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가 언청이여서 결혼을 못한다는건데
정작 프루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난 마음먹은 건 다 할 수 있어. 죽음이 아니면 그 무엇도 가둘 수 없는 힘이 내게 있으니까. 그리고 네가 도와준다면......" 그가 거기서 말을 끊고는 이파리 하나를 뜯어 찢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넌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야." - P55
내 심장이 슬픔으로 가만히 뛰었다. 평생 결혼을 못 한다니너무 끔찍한 일 같았다. 여자는 다 결혼하는데, 잰시스도 할테고, 티비도 할 테고. 늘 발진이나 버짐 같은 것을 달고 사는방앗간의 폴리도 결혼을 할 텐데. 여자들이 결혼을 하면, 작은 오두막이 생기고, 아마 남편이 돌아올 시간에 불을 밝힐 램프도 생길 텐데. 양초뿐이라도 상관없어. 양초를 창턱에 놓으면 남편이 ‘내 아내가 불을 밝혀 놓았군!‘ 그렇게 생각할 테니. 그리고 비가일디 부인이 골풀 요람을 만들어줄 테고, 어느날인가 요람 안에 근사하게 아기가 누워 있겠지. 세례식 초청장을 돌리면 이웃들이 여왕벌 주위의 꿀벌처럼 아기 엄마 주위에 몰려들겠지. 난 일이 잘못될 때마다 종종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신경 쓰지 마, 프루 사른! 너만의 벌집에서 네가 여왕벌이 될 날이 올 테니까." 그래서 난 이렇게 대꾸했다. - P55
"결혼을 못 한다고, 기디언? 오, 아냐! 난 꼭 할 거야." "네게 아무도 청혼하지 않을 거야, 프루." "아무도? 왜?" "왜냐하면...... 아, 곧 알게 될 거야. 하지만 네가 도와주기만 한다면 그와 상관없이 집과 가구를 가질 수 있다고." "하지만 남편이나 골풀 요람의 아기는 못 가져?" "응." "도대체 왜?"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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