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멸치를 볶을 때 견과류를 맛배기로 조금 넣는데 씹는 맛을 돋우기 위해 팍팍 넣었다. 사 둔 지 오래된 견과류 처리 차 겸사겸사. 견과류 볶음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겠다.
씹는 행위는 욕망의 다른 이름 아닐까. 그래서 다들 침을 흘리며 육식에 환장을 하고. 그것 때문에 아메리까 대륙을 통째로 집어잡숫는 땅따먹기로 독특하고 뛰어난 문명이 철저히 파괴되고. 숱한 원(래)주민이 죽어나고.
요놈의 간사한 입. 내가 뱉은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 준 기억에 잠 못자고 헤매던 자취방 한 구석에서 어느날, 기형도 시집을 대충 훑어보다가 "입 속의 검은 잎" 이란 싯구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 형도 형아는 역시 천재다. 연년생 동생을 둔 조카가 3~4살 무렵, 제 동생을 만날 꼬집고 깨물곤 하였다. 옷을 벗겨보면 조그만 아기의 몸이 새파란 멍투성이였다. 그럴 때마다 조카에게 주먹을 불끈 쥐고 "투쟁!" 대신 "질투는 나의 힘!" 이라는 구호를 외치도록 시켰다. 무슨 뜻인 줄도 모르고 신나게 따라하던 그 애가 벌써 중3이 되었네. 이젠 동생이 귀찮게 해도 너그럽게 받아주는 제법 어른스러운 아이로 자라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