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나쓰키 시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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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읽은 지 한 오백년은 된 것 같아서 그 내용이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인디언 인형 노래와 사람이 한 명씩 죽을 때 마다 인형이 하나씩 없어진다는 것. 범인은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인가 죽은 사람이라는 것.(무슨 약인가 먹고 가짜로 죽었던 것 같은데 맞나?) 정도 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범행의 동기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반면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꽤 최근에 다시 읽은 소설이어서 그런대로 잘 기억하고 있다. 독후의 감상은 정말 잘 짜여진 추리소설이라는 느낌이다. 두뇌 총명 명석한 탐정이 가만히 앉아서 모든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고전적인 추리소설의 전형같은 작품이다. 마지막에 포와르가 하나하나 설명하며 허트러진 퍼즐 조각을 착착 맞추어 낼 때는 정말로 무릎을 탁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로렌 바콜, 잉그리드 버그만, 숀코네리, 앤소니 퍼킨스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이 영화에 이런 배우들이 나오는 줄은 소생도 최근에야 알았다. 1975년 아카데미에서 6개부분에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버그만양이 여우조연상 수상. 주말의 명화 같은 데에서 몇 번 방영해 준 것도 같은 데 본 것 같기도 하고 못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송하다. 제대로 한번 볼려고 dvd를 구입해 놓은지 두어달은 되었는데 언제 볼지는 알 수 없다.

 

한 때 1000피스짜리 직소퍼즐을 즐겨 했었다. 1000피스짜리 한 판을 완성할려면 정말 피땀을 쏟아야 한다. 아내와 둘이서 저녁 식사를 마친후 자세잡고 앉아 하루 3~4시간씩 4~5일은 투자해야 완성할 수 있다. 그때는 혜림씨가 아직 세상에 없을 때였다. 이 직소퍼즐은 일본 제품을 최고로 쳐주는데 그 중에서도 에포크, 비버리, 야노망의 제품이 특히 유명하다. 이른바 3대 메이져 브랜드다. 이 제품의 퍼즐은 다 완성한 후에 모퉁이의 한 조각을 엄지와 검지로 살짝 잡고 들어올리면 그 한 조각에 연결된 나머지 999개의 조각들이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주루루 딸려 올라온다.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손맛하며 그 단단하고 확고한 결합력은 몰라 당시에는 국산퍼즐이 미치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나쓰키 시즈코의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는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오리엔트 특급살인>의 오마주라고 한다. 오마주란 경의와 존경과 찬사를 말하는 것이니 오마주가 원작을 뛰어넘어서 청출어람 청어람이 되어서는 예가 아닌 것이다. 시즈코씨가 청출어람과 오마쥬 사이에서 어느정도 고민했는지 소생이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 작품은 오마쥬에 이름한다 할 것이다.

 

견문 일천한 소생이 소설속의 장치들을 다 읽어내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약간은 아귀가 맞아 떨어지지 않고 조금은 어딘가 엉성한 느낌이다. 말하자면 에포크, 비버리, 야노망 같은 퍼즐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져주시는 그 손맛이 약하다. 모서리 퍼즐 한조각을 엄지와 검지로 잡고 들어올리면 나머지 퍼즐 조각들이 딸려 올라오다가 어느순간에 부스스 떨어져 내릴 것만 같은 그런 생각이 든다. 재미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름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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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3-09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도 오리엔트 특급은 TV에서 몇번 해 줬던 것 같은데
한번도 못 봤어요. 버그만과 숀, 앤소니는 저도 좋아하는 배운데
이 눈이 호강할 영화를 왜 못 보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ㅠ

붉은돼지 2015-03-09 15:37   좋아요 0 | URL
오리엔트 특급살인 dvd는 버얼써 사놓고 있는데.. 언제 한번 시간내서 본다 본다 하면서 벌써 두어달이 지났습니다...ㅠㅠ

yamoo 2015-03-0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러고보니 어릴 때 오리엔트 특급을 본 것도 같긴한데, 도통 줄거리가 생각나질 않습니다. 배우들은 얼추 기억나는 걸 보니 본건 분명한 거 같은데...

일본소설은 찾아 읽지는 않지만 붉은돼지님의 리뷰를 보니 꽤 흥미로운 소설인 듯합니다. 전 오리엔트특급을 다시 구해서 봐야 할듯합니다~ㅎ

stella.K 2015-03-09 12:54   좋아요 0 | URL
야무님의 댓글을 읽으니 이 소설은 열심히 써서
남 좋은 일 시키는 소설은 아닐까 합니다.ㅎㅎ

붉은돼지 2015-03-09 15:40   좋아요 0 | URL
저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도 사실은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모호합니다. 그냥 대충 주워들은 것도 있고 워낙 유명하다보니 당연히 읽었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 건지...정로말 읽었는데 기억을 못하는 건지...참 내...

icaru 2015-03-0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는,, 인디언 소년 동요의 노랫가사에 맞춰서 하나씩 없어지(살해?)는 내용,, 유사한 한국 드라마 단막극도 본 것 같구.. 저는 다른 것보다,, 예전 중학시절에 전혜린이 한참 유행할 때, 그녀의 수필집 제목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였나 그래서,,, 저 제목하면 여러가지가 혼란스럽게 떠오르죠..ㅋ

오리엔트특급 살인사건도 오에스티가 유명한 것으로 아는데,,, 곽민정이 피겨곡으로 썼다죠 아마.. 그 음악은 딱히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서두..

여튼 이책 마구 땅기네요... 출판사도 뉴~~~하네요.

붉은돼지 2015-03-09 17: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전혜린 열병(?)을 앓던...아마 대부분 여학생들이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어쨋든 그 책은 많이들 읽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목은 그리고 아무말도 없었다. 혹은 하지 않았다 아닌가요?ㅎㅎㅎ 하인리히 아무개의 동명의 소설도 있었던....

오리엔트특급살인 OST도 유명했군요...처음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