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필리버스터가 어둠컴컴한 세상에 희미하나마 마음 든든한 달빛이 되어줬는데 그 달빛이 약하다고 하늘을 가리는 짓을 하다니. 오직 정권 획득에만 어두운 이익집단이 되어버린 지 오래인 대의민주주의의 이른바 대표(?)들. ˝보통˝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살아가는 처지에 그 사람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는 파렴치함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더불어민주당 가입을 할까 말까 하다 문재인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품고 가입한 우리 언니. 그리고 당명을 바꾸고 새롭게 태어날 것처럼 당원 가입을 호소하던 그 시기, 많은 이들이 그랬을 것이다.
알면서도 속는 기분으로 그래도 믿어주자고.
그래도 난 안 믿었지만 그렇다고 내 불신대로, 예상대로 일이 되기를 바란 것은 아니다.

늘 이해되지 않았던 것은 날고 기는 똑똑한 사람들 천지인데 이 나라는 왜 이 모양으로 불합리하게 굴러가는 것일까. 였다. 역사가 점점 나아갈수록 정신세계가 더 살찌고 마음으로 소통하는 세상, 모든 이가 차별받지 않고 유토피아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행복한 세상이 올 줄 알았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간극은 더 커지고 그것이 이제는 신분처럼 굳어져 카스트제도 못지 않은 계층 간의 벽이 생겼다. 주먹으로 무너뜨리기 힘든 콘크리트 장벽. 거꾸로 가는 세상을 두드려 똑바로 가게 할 수 없을까.

필리버스터 중단 소식에 떠오른 노래(민요)를 그 미련한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제 욕심, 눈 앞의 이익밖에 못 보는 것이 어리석다는 뜻이니.


얄미운 내 임아

길어야 백 년 백 년이오
길어도 백 년이오
그깟 백 년 못 채우고 먼저 가려 하시오
가랑잎에 불 질러놓고
아이고 아이고 얄미운 내 임아
아이고 아이고 얄미운 내 임아
떠난다고 그 고개 넘어갈 줄 아시오
흰 고무신 버릴 리가 없는데

철없는 새내기 땐 이 노래가 청승맞고 우스워 장난처럼
불렀다. 세월이 흐를수록 노랫말이 더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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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03-02 21:21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렇게들, 그렇게까지 하는지.
안락이 모든 가치의 중심이 된 세상 끔찍합니다.

꼬장꼬장하다 싶을 만큼 자존심 하나 갖고 살던 딸깍발이의 정신문화가 그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02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민요로군요..
야당은 야심이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투쟁력을 상실했지요. 솔까말 야당에게 필요한 것은

신사의 품격이 아니라 전사의 돌격입니다..

samadhi(眞我) 2016-03-02 22:03   좋아요 0 | URL
네 민요가 노랫말들이 굉장히 재미나고 의미있습니다.

뭐가 그리 무서워 벌벌 떠는지 모르겠어요. 손발톱 다 뽑힌 고양이들 같아요. 쥐도 닭도 못 잡는 애들에게 먹이는 무엇하러 주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