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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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어로 tooth and nail은

맹렬하게, 갖은 수단으로, 필사적으로 라는 뜻이란다.

이로 물어뜯고 손톱으로 할퀴는 등 "별짓을 다해서" 라는 뜻이란다.

역자의 설명을 읽고 알게 된 거다.

아, 이와 손톱은 그러니까 이중적인 의미구나.

 

내 딴엔 열심히 추리한다고 하는 것이 죄다 틀렸다.

피고인이 누군지 되게 궁금하고

안달이 나고 앞서 나가게 되는데 그게 다 헛다리다.

 

복수란 이렇게 하는 거야. 이정도는 돼얘지.

하고 비웃어주는 주인공의 센스에 손꾸락으로 뻑큐를 날려

존경을 표한다. ㅎㅎ

주인공은 이제 그렇게 하기 힘들테니까.

주인공의 집념이 놀라울 따름이다.

 

마술사들은 원래 그런갑다.

똑똑한 것은 기본이고 조금은 미쳐야 하고 독해야 하나보다.

일종의 "사기" 이기도 하니까.

이런 마술사를 탄생시킨 작가, 정말 대단하셔.

이것이 1955년 작품이라니...

마지막 장면에서 자꾸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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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모든 바에서
나카지마 라모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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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알콜중독자의 자전적 소설이다.

아주 진한 염세주의가 느껴진다.

내딴엔 나도 염세주의라고 생각했지만

주인공만큼은 아니다.

 

무언가에 대한 "중독"은 "의존증" 이라고도 한다.

누구에게든 중독 한가지 쯤 있지 않나.

홀로 내던져진 비정한 세상에서 든든한 아군처럼

허리끈 풀고 느긋이 기대게 하지만

사실은 악마처럼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겠지.

중독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는데,

"무엇"에 빠지느냐, 그리고 언제든 털고 나올 수 있느냐가 

문제겠지.

중독 때문에 예술가가 될 수도, 그냥 단순한 미치광이가 될 수도 있겠지.

책과는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말았네.

 

주인공이 자신에 대한 집착이 약해서 그런지

군더더기가 별로 없다.

그래서 유머도 있고

자기와 '다른' 것을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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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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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조숙한 꼬맹이가 등장한다.

「앵무새죽이기」,「새의 선물」,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등등

아주 귀엽고 영특한 아이의 성장기이다.

 

솔직히 미쿡에 대한 반감이 너무 많아서

9.11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9.11로 아빠를 잃은 아이가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눈물겨운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나도 겪어봐서 안다.

딱 이녀석 나이만 할 때 였으니까.

 

ㅇㅇ병원 영안실.

대학 때 선배 아버지가 돌아가신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울 아부지 생각에 엉엉 울었다.

난 대단한 관계자도 아닌데.

선배들이 무척 놀랐을거다.

 

이야기가 좀 지루하게 전개돼서

읽다가 집중이 안되고

안그래도 식곤증이 심한데

한 페이지를 펼치고 졸다가 몇번이나 다시 읽었는지 모른다.

중반이후부터 전개가 빨라진다.

 

들어 본 적 있는 드레스덴이라는 지명과 역사

드레스덴 공습과 대비되는(9.11과) 슬픈 가족사

그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말을 잃은, 사랑을 잃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갑작스러운, 예상할 수 없는, 의도하지 않은,

사고, 재난(?)...은 제목처럼 무척이나 가깝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극복은 받아들이는 것이 전부 인것 같다.

수용할 용기가 있다면 살아갈 힘도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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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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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일방통행 아니고 "서로"가 있는 연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것도 그냥 외로워서 적당히 사귀는 그런 거 말고

그 사람 없으면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그의 전화를, 문자메시지를 기다리며 안달내고

보고싶고, 그립고, 늘 함께 있고 싶고

헤어져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 본 사람이라야 한다.

 

100쪽도 채 되지 않는 쪽수에, 감정의 흐름을 따라 쭉 읽어나가기만 하면 된다.

글 참 쉽게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일기처럼 쉽게 편하게 쓴 것 같다는 말이지.

일기 같은 기록이다.

참 솔직하고 제목처럼 "단순한" 사랑.

 

집에 다녀가는 아들들. 이라고 하는 걸 보니

꽤 나이 든 여자인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가 20대의 연애 보다는 조금 덜 집착하고

체념이 빠른 것 같다.

그래도 열망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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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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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꾸 저녀석을 건드리는 걸 보니 너 저 아이 좋아하는구나?" 

초등학교 때 날 유난히 예뻐하시던 교장선생님이 애들 앞에서 큰소리로 말씀하셨던 게 생각난다. 

부끄러워 잔뜩 빨개진 얼굴로 "아니예요!" 라고 화를 내던 나. 

그랬다. 그 남자 아이를 무지무지 좋아했는데 대놓고 좋아한다고 티를 내면 안될 것 같고 

그 애가 눈치챌까 조마조마했다.  

갑자기 그때가 생각이 났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다들 "우와" 이러면서

감탄을 연발한다. 그런데 난 아니올시다.

황순원,「소나기」정도는 돼줘야 "옴마나!" 할 수 있나보다.

물론 작가가 10대에 이런 작품을 내놓을 정도이고 상도 아주 거창하게 받고, 일본 문학의 떠오르는 샛별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내게는 와닿지 않는 것이다.

아주 감성적인 사춘기의 감성을 담아냈지만

내 감성이 아니다.

그래서, 그냥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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