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의 세월, 사람의 세월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찍사 친구들이랑 외갓집 동네에 갔습니다.
비가 내려 고즈넉한 마을을 모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산책을 했습니다.
이리저리 배회하는 ‘비행아줌마’들이지요.
누구나의 삶이 그렇듯이 모두들 한두 가지의 걱정거리,
깊게 마음을 써야 할 일들을 가지고 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좀 ‘범생이’들이지요.
우리가 세월을 건너가고 있듯이
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이 거대한 나무들의 세월도 만만치가 않아 보입니다.
그 앞에서 작은 우리는, 나무의 세월 이야기를 듣습니다.
나무는 우리에게,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껍질을 만져보렴. 내 몸의 옹이를 보렴.
세월은 그렇게 지나가는 거야. 그렇게 살아서 하늘에 닿는 나무가 되는 거야.”
2004년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된 교정입니다.
돌아오는 길엔, 여름 코스모스가 비에 젖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