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실종에 관한 48 단서들》 조이스 캐럴 오츠

몇 년 만에 조이스 캐럴 오츠의 작품을 만나게 된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멀베이니 가족》을 가장 먼저 읽었기 때문에 그리고 고딕, 호러, 공포소설의 귀재라는 건 나중에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기 때문에 ㅡ이런 무서운 소설 작품은 잘 못 읽는 편이라 ㅡ꽤 오랜 시간 동안 피해다니는 작가였다.
강렬한 빨간 바탕 표지에 끌렸을지도 모르겠다!

1

실크 재질의 하얀천, 육체는 없는 침실 바닥 위에 나른하게 액체처럼 주름져 고인 실크 웅덩이. (보는 이/관음하는 이들이 열심히 추정하듯이) 그녀는 바닥에 서서 어깨를 털어 자신의 나신을 이 슬립 드레스에서 빼내고, 옷이 마치 뱀처럼 스르륵 미끄러지도록 떨구었으리라. 속이 비칠 만큼 완전히 하얀, 순수하게 하얀, 동백처럼 하얀 비단뱀은 그녀의 엉덩이, 허벅지를 지나 카펫 깔린 바닥까지, 식식거리는 소리를내며 떨어진다. - P11

그렇지만 육체도 없고, 뼈대도 없이, 그저 희미하게 (여성의) 육체의 향기를 풍기며.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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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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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전체를 향한 지슬렌의 사랑, 그리고 그런 지슬렌을 향한 보뱅의 지고지순한 사랑˝ 지슬렌을 잃은 ‘결핍‘과 세상 곳곳에서 그녀를 본다는 ‘충만함‘ 사이에서 전쟁을 치루고 있다. ˝사랑은 인생에서 가장 연약하고 부드러운 것들 가까이 머무르며 이 순간을 사용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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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앨범으로는 마지막이 될지도 ...!
예약 구매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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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더 2024-10-22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이 될지도라니 참 슬퍼지는… 그래도 조용필 —-

은하수 2024-10-22 23:04   좋아요 0 | URL
20 집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하던데...
그래도 음악 활동은 계속 할거고 그러다 기회가 되면 또 낼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19집 헬로 이후 11년 만에 20 집이 나오는거라 장담하긴 힘들거 같죠?!
바로 구매했습니다^^

페넬로페 2024-10-22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필옹이 한국 나이로 75세이더라고요.
참 대단한 사람입니다^^

은하수 2024-10-22 23:06   좋아요 1 | URL
네~~~ 정말 그렇다고 느낀게...
기자 간담회 하는데 보니 아직 열정이 가득하시고
몸 관리도 정말 잘하고 계시더라구요.
존경심이 우러납니다
이래서 사랑과 존경을 받나 싶었어요~~
 
이국에서
이승우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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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가진 자들은 언제나 그것을 휘두르려 하고 개인의 자유 따위 무시하려 하지만... 그러면서 더 큰 대의를 말하겠지만...그런게 무슨 소용이람. 이국에서 찾은 소중한 자유, 그곳도 그리 만만하지 않겠지! 원하는 일은 몰라도 원하지 않는 일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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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우리 막내 동생은 막내인데도 아들이어서 그랬을까
부모의, 특히 엄마의 ‘과도한‘ 관심과 애정과 기대를 몹시 버거워 했었다. 엄마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조용하고 선비 기질 농후했던 우리 막내는 엄마의 ‘기‘에 눌려 ‘기‘ 한번 못펴보고 살았고 결혼해서는 아내와 엄마 사이에서
중재하느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오늘 친구와 우연찮게 만나 커피를 마시며 이런 얘기들을 했었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난 왜 이 모든 것이 엄마탓인것만 같은지 모르겠다고...
특히 여동생이 힘든 엄마를 피해 외국으로 나가버리고 남동생은 병을 얻어 손 써볼새도 없이 하늘 나라로 가버린게 다 엄마 때문인거 같은 생각이 밀려올 땐 가슴이 무너져내리면서 너무 힘들어진다고... 나 너무 외롭다고... ..!

집에 돌아와 쓸쓸한 마음에 읽을 책을 찾는 내 눈에 보뱅의 책이 들어왔다. 마침 펼쳤는데 막내라서 사랑만 받고 자란 그녀 ‘지슬렌‘에 관한 문장들이 나온다.
자연스레 내 하나뿐인 여동생과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난 남동생이 보고싶고 사무치게 그립다.

이게 다 우울한 오늘 날씨 탓이다!



맏이를 너무 엄하게 대했다는 건 훨씬 후에야 깨닫는다. 맏이들은 부모가 너무 젊었던 나머지 자신이 잘못될까 염려하며, 불안한 마음에 심한 제재를 가했다고 말한다. 
부모들은 맏이에게 실망스러운 일을 절대 하면 안 된다는 부담을 주기 마련인데, 어깨 위에 그런 짐을 얻고 즐겁게 살아가기는 어려운 법이다.  - P23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 첫째는 체면에 짓눌린다. 사람들은 동생이 태어났으니 더 의젓해지고 책임감이 강해져야 한다고 차마 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
그러나 막내에게는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는다. 태
어난 자체가 기적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이들이 마법사가 아님을 깨달으며,
이러한 깨달음은 실수를 통해 커진다. - P23

네가 엄마 노릇을 하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엄마가 자식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들은 너무 사랑하거나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의 크기를 정확하게 측량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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