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구판절판


잠시 현재에 집중해 보았다. 호흡을 가다듬고, 주의를 둘러보고, 바로 지금 무엇이 중요한지 찬찬히 생각했다.
-56쪽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중요한 일에 관심을 집중하며 그 모든 것을 즐겼다.
-59쪽

"어려움을 격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과거의 실수나 미래에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걱정하지. 반면에 좋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그들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실수를 했지만, 그것에서 배움을 얻고 앞으로 나아갔지, 그들은 또 잘못된 것을 두고 장황하게 얘기하지 않았어."
-66쪽

"과거의 잘못과 경험에서 배움을 얻지 못하면 현재의 즐거움을 잃게 돼. 하지만 과거의 잘못에서 정말로 배우는 것이 있으면 현재의 즐거움은 배가 되지."

-67쪽

"현재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건 두 가지 뿐이야 과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지."
-69쪽

"카메라의 삼각대는 다리가 셋일 때 완벽한 균형을 이루지 않는가. 현재 속에서 살기, 과거에서 배우기, 그리고 미래를 계획하기야."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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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이야기

윤흥길의 소설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가 있습니다.
실직을 하여 처자식을 먹여살리기도 버거운 한 사내가 날마다 반짝반짝 구두에 광을 내고 그 중 한 켤레를 신고 막노동 판으로 일하러 다닙니다.
구두는 이 사내의 자존심으로 대변됩니다.

좀 문제가 다르기는 하지마는 저는 가방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백화점에라도 갈라치면 가방 코너에는 꼭 들러봅니다.
이른바 명품이라는 것도 구경을 합니다.
가방을 좋아하는 터라 시장바구니도 여러 개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환경실천을 하느라 저는 어디에 가더라도 장바구니를 갖고 다닙니다.
접으면 눈썹연필 두어 개의 크기밖에 되지 않는 장바구니를 언제나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물건을 사면 들고 오기 쉽게 검정 비닐봉투에 넣어줍니다.
그렇게 생각 없이 받아오다 보면 얼마 안가서 비닐 모아두는 서랍이 넘쳐납니다.
땅에 묻히면 썩지도 않는 그 비닐은 그야말로 처치곤란입니다.
그래서 저는 웬만해서 비닐 봉투에 넣어오지 않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훨씬 작은 한 친구가 남편과의 이런저런 일로 많이 힘들어 하며 살고 있습니다.
일본 여성인데, 제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입니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이 방학을 했는데 성적이 신통찮았다는 거지요.
그래서 뜬금없이 아내에게 ‘금족령’을 내렸다는 겁니다.
집에서 하는 게 뭐냐, 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친구는 하는 일이 있어요, 일본어 개인 교습을 하고 있거든요.
나름대로 많이 바빠요. 그런 가운데 잠시 잠깐씩 틈을 내어 사진을 찍은 친구에요.
남편의 ‘지엄한 금족령’ 때문에 나들이에 동행하지 못했어요.
그날 사진 찍는 내내 좀 불편한 마음이었어요.
불편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기어이 그 친구에게 전화를 했지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정작 그 말은 하지 못하고
“잘 지내. 힘 내. 남자들은 다 그래(남자들을 도매금으로 넘겼어요).
우리 집 영감도 똑같아.” 애꿎은 우리 남편 흉도 두어 개 보고 전화를 끊었어요.

사실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었어요.
‘세상은 거대한 슈퍼마켓이다.
우리가 장을 보러 가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서 값을 치르고 장바구니에 넣어 집으로 가지고 온다.
시식 코너에서 여러 가지 시식거리로 우리들을 유혹하지만 그런다고 다 사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세상에는 없는 것이 없다.
사랑, 희망, 기쁨, 설레임, 소망, 환희, 정열, 미움, 시기. 질투, 분노, 좌절, 절망, 우울, 슬픔, 미련, 망설임.... 수많은 감정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우리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만을 사듯이 세상의 모든 감정들 중에서도 우리가 필요한 것만 받아들이면 된다. 필요한 것만 내 마음의 장바구니에 담고 나머지는 그냥 던져버려라.‘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답니다.
그런데 제 발목을 잡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놈의 ‘나이’라는 것이지요.
어느 모임에든 연장자가 너무 많은 말을 하는 것이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결심을 했드랬지요,
‘나는 나이 먹으면 절대 저러지 말아야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여기서 어쩌구저쩌구 하게 되는군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이미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하는 나이에 와 있는 걸요. 



저의 장바구니. 걸어놓지 않은 것도 여러개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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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9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0-07-1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 아홉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 안 읽었다고 하니까 예전의 상사분이 깜짝 놀라시며 그것도 안읽었냐고 몇 번이나 되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방. 저는 자꾸 문구 용품을 삽니다.^^ 장바구니와 관련된 중전님 글이 참 다사롭습니다.

gimssim 2010-07-19 16:47   좋아요 0 | URL
blanca님. 오늘은 엄청 덥습니다. 초복이라네요.
저도 문구용품 사기도 즐깁니다. 특히 수첩이나 작은 노트를요.
언젠가 페이퍼에도 쓴 기억이 납니다.

라로 2010-07-20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 모습을 많이 발견하지만 중전님과는 물론 격이 다르죠~. 중전님이 명품이라면 전 짜가,,,ㅎㅎㅎㅎ
멋진 글이에요!!!!
암튼 저 오늘요,,,아니 어제구나,,,초복에요, 삼계탕 먹었어요. 사정이 있었지만 (못 먹을 뻔한)의지를 굽히지 않고 밤 8시에 아이들 데리고 가서 먹었다는,,,^^;;;
내일부터는 좀 힘이 날까요????

gimssim 2010-07-20 15:07   좋아요 0 | URL
격이 다르다니요. 천만의 말씀을요.
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열심히 사시는 분이구나...느낌이 팍팍오던걸요.
삼계탕 드셨다니 힘 나실 겁니다.
저는 재료는 있고 집에서 해먹을까 싶어서 닭한마리를 사왔는데
그냥 매운고추 듬뿍 넣고 닭볶음탕을 해먹었어요.
나름 머리를 쓴 거지요. 삼계탕은 한 끼, 볶음탕은 두 끼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여름엔 정말 밥 해먹기 싫당!

마녀고양이 2010-07-20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중전 언니. 참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마음 속 장바구니,, 너무 좋은 심상으로 다가옵니다.
너무 더워서 내심 짜증을 내고 있던 차인데,, 그리고 얼마 전에 지나친
화를 내서 무안해하던 차인데,, 언니의 말씀을 가만히 되새겨봅니다.

더워여,, 건강 꼬옥 챙기셔여~

gimssim 2010-07-20 14:44   좋아요 0 | URL
그래요. 더운 날, 짜증, 신경질, 무심함...이런 건 내 것 아니라고 생각하며 던져 버려요.
그런데 시험은 잘 치셨수?
 

 *** 오래 쉬었던 시베리아 여행일기 계속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시베리아의 하늘

고정관념은 참 무서운 거란 생각이 듭니다.

왜 시베리아의 하늘은 짙은 회색빛이라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맑고 명징한...

손을 대면 금방이라도 쨍그렁 부서져 내릴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마 청소년기에 읽었던 소설 탓인가 봅니다. 

톨스토이, 토스토예프스키, 고리키...
 

나도 사람들을 대할 때, 처음 만날 때

내 속에 고정관념을 가지고 바라보지는 않는지

사진을 보면서 잠시 묵상했습니다. 

아, 사진에 보이는 나무는 정비석의 수필에 '여인의 속살' 같다는 자작나무입니다. 

밑 둥치에서부터 가지가 두세 개로 갈라져 나와 자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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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7-1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 시베리아도 다녀오셨어요!! 우아! 그저 감탄이 나올 수밖에요. 저 하늘! 정비식씨 수필도 쓰셨군요. 예전에 기생에 관련된 얘기들^^ 너무 재미있게 읽엇었는데....여인의 속살... 잘 읽고 갑니다.

gimssim 2010-07-20 16:25   좋아요 0 | URL
중학교 때 이광수의 소설을 읽고 꼭 시베리아에 한 번 가봐야겠다는 소망을 가졌드랬어요. 정말 꿈 같은 소리였지요, 그 때는 반공이데올로기가 서슬 퍼렀던 시기였으니까요. 근데 얼마전에 말씀드렸죠, 끝까지 버티면 이기는 겁니다.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탔었지요.

마녀고양이 2010-07-2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늘 곱다. 정말이네요. 고정관념은 무섭네여.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셨어여?
저두 나중에 꼬~옥 여행 많이 가려고, 10년짜리 변액보험 붓고 있어여.. 아하하.

gimssim 2010-07-20 14:50   좋아요 0 | URL
네에~ 꼭 한 번 시베리아 여행은 해볼만 합니다.
저도 열심히 돼지 저금통에 저금하고 있어요.
일년에 이삼백 만원쯤은 모읍니다.
 
영성에의 길 - 개정 증보판
헨리 나우웬 지음, 김명희 옮김 / IVP / 2002년 1월
구판절판


"기다림이란 우리가 현재 있는 곳과 우리가 있고 실어하는 곳 사이에 있는 메마른 사막이다." 그는 우리에게 기다림을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라고 격려한다. 하나님에 대한 기다림과 하나님의 기다림이 그것이다.
-8쪽

우리는 우리의 안전이 위협을 받으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옆에 있는 막대기나 총을 움켜쥔다. 그리고는 우리의 생존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수천 명의 사람들이 그들의 생존을 지키지 못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나는 나의 막대기와 총을 알고 있다. 대로 나보다 영향력이 많은 친구가 나의 막대기와 총이 된다. 때로는 돈이나 학위이고, 때로는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사소한 재능이고, 때로는 특별한 지식이나 숨겨진 기억이며, 차갑게 노려보는 것까지도... 그리고 나는 통제하는 데 필요하다면, 별다른 주저함이 없이 재빨리 그것을 움켜쥔다. 나는 그 사실을 온전히 인식하기도 전에 내 친구들을 밀쳐내 버린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나는 그들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25쪽

하나님은 완전한 연약함으로 권력의 장벽을 극복하시기 위해, 인간과 동일한 모습으로 인간이 되셨다. 바로 이것이 예수님의 이야기이다.
-30쪽

연약함의 신학은 다음과 같이 도전한다. 사회와 교회의 권력자들이 우리를 조종하도록 허용하는 세속적인 연약함이 아니라. 인류의 상처를 치유하고 이 땅을 새롭게 하는 하나님의 능력의 진정한 통로가 되도록 우리를 열어 주시는 하나님께 전적으로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의뢰하는 것으로 연약함을 바라보라고 말이다. 연약함의 신학은 능력, 하나님의 능력,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사랑의 능력을 주장한다.
-35쪽

연약함의 신학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우리 인간들에게 하나님의 능력을 주셔서 고개를 들고 자신 있게 이 땅을 걸을 수 있도록 하셨음을 보여 주고자 한다.
-36쪽

촛불만을 꽂고 싶어 하는 사람과 함께 생일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60쪽

기다리는 사람은 인내하는 사람이다. ‘인내’라는 말은, 우리에게 나타날 어떤 것이 숨겨져 있다는 믿음으로 그 상황 가운에 기꺼이 살며, 그 곳에 머무르고자 한다는 의미이다.
-76쪽

기도란 약속 주변으로 함께 모이는 것이다.
-80쪽

우리는 예수님이 가장 희생적이 된 그 순간, 예수님의 수난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신성이 넘쳐남을 깨닫는다. 왜 그런가? 하나님의 충만한 사랑이 빛을 발하신 것이 바로 수난을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89쪽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이 그분의 사랑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기다리시는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삶에서 기다리는 방법에 대한 온전하고 새로운 조망을 별견할 수 있다. 우리는 순종하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언제나 행동하는 쪽으로 돌아가려 애쓰지 않고, 오히려 수난과 기다림 가운데서 우리의 가장 깊은 인간성이 실현됨을 인식하는 사람 말이다. 우리가 이렇게 행할 수 있다면, 하나님의 능력과 영광과 우리의 새로운 삶에 접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다른 사람을 위한 우리의 섬김은, 그들이 행동하는 곳에서 뿐 아니라 행동을 받아들이는 상황에서도 영광이 나타남을 바라보도록 도와주는 것을 포함할 것이다. 따라서 기다림의 영성은 단지 우리가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기다림에 참여하는 것이며, 그렇게 하여 가장 깊은 사랑, 곧 하나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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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세월, 사람의 세월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찍사 친구들이랑 외갓집 동네에 갔습니다.
비가 내려 고즈넉한 마을을 모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산책을 했습니다.
이리저리 배회하는 ‘비행아줌마’들이지요.
누구나의 삶이 그렇듯이 모두들 한두 가지의 걱정거리,
깊게 마음을 써야 할 일들을 가지고 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좀 ‘범생이’들이지요.

우리가 세월을 건너가고 있듯이
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이 거대한 나무들의 세월도 만만치가 않아 보입니다.
그 앞에서 작은 우리는, 나무의 세월 이야기를 듣습니다.
나무는 우리에게,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껍질을 만져보렴. 내 몸의 옹이를 보렴.
세월은 그렇게 지나가는 거야. 그렇게 살아서 하늘에 닿는 나무가 되는 거야.”
2004년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된 교정입니다.

돌아오는 길엔, 여름 코스모스가 비에 젖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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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17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나무를 보면 '무심하구나' 합니다..


gimssim 2010-07-17 15:35   좋아요 0 | URL
무심...이 좋은 거지요.
이틀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더니 반짝 햇빛이 난 주말 오후입니다.
좋은 시간^^

꿈꾸는섬 2010-07-17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 사진은 정말 예술이에요.^^ 너무 좋으네요.

gimssim 2010-07-17 15:37   좋아요 0 | URL
좋으시다니 감사합니다.
사실은 사진을 찍을 그 때는 좀 막연할 때가 있어요.
무얼 어떻게 찍어야 하나, 하는.
그래도 일단 찍어서 집에 와서 찬찬히 보면 마음이 가는 사진이 나올 때가 많아요.

비로그인 2010-07-17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잠시이겠지만, 어린시절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기분 좋은 느낌이고요.

gimssim 2010-07-18 21:40   좋아요 0 | URL
무한 경쟁, 속도의 시대를 살아가지만 저는 때로 이렇게 멈춰서는 것이 좋습니다. 공유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