 인종 차별이 심한 나라이고, 그것이 오랫동안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단다. 그런 사건 중에 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 <니클의 소년들>이라는 소설이란다. 인종 차별을 없애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지만, 아직도 심심치 않게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퓰리처 상에 선정된 것도 이런 사회문제를 담고 있어서 선정된 것이 아닐까 싶구나. 이 책이 퓰리처 상을 받은 것이 2020년인데, 2020년에도 이런 인종 차별이라는 주제가 공감 가는 주제라고 생각하니 씁쓸하구나.


1.

소설은 니클 캠퍼스 공터의 땅속에서 수십 수의 시신과 유골들이 발견되면서 소설이 시작한단다. 니클 캠퍼스는 어떤 곳이길래, 그리고 그곳에 왜 의문의 유골들과 시신들이 수십 개나 묻혀 있는지그 이야기를 해볼게.

1960년대의 미국은 인종 차별이 정말 심한 시기였단다. 유색 인종들은 놀이공원, 극장도 가지 못하던 시절이었어. 엘우드라는 소년이 주인공인데, 엘우드는 유색인종이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단다. 부모님은 오래 전에 집을 떠나고 없었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으니, 집안 사정이야 뻔하겠지. 니클의 할머니는 호텔 주방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근근이 이어갔어. 엘우드는 어렸을 때부터 똑똑하고 착한 아이였단다. 우연히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이 담긴 레코드 판을 얻게 된 이후, 그 내용을 엄청 많이 듣고 감명을 받았어. 그런 영향인지 엘우드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인권운동 시위에도 참가했단다.

공부를 꾸준히 잘했던 엘우드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흑인들도 갈 수 있는 대학에 가기로 했단다. 대학으로 처음 가는 날, 대학까지 가는 차를 얻어 타게 되었는데, 하필 그 차는 훔친 차였단다. 그러니까 엘우드에게 차를 태워준 사람이 그 차를 훔쳐서 운전하고 있었던 거야. 엘우드는 차 훔친 것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 그 차에 함께 타고 있었다는 이유로 차량절도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되었어. 그래서 대학이 아닌 소년감화원 니클에 가게 되었단다. 이 소설의 제목에 등장하는 니클은 앞서 니클 캠퍼스라고도 불렀는데,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범죄를 저지른 어린 소년들을 교육시키는 소년감화원이었던 거야. 니클에 비록 왔지만, 엘우드는 좌절하지 않고,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빨리 이곳을 졸업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다시 가길 꿈꾸었단다.

어느날 니클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을 도우려다가 한 대 얻어맞았는데, 그것이 감독관에게 걸려서 쌍방간 싸움으로 몰려 벌을 받게 되었단다. 계속된 억울함. 그런데 그 벌이라는 것이 장난이 아니더구나. 정신을 잃을 때까지 채찍질 당하는 것이었어. 니클 내에서는 그 벌 받는 곳을 화이트하우스라고 불렀단다. 화이트하우스에서 벌을 받고 나서는, 병동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였어. 엘우드는 그런 억울함에 화가 날 법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인내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려고 했단다. 봉사활동도 하고, 혼자 독학으로 공부도 꾸준히 했어. 그렇다고 해서 니클에서 지내는 기간이 줄어들 것처럼 보이지 않았단다.

니클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었단다. 보육 기간을 마치는 것. 법원의 판결이 바뀌어 나가는 것. 죽은 것그런데 이 죽는 것이란 것이 자연사가 아니고, 체벌과 가혹행위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문제란다. 그리고 그렇게 죽고 나면 외부에는 진실을 숨긴 채, 도망가버렸다고 이야기를 했어. 그리프라는 아이가 있었단다. 그리프 또한 니클에 들어온 흑인 소년이었어. 니클에서 열린 공식 복싱 경기에 참석을 한 그리프는 누가 보나 우승후보였단다. 복싱 경기를 두고 니클의 감독관들은 돈을 걸기도 했나 봐. 아무래도 그리프에게 가장 많은 돈이 몰려 있겠지. 한 백인 감독관이 그리프에게 다가와 몰래 승부조작을 하라고 명령했단다. 일부러 지라는 것이었지. 그런데 경기를 하다 보니 승부욕에 앞섰던 그리프는 우승을 하고 말았단다. 그 시합 이후 그리프는 화이트하우스에 끌려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니클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도망치는 것이었어.


2.

소설 중간중간에 먼 미래의 엘우드의 모습이 나온단다. 니클을 떠나 수십 년이 지나고 나서, 번듯한 사업가가 된 엘우드. 수십 년이 지나고 나서도 니클의 옛 기억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였어.

….

다시 니클에서 생활을 이야기해볼게. 엘우드는 니클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그 중에 가장 친한 친구는 잭 터너였단다. 둘은 서로 의지하면서 힘든 니클 생활을 버텨 나갔단다. .어느날 니클에 감사가 오기로 되어 있었어. 니클의 소년들은 모두 이 감사를 위해 준비를 했단다. 이곳 저곳을 광내고 청소하고 그랬어. 엘우드는 이번이 찬스라고 생각했단다. 니클의 실상과 불법 행위를 외부에 알릴 수 있는 기회 말이야. 그래서 그 내용을 쪽지에 적었고, 엘우드는 그걸 감사온 사람에게 주려고 했어. 이 계획을 들은 터너는 반대했단다. 그래 봤자 변하는 것은 없을 거라고엘우드는 그 쪽지를 건넬 기회만 계속 보다가 건네지 못하고 고민하고만 있었어. 이 때 터너는 그 쪽지를 대신 전달하겠다면서, 몰래 감사하러 온 사람 중에 한 명의 주머니에 그 쪽지를 넣었단다.

그 일의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엘우드가 두 번째로 화이트하우스에 가게 된 것이었단다. 니클의 감독관이나 감사나 다 한통속이었던 거야. 화이트하우스에 들어간 엘우드는 3주가 지나도록 계속에 있었어. 매일 구타당하고 채찍질 당하고…. 그렇게 3주가 지난 어느날 터너가 찾아왔어. 감독관들이 내일 엘우드를 죽이기로 했다고 말이야. 그러니 더 이상 이곳에 있지 말고 도망가자고니클을 벗어날 수 있는 네 번째 방법도망터니와 엘우드는 극적으로 니클을 탈출해서 도망을 갔단다. 하지만 며칠 뒤 그들은 그들을 뒤쫓는 감독관에게 발각되었어. 다시 도망. 하지만, 얼마 못 가 감독관이 쏜 총으로 그만 엘우드는 죽고 말았단다.

, 뭐라고? 엘우드가 죽었다고요? 이렇게 반문하겠지.. 이미 이전에 수십 년 후 사업가로 변신한 엘우드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말이야. 간신히 도망을 간 잭 터너는 나중에 이름을 엘우드로 바꾸고 엘우드로 살아갔단다. 엘우드라는 이름으로 평생 부끄럽지 않은 살을 살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살아왔던 거야.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여전히 그를 후회로 빠뜨리는 것은바로 엘우드의 그 쪽지를 그냥 버렸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한 점이란다. 그랬다면 엘우드가 화이트하우스에서 고생하지도 않고, 죽지도 않았을 텐데, 하면서 말이야. 사업자로 존경 받는 사람이 되었지만, 평생 트라우마로 그를 괴롭히는 것은 수십 년 전 그의 선택이었단다. 하지만 터너도 엘우드를 돕기 위해 용기를 낸 행동이었으니, 너무 탓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의지했던 친구의 죽음이니 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겠더구나.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참 안타까운 이야기이고, 이런 일들이 불과 몇 십 년 전에 일어났던 일들이라는 것이 가슴 아프구나. 지은이 콜슨 화이트헤드의 첫 번째 퓰리처 수상작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라는 작품인데 이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그 녀석들은 죽어서도 골칫덩이였다.

책의 끝 문장: 그는 배가 고팠고 이 식당은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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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08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가슴 아프게 읽은 ㅠㅠ 북홀릭님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2-03-08 23:55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즐거운 봄날, 즐거운 독서와 즐거운 시간 되세요~~^^

새파랑 2022-03-08 1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콜슨 화이트헤드는 퓰리처상~ 북홀릭님은 3월의 리뷰상~!! 축하드립니다 ^^

bookholic 2022-03-08 23:58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22-03-08 1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ookholic 2022-03-08 23:5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따뜻한 글도 고맙고요..
즐거운 대선일 되십시오~~^^

이하라 2022-03-08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2-03-08 23:59   좋아요 2 | URL
이하라 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대선일 되시고요....^^

페넬로페 2022-03-09 0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 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니클의 소년들‘, 읽으면서 저도 많이 힘들고 가슴 아팠어요, ㅠㅠ

bookholic 2022-03-12 00:0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니클의 소년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더 가슴이 아팠던 것 같아요...

강나루 2022-03-09 0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오늘 아직 투표하지 않으셨다면, 투표하는 거 아시죠^^

bookholic 2022-03-12 00:0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투표는 잘했는데...
결과는 원하지 않게 나와서...
며칠째 암것도 안하다가 댓글이 늦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thkang1001 2022-03-09 1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2-03-12 00:02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러블리땡 2022-03-10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bookholic 2022-03-12 00:03   좋아요 1 | URL
러블리땡 님 고맙습니다...
이젠 완연한 봄이 된 거 같아요..
즐거운 봄날 되십시오~~

scott 2022-03-10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 축하 합니다
‘니클의 소년들‘ 실화처럼 읽혀저서 더 슬픈 ㅠ.ㅠ

bookholic 2022-03-12 00:05   좋아요 1 | URL
넵, 고맙습니다~~^^
이젠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겠죠?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thkang1001 2022-03-1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감사합니다! bookholic님께서도 즐거운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21)

하지만 이것이 단지 자연의 섭리일까요? 아니면 우리나라가 너무 가난해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유로운 생활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동지 여러분,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영국은 땅이 기름지고 기후가 온화해 현재 영국에 살고 있는 동물들보다 훨씬 많은 수의 동물들을 배불리 먹이고도 남습니다. 우리 농장의 경우에도 열두 마리의 말과 스무 마리의 암소와 수백 마리의 양을 먹여 살릴 수 있으며, 현재 우리 모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안락하고 품위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처럼 비참한 상태를 여전히 면치 못하고 있습니까? 그것은 우리의 노동으로 생산한 거의 모든 것들을 인간들이 다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습니다. 그것은 단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은 우리의 유일한 적입니다. 인간을 여기서 몰아냅시다. 그러면 배고픔과 과로의 근원이 영원히 사라질 것입니다.


(25)

메이저가 말을 계속했다.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다시 한번 말하건대, 인간과 인간의 모든 방식에 적개심을 갖는 게 여러분의 의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십시오. 두 다리로 걷는 자는 모두 적이고, 네 다리나 날개를 가진 자는 모두 친구입니다. 그리고 인간과 싸울 때 그들을 닮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또한 명심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인간을 정복할 때에도 그들의 악습을 배워서는 안 됩니다. 어떤 동물도 집에서 살거나 침대에서 자거나 옷을 입거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돈을 만지거나 장사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의 습관은 모든 나쁜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동물이든 서로를 탄압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약하든 강하든, 현명하든 우둔하든 우리는 모두 형제들입니다.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합니다.


(39)

7계명은 다음과 같았다.

7계명

1. 두 발로 걷는 자는 누구나 적이다.

2. 네 발로 걷거나 날개가 있는 자는 누구나 친구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69-70)

동물들은 스노볼이 추방된 데서 받은 충격에도 불구하고 나폴레옹의 발표를 듣고 당황했다. 정당한 이의라도 생각났더라면 몇몇 동물들은 항의를 했을 것이다. 복서조차도 막연히 걱정이 되었다. 그는 귀를 뒤로 젖히고 몇 번이나 앞머리를 흔들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몇몇 돼지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뚜렷한 생각을 말했다. 앞줄에 앉아 있던 어린 식용 돼지 네 마리가 찬성할 수 없다며 날카로운 소리를 꽥 지르더니 재빨리 벌떡 일어나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나폴레옹을 둘러싸고 있던 개들이 위협적으로 낮고 으르렁거렸고, 돼지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다시 그 자리에 앉아 버렸다. 그러자 양들이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고 거의 15분 동안이다 큰 소리로 외쳐 대는 바람에 토론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103)

그해 내내 동물들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했다. 농장의 일상적인 일을 다 하면서 전보다 두 배나 더 두껍게 풍차의 벽을 쌓고 예정된 날짜에 풍차 건설을 끝낸다는 것은 엄청난 노동이었다. 존스 시대보다 더 오랫동안 일하고 먹는 것도 더 나아진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일요일 아침이면 스퀼러가 기다란 종이 두루마리를 앞발로 들고 각 식량 생산량이 2백 퍼센트, 3백 퍼센트, 혹은 경우에 따라 5백 퍼센트 증가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통계 수치를 발표했다. 동물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반란 전의 생활상이 어땠는지 뚜렷이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통계 수치는 아무래도 좋으니 먹을 것이라도 많이 먹어 봤으면 좋겠다고 느끼는 나날들이었다.


(137)

여하튼 동물들은 잘사는 것 같지 않은데 (물론 돼지들과 개들은 빼고) 농장은 더 부유해진 것 같았다. 어쩌면 돼지들과 개들의 숫자가 불어난 것도 그 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돼지들과 개들도 나름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스퀼러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명한 대로 그들은 농장 일을 감독하고 조직하는 데 할 일이 많았다. 이런 일들 중 상당 부분은 무지한 다른 동물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스퀼러는 돼지들은 <문서>, <보고서>, <의사록>, <각서>와 같은 알 수 없는 것들에 매일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것들은 글씨로 뒤덮인 커다란 종잇조각으로 글씨가 다 채워지면 즉시 아궁이에 던져져 태워졌다. 이 일은 농장의 복지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스퀼러가 말했다. 그러나 돼지들과 개들은 자신들의 노동으로 어떤 식량도 생산해 내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의 수는 굉장히 불어났고 식욕도 늘 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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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적정한 기술이 사람의 삶을 바꾸듯 적정한 심리학 이야기도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이론이 아닌 실생활에서 실질적인 위력을 갖는 실용적인 심리학 정도로 바꾸어 설명할 수도 있겠다. 나와 내 옆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소박한 심리학을 나는 적정심리학이라 이름 붙였다.


(39)

가 흐려지면 사람은 반드시 병든다. 마음의 영역에선 그게 팩트다. 공황발작은 자기 소멸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이 버둥거리며 보내는 모르스 부호 같은 급전(急電)이다. “내가 희미해지고 있어요. 거의 다 지워진 것 같아요.”라는 단말마다. 공황발작의 원인을 생물학적 요인 중심으로 판단하면 증상을 없애기 위해 약물치료에 보다 치중하겠지만, 그러다 보면 공황발작이 의미하는 개인의 심리적 상태에 대한 집중과 해결은 놓치기 쉽다.


(50)

사람은 상대가 하는 말의 내용 자체를 메시지의 전부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그 말이 내포한 정서와 전제를 더 근원적인 메시지로 파악하고 받아들인다. ‘너는 옳다고 해주면 A는 지금 집밖을 배회하는 내가 참 잘하고 있구나라고 믿는 게 아니라 찌질하게 구는 나를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의 존재를 통해서 자기 존재에 대해 안심하게 된다. 산소가 희박한 순간에 고농축 산소를 들이켜는 것이다. 사람은 기계적인 존재가 아니다. 생각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정서적인 존재다. 어른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다.


(88)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직장 생활은 한 인간이 입체적인 모습과 다양한 역할로 사는 시간이 아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도구로 살아온 시간이며, 사회적 성공이란 자기 억압의 결과일 수 있다. 그런 삶의 끝에서 만나는 은퇴란 몸에 밴 가지 억압이 한꺼번에 풀리는 일대 사건이다. 과장하자면 평생 감옥에 있다 출소하면서 눈부신 햇빛에 눈을 찡그리는 출소자 같은 상태다. 24시간 정해져 있는 삶을 살다가 사방 어디로든 발을 떼어도 되고 언제 먹든 언제 잠자리에 들든 자유로운 상태다. 비로소 내 삶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103)

심폐소생술은 심장 외 다른 장기들은 제쳐놓고 오로지 심장과 호흡에만 집중하는 응급처치다. 심장 기능만 돌아오면 몸의 다른 모든 기능은 알아서 연쇄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심리적  CPR도 마찬가지다. 심리적 CPR라는 존재 자체에만 집중해야 한다. 심장 압박을 할 때는 두꺼운 옷을 젖히고 옷에 붙은 액세서리도 다 떼고 정확하게 가슴의 중앙 바로 그 위 맨살에 두 손을 올려놓는다. 심리적 CPR처럼 보이지만 가 아닌 많은 것들을 젖히고 라는 존재 바로 그 위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이다.


(121)

공감은 내 등골을 빼가며 누군가를 부착하는 일이 아니다. 그 방식으론 상대를 끝까지 부축해 낼 수 없다. 둘 다 늪에 빠진다. 공감은 너를 공감하기 위해 나를 소홀히 하거나 억압하지 않아야 이루어지는 일이다. 누군가를 공감한다는 건 자신까지 무겁고 복잡해지다가 마침내 둘 다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지는 일이다.

너를 공감하다 보면 내 상처가 드러나서 아프기도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나도 공감받고 나도 치유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공감하는 사람이 받게 되는 특별한 선물이다.


(125)

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 마음을 구석구석, 찬찬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다. 사람의 내면을 한 조각, 한 조각 보다가 점차로 그 마음의 전체 모습이 보이면서 도달하는 깊은 이해의 단계가 공감이다. 상황을, 그 사람을 더 자세히 알면 알수록 상대를 더 이해하게 되고 더 많이 이해할수록 공감은 깊어진다. 그래서 공감은 타고나는 성품이 아니라 내 걸음으로 한발 한발 내딛으며 얻게 되는 무엇이다.


(153)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주는 공감자가 되기 위해선 그의 마음에 대해 에게 물어야 한다. 돕는 자로서의 견해를 말하거나 주장하기보다 에게 주목하고 그의 마음에 대해 그에게 물어야 한다. 그의 세세한 속마음은 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전문가가 알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비로소 그에게 질문을 시작할 수 있다. 그만이 아는 그의 마음에서 혼돈을 끝낼 그만의 길이 나온다. 당사자가 그것을 속속들이 느끼고 만질 수 있을 때까지 그의 손을 놓지 않는 것이 공감자의 일이고 그것이 치유다.


(158)

공감은 상처를 더 그러낼 수 있게 만들고 제대로 드러난 상처 위에서 녹아드는 연고다. 상처 위에 바로 스민다. 상처 부위를 덮고 있는 겉옷 위에 뿌리는 분무제가 아니라 옷을 젖히고 상처 난 바로 그 부위 맨살에 바르는 약이다. 정확하고 집중력 있는 공감은 문제 해결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책임진다. 공감은 치유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관장하는 강력한 치유제다.


(171)

친구를 때린 아이와 엄마의 관계처럼 부모와 미성년 자식 간에 생기는 대부분의 정서적 갈등은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공감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다. 부모만 잘하면 해결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부모가 관계의 본질을 이해하고 사과하고 제대로 공감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허무할 만큼 어렵지 않게 갈등이 풀린다.

그러나 성인 간의 관계는 다르다.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 있지만 나만 잘한다고 되지 않는다. 상대가 감당해야 할 몫도 있다. 그것까지 내가 짊어질 이유는 없다. 너도 있지만 나도 있다. 어떤 관계에서든 납득할 수 없는 심리적 갑을 관계가 일방적이고 극단적으로 계속된다면 이런 관계를 끊을 수 있는 것이 더 건강하다. 우선 내 건강성을 지켜야만 나중을 기약할 수도 있다.


(203-204)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그 관계가 기쁨과 즐거움이거나 배움과 성숙, 성찰의 기회일 때다. 그것이 관계의 본질이다. 끊임없는 자기 학대와 자기혐오로 채워진 관계에서 배움과 성숙은 불가능하다. 자기 학대와 자기혐오가 커질 수밖에 없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끊어야 한다.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면 끊어야만 자기를 지킬 수 있는 관계들이 의외로 많다. .관계를 끊으면 그때서야 상대방도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최소한의 계기가 만들어진다. 그런 계기로 삼지 못해서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되어도 그건 그의 몫이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247)

공감이란 제대로 된 관계와 소통의 다른 이름이다. 공감이란 한 존재의 개별성에 깊이 눈을 포개는 일, 상대방의 마음, 느낌의 차원까지 들어가 그를 만나고 내 마음을 포개는 일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도 내 마음, 내 느낌을 꺼내서 그와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일이다. 그렇게 서로의 개별성까지 닿지 않으면서 함께 사는 부부는 서로의 역할에 충실한 기능적 관계이기 쉽다.


(315)

공감이 그렇다. 옴짝달싹할 수 없을 것처럼 숨 막히는 고통과 상처 속에서도 공감이 몸에 배인 사람은 순식간에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없는 것 같던 공간이 순식간에 눈 앞에 펼쳐진다. 사람들 마음속에서 공감이 하는 일이다. 사람은 그렇게 해서 사지를 빠져나올 수 있다. 공감의 힘이다. 그렇게 놀랍고 아름다운 공감의 힘을 내가 가진 경험과 정성을 다해 펼쳐놓았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것이 지금 내가 가진 나의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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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시간 -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
조국 지음 / 한길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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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우리나라 언론과 검찰은 문제가 참 많은 조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단다. 우선 언론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해. 요즘에는 종이 신문을 많이 보지 않지만, 여전히 포털을 통해서 기사를 접하게 되고, 그 기사들을 읽고 나면 그 기사들이 우리의 머릿속에 녹아 들게 되고 결국 내 생각에 영향을 주게 된단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이 무척 중요한데, 우리나라 언론은 언론의 자유라는 명목 아래, 너무 왜곡된 기사를 써 내고, 아님 말고 식의 확인 안된 기사를 쏟아내게 된단다. 너희들도 나중에 커서 기사나 보도를 볼 때, 그것이 백퍼센트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 명심하고 봐야 한단다.

그리고 검찰이라는 조직도 정말 무서운 조직이란다.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법을 지키면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검찰은 우리나라 권력 구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단다. 자신들과 대립을 하게 된 정치인들이나 유력 인사가 있다면, 뒷조사를 해서 온갖 의혹을 만들어 낸단다. 그리고 그 검증 안된 의혹들을 언론과 자신들과 호흡이 맞는 정당(지금은 야당)에 그 내용을 흘리면 확대 왜곡되어 포털 1면에 실리게 된단다. 그러면 그것으로 검찰은 다시 수사하고아주 철저하게 말이야. 그래도 쓰러지지 않으면 그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친척, 친구, 지인들까지 모조리 뒤져서 조사한단다. 그렇게 가족, 친척, 친구까지 괴롭힘을 당하면 당사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단다.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일들이란다. 조국 前 법무부 장관님도 그런 일을 경험했다고 하더구나. 검찰의 의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꿋꿋하게 버티셨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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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조선일보> 기자는 내가 치료받은 병원까지 찾아가 무슨 치료였는지 묻고 갔다. 동네 카페와 세탁소 등 상점을 방문해 나와 내가족에 대한 불만이 없는지도 탐문했다. 채널A는 등교하는 아들을 따라붙어 버스에 올라타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질문을 퍼부었다. 아파트 인근에 회사명이 붙어 있지 않은 취재 차량을 항상 주차해놓고 가족이 이동하면 추격전을 벌였다. 서울에 오셨다가 부산으로 돌아가는 어머니를 모시고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을 계속 쫓아오더니, 어머니가 내리자 어머니를 가로막고 카메라를 들이댔다. 친구와 지인을 만나러 나갔다가 쫓아오는 차를 확인하고 돌아온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만남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친구와 지인에게 카메라를 들이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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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자세히 알지 못해서 알고 있는 수준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지만, 아무튼 검찰이란 권력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최고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단다. 법이라는 이름 아래, 칼을 휘두르고 있거든. 그것도 자기 입맛에 맞게 말이야. 자기 내부의 잘못이나 검찰의 친한 세력의 잘못은 대충대충 넘겨 버리고 말이야. 일부 양심 있는 내부고발자들에 의해 검찰의 비리를 세상에 공개되기도 하지만, 그러면 그런 이들이 바로 왕따 당하고 검찰 옷을 벗게 되는 것이 현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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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으로 검찰의 민낯을 폭로한 비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출간한 이연주 변호사는 개탄했다.

검사들은 과거 언론 탄압하고, 민간인 사찰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했던 잘못은 한 번도 되돌아보지 않으면서, 검찰이 휘두른 칼에 억울하게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은 느끼지 않으면서, 검찰 조직 문제에만 기개 있게 덤비고 정의를 내세운다.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 비겁한 사람들이다.”

이어 이 변호사는 검찰의 모토를 간명하게 정리했다.

정권은 유한하고, 검찰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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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수 수구 정당은 검찰과 합이 잘 맞아서 검찰이 잘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뭐라 하지 않는단다. 그들이 잘못을 하면 오히려 도움도 받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진보 또는 민주 정당의 경우는, 검찰이 이 잘못된 부분을 고치려고 오랫동안 노력을 해왔단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도 검찰 개혁을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하시고, 검찰의 칼을 맞으셨단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도 가장 후회하는 것이 바로 검찰 개혁을 하지 못한 것이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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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이랬던 검찰이 지금은 달라졌을까. 나는 항상 고 노무현 대통령의 한탄을 잊지 않으려 했다.

검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가운데 검찰은 임기 내내 청와대 참모들과 대통령의 친인척들, 후원자와 측근들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추진한 대가로 생각하고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런데 정치적 독립과 정치적 중립은 다른 문제였다. 검찰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면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주어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자 정치적 중립은 물론이요 정치적 독립마저 스스로 팽개쳐버렸다. 검경수사권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럽다.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한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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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님께서 당선되시면서 다시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단다. 그 검찰 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직책인 법무부 장관. 2019 8, 민정수석을 했던 조국 서울대 교수님이 법무부 장관 후보에 지명되었단다. 검찰에 있어 조국 법무부 장관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를 무조건 낙마 시키기 위한 작전에 들어갔단다. 앞서 이야기했던, 당사자, 가족, 친척, 지인들의 먼지 털기 또는 없는 먼지도 만들어내기 작전이를 받아 증폭시켜서 온 세상에 퍼뜨리는 언론들까지 합세. 세상 사람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를 이젠 색안경으로 끼고 보게 된단다.

물론 조국 법무부 장관도 백퍼센트 청렴 결백한 사람은 아니란다. 그렇다고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린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실감을 주게 된 점은 자신도 반성하셨어. 소위 금수저를 갖고 태어난 강남좌파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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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2019 9 2일 기자간담회에서 토로했다.

저는 통상적 기준으로 금수저가 맞습니다. 세상에서 강남 좌파라고 부르는 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금수저면 항상 보수로 살아야 합니까. 강남에 살면 보수여야 합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금수저이고 강남에 살아도 우리 사회 제도가 좀더 좋게 바뀌면 좋겠다, 공평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런 고민을 했고 공부했다 해도 실제 흙수저 청년, 흙수저 사람들의 마음을 고통을 제가 얼마나 알겠습니까. 10분의 1도 모를 것입니다. 그것이 제 한계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고 합니다. 금수저라 해도, 강남 좌파라 야유받아도 국가권력이 어떻게 바뀌는 게 좋겠다, 정치적 민주화가 어떻게 되면 좋겠다고 고민해왔습니다. 그 점에 대해 나쁜 평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해보려고, 그 기회를 달라고 여기에 비난받으며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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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검찰과 언론의 일방적인 공격에 조국 前 법무부 장관님도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할 곳이 필요했어. 언론에서는 잘 받아주지 않으니, 이렇게 책을 통해서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하게 된 것이란다. 누군가는 핑계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싸움을 하더라도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하니, 조국 前 법무부 장관님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특히 언론에서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만 보고, 조국 前 법무부 장관님을 욕했던 사람들이 이 책들을 보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또 이런 책들을 잘 안 본단다. 검찰과 언론의 작전 성공.


2.

언론으로 만들어진 나쁜 여론에도 불구하고, 조국 님은 법무부 장관에 되셨단다. 괴롭힘을 당하는 가족, 친척, 지인들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만두었겠지만, 이런 일들은 (이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고, 자신이 아니면 또 검찰 개혁은 뒤로 무한정 미뤄질 것이라 생각해서 법무부 장관이 되셨단다. 그리고 최단 기간 일을 하시고 사퇴를 하셨지만, 검찰 개혁의 초석을 쌓으셨단다. 후임 법무부 장관님들이 이어서 잘 검찰 개혁을 할 수 있도록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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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41)

장관 사퇴 후 정의당도 유상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덕담을 해주었다.

취임 이후 36일 동안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을 해왔고, 오늘까지도 개혁안을 발표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면서 45년 만에 특수부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한 것 등 그동안 검찰개혁의 초석을 마련했다. 가족들에 대한 수사 등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추진해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했으며,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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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에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여기에 적진 않을게. 검찰 개혁이 한 걸음 아제 나아갔으니, 앞으로 좀더 진척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긴 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검찰 조직의 우두머리께서 검찰을 그만두고 대통령을 하겠다고 소리치고 있거든. 그런데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 발짝 나아간 검찰개혁은 어떻게 될까. 안 봐도 눈에 선하구나. 더 강력한 검찰공화국이 되지 않을까 싶어. 아무튼 올해 진행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나라 백성들이 올바른 선택을 해서, 검찰 개혁도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법의 잣대가 누구에게나 공평했으면 좋겠구나. 최근 재판 결과들을 보면 당사자가 아닌 아빠가 엄청 속상하고 분노가 일 정도이거든


PS:

책의 첫 문장: 2019년 봄날, 청와대 뜰에는 봄꽃이 피어 있었다.

책의 끝 문장: 사람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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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여러분들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어른들은 도무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물어보지 않는다. <그 애의 목소리는 어떠니? 그 애는 무슨 놀이를 좋아하니? 그 애도 나비를 채집하니?> 절대로 이렇게 묻는 법이 없다. <그 앤 나이가 몇이지? 형제들은 몇이나 되고? 몸무게는 얼마지? 그 애 아버지는 얼마나 버니?> 항상 이렇게 묻는다. 이렇게 묻고 나서야 어른들은 그 친구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여러분들이 <나는 아주 아름다운 장밋빛 벽돌집을 보았는데요, 창문에 제라늄이 있고, 지붕 위에 비둘기가 있고……> 이런 식으로 어른들에게 말한다면, 어른들에겐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10만 프랑짜리 집을 보았어요.> 비로소 그들은 소리친다. <정말 예쁜 집이겠구나.>


(44)

그때 난 아무것도 알지 못한 거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 꽃을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 꽃은 나를 향기롭게 해주고 내 마음을 밝게 해주었어. 거기서 도망쳐 나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그 어설픈 거짓말 뒤에 따뜻한 마음이 숨어 있는 걸 눈치챘어야 했는데. 꽃들은 정말 모순덩어리야! 하지만 난 꽃을 사랑하기엔 너무 어렸어.”


(53)

바로 그렇다. 누구에게나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해야 하느니라.” 왕은 계속했다. “권위는 무엇보다도 이성에 근거를 두는 법이니라. 네가 만일 네 백성들에게 바다에 빠져 죽으라고 명령을 한다면 그들은 혁명을 일으키리라. 짐이 복종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은 짐의 명령이 지당하기 때문이니라.”


(76)

할아버지 생각엔 제가 어딜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물었다.

지구가 괜찮아.” 지리학자가 대답했다. “그 별은 평판이 좋아……”

그래서 어린 왕자는 자기 꽃을 생각하며 길을 떠났다.


(92-93)

나는 친구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그건 모두를 너무나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고?”

물론이지.” 여우가 말했다. “너는 아직 내게 세상에 흔한 여러 아이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아이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네가 필요 없어. 너도 역시 내가 필요 없지. 나도 세상에 흔한 여러 여우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여우에 지나지 않는 거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의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고……”


(94-95)

자기가 길들인 것밖에 알수 없는 거야.” 여우가 말했다. “사람들은 이제 어느 것도 알 시간이 없어. 그들은 미리 만들어진 것을 모두 상점에서 사지. 그러나 친구를 파는 상인은 없어.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지.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줘!”

어떻게 해야 하는데?”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아주 참을성이 있어야 해.” 여우가 대답했다. “처음에는 나한테서 조금 떨어져서 바로 그렇게 풀밭에 앉아 있어. 나는 곁눈질로 너를 볼 텐데, 너는 말을 하지 마. 말은 오해의 근원이야. 그러나 하루하루 조금씩 가까이 앉아도 돼……”


(98-99)

잘 가.”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나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여우는 말했다. “그러나 너는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나는 내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110-111)

아저씨네 별에 사는 사람들은,” 어린 왕자가 말했다.

정원 하나에 장미를 5천 송이나 가꾸고 있어…… 그래도 거기서 자기들이 구하는 것을 찾지는 못해……”

찾지 못하지.” 내가 대답했다.

하지만 자기들이 구하는 것을 장미꽃 한 송이에서도 물 한 모금에서도 찾을 수 있을 텐데……”

물론이야.”내가 대답했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덧붙였다.

하지만 눈은 장님이야. 마음으로 찾아야 해.”


(119)

사람들에겐 별이라고 해서 다 똑 같은 별은 아니야.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겐 별이 길잡이일 거고, 어떤 사람들에겐 작은 빛에 지나지 않을 거야. 학자들이라면 별을 문젯거리로 생각하겠지. 내가 만난 사업가들한텐 별은 황금이야. 그러나 별은 말이 없어. 아저씨가 보는 별은 다른 사람들하곤 좀 다를 거야……”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가 그 별들 중의 어느 별에서 살고 있을 테니까, 그 별들 중의 어느 별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아저씨에겐 모든 별들이 웃고 있는 것으로 보일 거야.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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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1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31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01-31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어린왕자는 명작인거 같아요~!!

bookholic 2022-02-01 09:42   좋아요 1 | URL
저도 다시 이번에 다시 읽었는데, 예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다음엔 또 어떤 느낌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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