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 vol.1.> 표지의 솔방울이 생각나서 소생이 다니는 공장 마당에 떨어져 나뒹구는 솔방울을 몇 개 주워 폰으로 찍어봤다. 솔방울 솔방울 솔방울 하니 둥실 둥실 둥실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시고 모래알로 쌀을 만드시고 가랑잎을 타고 강을 건너시고 어쩌고 저쩌고하던 영험하신 수령님의 전설같은 이야기. 옛날에는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그리 바쁜 사정도 특별히 할 일도 없던 인구에 더러 회자되기도 했던 것인데 요즘은 이런 이야기는 시답잖다는 것인지 별로 없는 듯하다.

 

정녕 신화와 전설의 시대가 거했다는 뜻인가...음...근자에는 솔방울로 천연 가습기를 만든다고 한다. 이른바 과학의 시대요 평화의 시대다. 맞나? 과학이 발달하니 레몬 수류탄도 나왔다. 수령님보다 뒤에 태어난 리모노프는 수령님 못지않은 파란만장한 삶을 산 풍운아였으니 레몬으로 슈류탄을 만들만 하다. 독자 제현이시여! 기대하시라. 언젠가는 수박 대포알이 나올지도 모른다. 과학의 힘은 무궁하고 평화는 요원하다. 무슨 소린지..참... 

 

수령님 운운하니 저 아득한 유년의 기억으로부터 한 구절 그리운 노랫가락이 또 둥실 떠오른다. 천지를 분간하지 못한 채 까불대고 촐싹거리던 초딩 때인가 중딩 때인가 부르고 다니고 또 많이 듣기도 한 노래다. “수령님의 건강은 축복된 내일, 인민들의 지혜로운 영양간식, 강냉이~” 이름하여 ‘강냉이송’ 이거이 아마 전국적으로 유행해서 사회문제가 되어 텔레비전 뉴스에도 나오고 교육청에서 공문같은 게 왔는지 선생님들이 못부르게 했던 기억이 난다. 다 옛날일이다. 오늘 날씨가 따뜻하다. 날이 풀리니 정신줄도 느슨해 지는지 뜬금없는 옛 생각이 자꾸 납니다. 그려

 

사진으로 보니 시리얼의 솔방울이 인물 좋은 놈인 줄 알겠다. 역시 모델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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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3-12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붉은 돼지님 찍으신 솔방울이 더 정감가고 좋습니다만? 동글동글 귀여워서...시리얼 솔방울 느낌이 뭐랄까, 베케트 스럽군요. 예민하고 글 잘 쓰게 생겼어요.

붉은돼지 2015-03-13 09:03   좋아요 0 | URL
떨어진 송방울들을 여러개 주워 봤는데 시리얼의 그 바게스스러운 ㅋㅋ(저는 베케트를 바게스라고 부르죠..양동이 말이에요...베케트 발음이 조금 어려워서요...이게 경상도 사투린지 일본어인지는 잘모르겠어요) 솔방울은 잘 없더라구요...아마 외국 솔방울이라서 그런가보다 생각해봤습니다. ㅎㅎㅎ

하이드 2015-03-12 1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릇에 물을 가득 담고 솔방울을 넣어둬보세요. 반나절쯤? 지나 꺼내두면 솔방울이 오므라 들었다가 펴지면서 모양이 좀 변할꺼에요. 그 과정에서 수분이 나와 요즘은 자연가습기.로도 쓰이죠.

붉은돼지 2015-03-13 09: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솔방울 가습기를 사무실에나 집구석에 한번 설치해 봐야겠어요.^^

stella.K 2015-03-1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생긴 솔방울이로군요.
그걸 수류탄으로 보시다니. 상상력이 남다르신데요?^^
요즘에 소나무가 점점 병들어 간다는데
괜히 짠한 느낌도 드네요.
멀쩡해 보이기는 한데...ㅋ

붉은돼지 2015-03-13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심의 소나무나 솔방울들은 약간 시원찮아 보이긴 해요...
소나무 이야기를 하니 언젠가 갔던 은해사 소나무숲이 생각납니다.~

nama 2015-03-13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류탄...예전에 체력검사 연습할 때 모조수류탄을 사용했는데 그 수류탄을 머리에 맞고 쓰러진 적이 있었지요. 오늘은 이 얘기를 몇번이나 하게 되었는데 수류탄 얘기를 또 듣는군요. 반가운 마음에^^

붉은돼지 2015-03-14 09:22   좋아요 1 | URL
맞아요. 옛날 체력장인가 교련시간엔가 가짜 고무수류탄을 던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게 몹시 단단해서 맞으면 거의 사망ㅋㅋ 일텐데....다행입니다 ^^

yamoo 2015-03-13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제대로 생긴 솔방울 이군요!^^ 저걸 수류탄으로 상상하시는 붉은 돼지님은 크으~~ 남다르십니다!!! 흠, 수류탄처럼 보이기도 하는 군요~^^

붉은돼지 2015-03-14 09:25   좋아요 1 | URL
제가 어릴 땐 솔방울을 수류탄처럼 던지고 놀기도 했습니다 저게 모양도 수류탄 비슷하고 맞아도 별로 아프지도 았고 나름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녀고양이 2015-03-14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북플을 스치며
솔방울 사진이 너무 이쁘다 했는데
오늘 다시 봐도 너무 이쁘네요

붉은돼지님, 아이디가 미야자키 하야오와 상관있으신 건가요? 계속 궁금해서 오늘 여쭤보네요~^^

붉은돼지 2015-03-14 22:12   좋아요 1 | URL
맞아요 하야오의 붉은돼지에 나오는 붉은돼지 포르코입니다.뮈 특별한 사연이 있는 거는 아니고요 제가 하야오의 에니를 좋아하는데 아마 알라딘 서재처음 만들때 그 즈음에 이 에니를 봤던 거 같아요..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