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 상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1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미야베 미유키 엮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쓰모토 세이초' 

 

개인적으로 일본 작가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 작가의 인생까지도 존경스러운 사람은 오로지 이 한 사람뿐이다. 이 사람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반생(半生)의 기록'이 나오기를 몇 년전부터 기다리고, 출판사에도 질문을 넣어 봤으나 출판은 되지 않고 내 반생(半生)만 지나갔다.

 

그런데 지금 소개하는 이 책에는 '어느 고쿠라 일기 전'이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소설의 주인공 다노우에 고사쿠가 왼쪽 다리를 절며, 항상 벌린 입으로 숨을 거칠게 몰아 쉬며 어머니의 부축으로 '모리 오가이'의 흔적을 찾아 시골의 흙길을 힘겹게 걸어가는 장면을 읽었을 때마다 다노우에 고사쿠와 같던 집념이 있던 '그'가 생각난다.

 

그와 만난 것은 중3때였다. 우리는 둘다 '동아시아의 루저의 별'이라 불리는 주성치만큼이나 루저였다. 외관적 모습을 말하자면 그는 다노우에 고사쿠처럼 왼쪽 다리를 절고, 입은 항상 벌리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대화를 하는 것이 매우 불편해 간단한 대화라 할 지라도 꽤 시간이 걸렸다. 더욱이 왼쪽 손은 팔꿈치 부터 몸 쪽으로 접혀 자유로이 움직이지를 못 했다.

 

그의 절친이던 나는 어떠했는가. 중1때 발병한 결핵을 약을 조금 먹고 완치된 것으로 자가 판단을 내린 후 1년간 방치. 결국 결핵균은 온 몸을 침투했고 폐에 구멍을 냈다. 중3때는 종이처럼 흰 피부와 뼈만 남은 앙상한 몰골이 되었다. 다행히 그래도 각혈을 할 정도로 중증은 아니라 한 달에 한번 영등포 보건소로 통원치료와 매일 열 몇가지가 되는 약을 아침, 저녁으로 먹어야 했다. 끊이지 않는 기침, 그리고 소변을 누면 약의 영향으로 환타색이었다. 내 소변을 보고 친구들이 움찔 거리고 놀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를 만난 것은 중3에 올라와서였다. 그와 나는 걸어온 길이 틀렸다. 난 중1때부터 중2때까지는 학교에서 악명을 끼치고 다녔다. 이런 말하면 부끄럽지만 나보다 약한 친구들을 곧잘 때리고 괴롭히곤 했다. 특히나 지금도 가슴 아팠던 것은 중1때 같은 반에 뚱뚱하고 키가 큰 친구있었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순박해, 착하디 착한 친구였다. 그 친구는 어머니가 암으로 일찍 돌아가셔서 교복도 제대로 빨아오지 못했고, 도시락도 제대로 못 싸가지고 왔었다. 나는 그걸 알았음에도 그 친구를 괴롭혔다. (진짜 쓰레기네...)

 

그런 내가 중3에 올라오며 중2 겨울방학동안 병세가 급격히 악화가 되었다. 몸은 멸치가 되고 정신도 한없이 나약해 졌다. 중3에 올라오자 그와 나는 반 아이들의 먹잇감이 되었다.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면 괴롭히는 병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는 인간의 태생적인 DNA인 것 같다.

 

처음 만났을 때 이미 그는 아이들에게 맞고 있었고, 나는 교실 뒷편에 앉아 조용히 구경만 하고 있었다. 어느 반이나 그렇듯 반에는 짱이 있다. 짱을 중심으로 한 6명 무리가 우리 반을 좌지우지 했고, 나는 그 무리 중 한명의 꼬봉 역할을 했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그 놈의 책을 사물함에 꺼내서 책상 위에 올려 놓거나 하는 식의 심부름을 했다. '그' 역시 누군가 한명의 꼬봉 역할을 했다. 둘이서 남의 책상 위에 자기 책이 아닌 남의 책을 올려 놓으며 우린 서로를 의식하며 조용히 서로를 스쳐갔다.

 

어느 날이었을까? 그의 자리에 짝꿍을 정하는 데 그 누구도 옆에 앉으려 하지 않았다. 왜냐면 반에서 가장 많이 맞는 그의 옆자리에 앉으면 자신 역시 그 피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이 누구 없어? 라고 몇 번이나 물을 때 그는 부끄러운지 부자유스러운 팔을 책상에 올린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나는 그 때 '안쓰럽다. 동정을 한다.'라는 감정이 아닌 그냥 왠지 나를 보는 듯한 생각에 조용히 손을 들었다. 

그렇게 우린 짝이 되었고, 반 아이들에게 '병신 커플'로 불리었다.

 

다노우에 고사쿠가 받았던 세상의 모멸을 쓴 문장 뒤의 감정들을 그 시절 뼈져리게 느꼈다. 어떤 아이가 내 반찬을 집어 먹다가 결핵이란 소리를 듣자 내 얼굴에 반찬을 뱉었을 때, 교실 뒤로 가서 불량한 무리들에게 이유없이 맞았을 때, 책을 잘못 꺼내 놨다고 발길질을 당했을 때, 그런 기억들은 나에게는 먼저 강한 분노를 주었다. 정말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칼을 쥐지도 못할 정도로 힘이 없는 나약한 몸을 보며 분노를 한켠으로 밀어 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도 했다. 내가 괴롭혔던 그 친구들 그들의 심장에도 내가 이런 짓을 하지 않았던가 하고 말이다. 그 얼마나 비참한 감정인가....

 

한 두마디식 나누던 그와 나는 점점 더 친해졌다. 그리고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의 괴롭힘을 피해 흙바닥의 운동장으로 나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스탠드 구석에 숨어 앉아 있곤 했다.

 

다노우에 고사쿠는 신체적 불편을 상쇄하고도 남을 두뇌의 명석함이 있었다.

 

그도 어눌한 말과 다르게 두뇌가 명석했다. 그는 나에게 물었다.

 

"넌....몇..년...간... 맞아...봤어?"

"난 지금이 처음이야. 이렇게 맞아 본적은 없었어."

 

고개를 숙이고 우울해 하는 나에게 그는 벌어진 입을 하늘로 들고 낄낄대며 웃었다. 이 놈이 실성을 했나해서 쳐다보니 웃던 그는 별안간 진지한 눈빛으로 나에게 조언을 해 주었다.

 

난 맞고 지내온지 햇수로 5년은 넘는다. 맞을 때는 소리를 크게 질러라. 그러면 때리는 놈들도 들킬까봐 혹은 조금 양심의 가책을 받아 조금만 때린다. 그리고 상황을 봐서 바닥에 자연스럽게 쓰러져라. 버티고 서 있으면 괜히 더 때린다. 아! 그리고 너는 기침을 잘하니 맞으면 격하게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져라. 그리고 시비를 걸면 못 들은 척 멍청한 표정을 지어라. 그러면서 나를 툭 치며 자신의 표정을 보라고 손짓을 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그 표정. 시선은 먼 산을 보고 있고, 입은 벌린 채 침이 나올까 말까 아랫입술을 경계삼아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가 아기나 귀여운 강아지를 때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왜 너무 귀여우니까 그런데 그때 그의 표정은 귀엽기는 커녕 정말 때리고 싶은 표정이었다.

 

내가 정색을 하며

 

"야, 때리고 싶은데" 라고 말하자.

 

그는 조금 고민을 하더니 표정은 변수가 많으니, 그냥 못 들은 척하라고 했다. 그렇게 우리 둘은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서 못 들은 척 연습하거나, 기분 안 나쁘게 쳐다보는 법, 동정심을 얻을 수 있는 제스처, 서로 툭 건드려도 쓰러지는 연습을 했다. 정말 누가 봤으면 '병신 커플'이라 불릴 만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연습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할까? 그의 가르침데로 맞는 비율이 현저히 감소를 했다. 그리고 때린 아이들이 가면 우린 프로 연기자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일어서서 먼지를 털고 자리에 앉았다.

 

더운 여름 운동장 그늘에 앉아 무언가를 읽는 그에게 난 물었다. 비참하지 않냐고.

 

고사쿠는 에나미라는 절친을 통해서 모리 오가이라는 소설가를 알게 된다. 또한 에나미의 도움으로 장서들의 자료 조사를 하게된 고사쿠는 그 일을 몰두하던 중, 그 자료 조사 방법을 통해서 그때 당시 분실 상태에 있었던 모리 오가이가 '고쿠라'에서 지낸 3년간의 일기 '고쿠라 일기'를 보완해 보자는 목표를 세우게 된다. 그 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집념을 불 태우던 고사쿠는 종종 일어나는 '이 작업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에 괴로워한다.

 

비참하지 않냐는 나의 질문은 우리가 남몰래 연습했던 루저 행위에 대한 근본을 뒤흔드는 것이었다. 고사쿠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고 괴로워 했던 것처럼 내 질문은 그에게도 그런 의미 였을 것이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비참하다고 항상 비참했다고. 자신이 이런 몸이란 걸 자각한 이후부터 안 비참했던 적이 없다고.

 초등학교 시절 동정하는 아이들에게 기괴한 몸을 흔들며 춤도 추었다고 한다. 깔깔 거리며 웃는 아이들 속에는 그 당시 자기가 좋아했던 여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춤을 추며 좋아하던 여학생을 보며 난생 처음 설레였다고 한다. 집에 가서 좀 더 웃긴 춤도 준비했었다고 한다. 그런 속에서 그 여학생에 대한 맘은 더욱 커졌고, 주변 친구들에게 몇 번이고 물어본 후 여학생에게 고백을 했다고 한다. 고백을 하자마자 일그러진 그 여학생의 표정을 자신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 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라고 했다. 그 후 그는 어느 날 자신이 살던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 갔다고 한다. 아래를 몇 번이나 보았다고 한다. 그 까마득한 높이. 세차게 불던 바람. 그 속에서 그는 한참을 서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 강하게 자신을 잡아끌어 부둥켜 안아 버리는 바람에 뒤로 자빠졌다고 한다. 놀란 그가 본 사람은 자신의 어머니였다고 했다. 눈물 범벅이 된 어머니는 자신을 안고 그렇게 속상하게 우셨다고 했다. 어머니의 흙투성이가 된 맨발을 보고, 울음소리를 들으며 그는 누워서 하늘을 봤다고 했다. 하늘은 평온했고, 조용했다. 갑자기 죽어야 될 이유가 사라졌다는 그는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어떠한 상황이 와도 그 속에 맞게 대처하고 절대 거기에 비참함을 느껴도 굴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더운 열기가 피는 아지랑이 속에 체육시간이 다가 왔는지, 주전자를 들고 선을 긋고 있는 학생 하나가 보였다. 그의 어눌한 말소리 속에서 나는 무얼 느낀 것일까? 하지만 더이상 비참하지 않냐는 질문은 답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 소설에서 결국 고사쿠는 전쟁 속에서 식량 부족으로 병이 악화돼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가 평생을 걸고 완수한 '고쿠라 일기'에 대한 조사는 전쟁 후 원본이 발견이 되어 아무런 가치를 가지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 속에서 삶의 이유를 찾아냈다. 결과를 떠나서 말이다. 그 조사가 없었다면 그는 인생 자체를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단편 소설에 느껴지는 애잔하면서도 강한 고사쿠의 집념은 읽을 때마다 마음을 울린다.

 

그도 집념이 있었다. 자신이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어머니를 위해서 그는 강하게 살았다. 그리고 우리는 공부를 잘하면 아이들도 괴롭히는 것을 멈출 것이라 생각을 해 밤 새서 서로 집에 전화를 하며 격려도 해 전교 20등 안에도 드는 쾌거를 이뤄냈다. 물론 그렇다고 괴롭힘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난 중3을 졸업할 때 쯤 겨울방학 때 그에게 내가 괴롭힌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이야기 했다. 눈이 오던 그 날, 그는 내 손을 잡고 괴롭혔던 덩치 큰 순박한 아이의 집을 함께 찾아가 주었다. 빌라 지하에 살고 있던 덩치 큰 순박한 친구는 내가 오자 꽤 놀란 눈치였다. 눈이 오던 밖에서 그는 나에게 어눌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무릎을 꿇으라고 했다. 덩치 큰 순박한 친구와 나는 '잉?'하는 표정이었지만 그는 마침 심판관처럼 엄숙하게 나에게 말했다. '꿇어'라고.

 

나는 눈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바닥이 너무 차가웠다. 마음 속에서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다.그런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저기...그러니까..."

 

마치 눈앞에 중1때 재수없던 내가 나타나 입을 틀어 막은 듯이 '미안하다'가 목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그때 '그'의 손이 내 어깨를 눌렀다. 지긋이...무슨 신호를 받은 것처럼 뜨거운 게 가슴 깊은 곳에서 용암처럼 터져 목구멍을 뚫고 나왔다.

 

"미..미안해. 정말 미안해...너한테 너무 미안했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고개는 절로 90도로 숙여졌다. 얼굴은 붉어진 채 주저리 주저리 진심으로 절실하게 말했다. 다 말했을 때 주위는 너무 고요했다. 고개를 조용히 들자.

 

덩치 큰 순박한 친구는 양 손으로 수박만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더 가관은 내 어깨를 누르고 있던 '그'의 표정. 양 미간을 찌뿌리고, 눈을 감고 있었다. 강하게 감동을 받은 듯.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조금 더 있으면 나도 눈물이 날 것 같은 분위기...어쩌지 흐름따라 나도 울어야 하나 라고 생각하던 그 순간!

덩치 큰 순박한 아버지의 거친 쉰 목소리가 들렸다.

 

"추운데 문은 왜 열고 나가. 들어오던지 문을 닫고 나가던지!"

 

그 소리에 난 후다닥 일어났고, 덩치 큰 순박한 친구는 눈물을 쓱쓱 닦고 '들어와'라고 말했다. 우리는 조그만 밥상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와 코코아를 아무 대화도 없이 조용히 먹었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평온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지금도 너무나 소중하다.

 

그 후 나는 고등학교를 진학하며 서로가 엇갈렸다. 중3 졸업식 때 난 건강을 되찾고 혈색도는 몸으로 왔고, 그는 한결 길어진 머리를 휘날리며 왔다. 그리고 그 날은 그 누구도 우리를 괴롭히지 않았다.

 

난 '그 친구' 덕분에 인간으로서의 길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고시원에 있으면서도 그 길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고사쿠처럼 집념 있게 말이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6-06-23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과 실제 경험을 교차해 쓴 리뷰, 좋군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루쉰P 2016-06-23 20:59   좋아요 0 | URL
ㅋㅋㅋ 너무 감사해요 ㅋㅋ

왠지 대학교에서 교수님께 칭찬 받는 기분이에요 ㅋㅋㅋ

전 가끔 소설을 읽는 건지 내 얘기를 쓰고 싶어서 소설을 찾고 있는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푸하

양철나무꾼 2016-06-23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스모토 세이초가 이런 스탈이군요.
몇몇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전 일본 장르소설은 지독히도 싫어하는데,
이 리뷰를 읽고나니까 마스모토 세이초는 더 읽기싫어졌어요~ㅠ.ㅠ

고구마는 동치미랑 먹어야 환장의 조합인데 말예요, ㅋ~.
날 더운데, 점심 드셨어요?

루쉰P 2016-06-23 21:01   좋아요 0 | URL
ㅋㅋ 더 다른 스타일도 있어요. 일본 장르소설을 싫어하시는군요. 잡식성이시건 같은 나무꾼님이 싫어하시는 스타일도 있으시다니 ㅋㅋ

전 세이초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근데 밀실 살인이나 이런 건 별로 안 좋아해요.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참 좋더라구요. ㅎ 근데 요즘은 뉴스 사회면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아요 -.-

점심은 고시식당에서 냉모밀이 나와서 맛나게 먹었지요 ㅋ 고시식당 퀼리티가 굳이여요 ㅋ.

2016-06-24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4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떤하루 2016-06-26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세이초 좋아하는데 이런 글이 있는지는 몰랐네요.그의 사건 이야기가 지금 사건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만 했는데 그 길이라니, 인간의 길과 짐승의 길을 나눈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루쉰P 2016-06-28 20:38   좋아요 0 | URL
오옵 그렇군요 ㅋ 반갑습니다 ㅎ

사실 세이초 선생은 다양한 글을 많이 쎴죠 ㅎ 우리는 사회파 추리소설만 많이 출판이 되니 다양한 글을 못 보는 것 같아요.

전 개인적으로 이 단편이 결말은 좀 그렇지만 마음에 많이 와 닿았습니다. ㅎ

만화애니비평 2016-07-11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드립니다.

루쉰P 2016-07-12 00:01   좋아요 0 | URL
어라....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요근래 이렇게 기쁜 일은 처음이네요 ㅎ 떨리는 마음으로 받은 적립금으로 책을 샀습니다. 푸하 ㅋㅋㅋ

책을 공짜로 사니 너무 좋네요 헤헷 요즘 톨스토이의 서적에 빠져 있어서 심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이 사상에 다가갈 수 있는가 말이지요.

비는 오지만 정말 상쾌한 하루 입니다. 축하 너무 감사해요 ㅠ.ㅠ

천사 2016-07-3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책을 넘 좋아하시면 공부할 때 갈등 생기겠네요. 뭐가 목표던 합격을 빕니다.

루쉰P 2016-08-01 00:55   좋아요 0 | URL
ㅋㅋㅋ 갈등은 있지만 그래도 잘 참고 열공하고 있습니다. ㅋ

긴 글 읽어주셔서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ㅎ

yoonju1970 2022-07-19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 전에 도서관에서 읽어 보고 그후로도 가끔씩 생각나는 책입니다. 그래서 다시 살펴보다가 쓰신 리뷰를 읽었는데 너무 감동적이네요. 눈물이 흘렀습니다. 정말 글이 너무 맛있어서 읽고 있는데 그 진심에 목이 메어 오는 느낌이었어요.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 지는 모르겠지만 원하는 대로 흥하시길 바랍니다.
 

 손견이 죽으며 자신의 나이 어린 동생 손권이 오나라를 이끄는 문제에 대해 고민을 털어 놓자 이렇게 말한다.

 

"나라 안의 일은 정보에게 묻고, 나라 밖의 일은 주유에게 물어라."

 

오나라를 이끄는 손권의 근처도 가 보지 못 했으나, 다행히 나에게는 정보와 주유 같은 분들이 계시다.

 

"나라 안의 일은 강준만을 읽고, 나라 밖의 일은 박홍규를 읽어라." 

 

저 두 분이 내 인생에 끼친 영향은 어떻게 설명을 해도 부족하다.

 

지금 이렇게 노무사 공부를 위해서 고시원에 온 이유도 박홍규 교수님이 노동법 전공이기도 하시고, 그 영향으로 나 역시 노동법을 한번 제대로 배워 보자는 이유에서 였다.

 

박홍규 교수님의 책은 20대 초반 H신문사에서 알바를 하며 접했고, 그 후부터는 정말 책을 열심히 사서 읽었다.

그러다가 박홍규 교수님을 실제로 처음 뵌 것은 백수로서 집에서 놀다가 트럭 알바를 해서 번 돈으로 바로 저 책 '유토피아 이야기'를 산 때였다. 그 때 당시 출판사에서는 교수님과 로쟈님을 모시고 저 책을 주제로 한 대담을 진행했다.

 

행사 신청한 게 덜컥 되는 바람에, 곱게 널어 놓은 정장을 오랜만에 입고 명동으로 향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가을비였나? 비가 오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행사가 실시되는 건물로 찾아서 두근 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가던 중, 지도는 그 건물을 가르키고 있었다.

 

그 건물 지하였는 데 1층이 밖에 테라스가 있는 커피숍이었다. 그 커피숍에 톨스토이처럼 멋지게 수염을 기르신 박홍규 교수님과 어떤 분이 즐겁게 웃으며 대화 중이셨다. 아! 너무 놀라서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대체 내가 얼굴을 왜 가리지?) 갑자기 아무 골목길로 급하게 걸어 들어갔다.

 

어찌됐든 행사 시작 후 들어가서 교수님과 로쟈님의 대담을 보며 '아! 개 멋있어'라고 혼자서 좋아하다가 마치고 교수님께 인사도 못 드리고 돌아섰다.

 

여러 사람에게 둘러 싸여 있는 교수님을 보며, 아직 어딘가에 자신의 자리도 찾지 못한 사람이 와서 너무 책을 감동적으로 읽었다고 하면 왠지 쓸쓸해 하실 것 같아서 말이다.

 

다시 일어서서 어딘가에 내 자리를 만든다면 그 때는 한번 꼭 뵙자고 결의를 하였다.

 

 이 책은 정말 내가 읽고 싶었던 톨스토이의 책 중의 책이다. 이 책이 나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 지 모른다.

 

결국 박홍규 교수님이 번역해 주셨고, 들뜬 마음에 100점 평을 남겼다. 그 후 이 책엔 누가 평을 남기다 하고 봤는 데 요정님이란 분이 평을 남기셨다.

 

같은 책을 좋다고 한 사람에게는 동지애가 생긴다고 할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댓글로 나누며 난 느꼈다.

 

그래! 난 아직 진정한 덕후가 되지 못 했다고 말이다. 박홍규 교수님의 책은 70%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 글을 올린 것을 보아도 너무나 부족하다.

 

난 책을 많이 읽는 스타일도 아니고, 천천히 읽는 스타일이다. 반복 또 반복을 해야 비로소 조금 길이 보이는 스타일이다.

 

예전엔 루쉰 선생의 말처럼 한 팔을 휘두르면 사람들이 모이는 영웅과 같은 사람이라 생각했는 데 20대를 지나며 난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았고, 전기모기채를 휘두르며 고시원에서 모기를 잡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겁쟁이의 분노는 들판의 잡초에나 불을 지필 것이라던 루쉰 선생의 말처럼, 그런 쓰잘데기 없는 사람만은 되지 말자고 생각했다.

 

독서 역시 그러하다. 정말 덕후가 되어보자! 공부도 덕후고, 독서도 덕후다.

 

난 박홍규 교수님의 덕후가 되어야 겠다. 하나의 길을 깊이 파보자. 근데 왜 '모비딕'을 사서 읽고 있는거지...

 

암튼 난 아무래도 덕후가 되어야 겠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애니비평 2016-06-18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피할수 없는 숙명. 만국의 덕후들이에 단결하라!

루쉰P 2016-06-18 19:05   좋아요 0 | URL
푸헤헤헤 만국의 덕후여 단결하라! 단결하라! 단결하라!

만화애니비평님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최고의 덕후가 되겠습니다 @.@

cyrus 2016-06-18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생 때 법학 부전공을 신청한 것도 아닌데, 노동법을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어서 수강 신청한 적 있습니다. 지금도 수업자료가 컴퓨터 안에 저장되어 있어요. 언젠가 들여다볼 일이 있을 것 같아서 버리지 않았습니다. ^^

루쉰P 2016-06-18 19:07   좋아요 0 | URL
ㅋㅋㅋ 들여다볼 날은 분명 올 것이라 생각들어요. 그치만 노동법을 쪼금 공부한 저로서는 참으로 난감하더군요. 법이란 것이 약자를 지켜줘야 하는 것인데 `낙수효과`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판결도 그렇고 얼마나 노동자에게 법도 야박한지 모릅니다. ㅠ 대체 이걸 배워서 진심으로 노동자를 도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말이죠.

전투적 인간주의에 사상을 둔 노동법을 탄생시키고 싶다는 열망이 아주 큽니다.

감은빛 2016-06-22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의 대사를 저렇게 멋지게 활용하다니!

저는 무엇에 대한 혹은 누군에 대한 덕후가 되어볼까 고민이 되네요.
덕후도 부지런해야 할 수 있을텐데, 저는 늘 시간에 쫓겨서 제대로 못 하지 싶어요.

루쉰P 2016-06-23 01:33   좋아요 0 | URL
ㅋㅋㅋ 덕후는 저처럼 시간적 여유가 있는 고시생이나 할 수가 잇습니다. 감은빛님은 안 돼요 ㅋ

덕후랄게 뭐 다를게 있을까요 지금 감은빛님이 하시는 일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덕후이실텐데 ㅋ

전 정말 이번에 덕후력을 기를 생각입니다. 훗

요정 2016-06-28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 덕후가되어요 루쉰님😊 루쉰님 글에 언급되니 영광입니다!! 저도 분발할게요😎

2016-06-28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8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8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likewind 2017-03-10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멋지십니다 ..!!!!!!

2017-03-10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0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0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0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0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0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래도 머리를 식힐 때는 하루키의 수필이 좋습니다. 솔직하고, 시원하고, 담백한 그의 글은 언제나 읽는 맛을 줍니다.

 

이 책은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소설가라는 점만 딱 도려내고 읽으면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할까요? 적잖이 도움이 됩니다.

 

'소설가는 포용적인 인간인가'에서 하루키는 '링'에 비유해 소설가라는 일을 얘기합니다. 소설가를 떠나 누구에게나 링은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승리(?)하려면 누구나 계속 써내려가는 지속성이 있어야 합니다.

 

소설가와 고시생의 지속성 차이는 '상상력의 지속성'과 '기계적인 지속성'인 것 같습니다. 쓰기 위해서는 상상해야 하는 소설가와는 달리 고시생은 이미 구축된 것들을 반복 반복 또 반복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하며 느낀 것은 신기하게도 뇌의 무궁무진한 능력입니다. 방금 읽는 것도 백지화 시켜 버리는 이 뇌의 힘! 두뇌풀가동을 아무리 해도 어떠한 무(無)로 돌아가는 이 재미! 미쳐 버릴 것 같습니다. 와우! 서프라이즈!

 

어떤 날은 꿈을 꿨는 데 제 앞에 큰 돌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손에는 끌과 정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사력을 다해 돌을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왠지 머리 속에는 이런 조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계가 있었습니다. 설계대로 돌을 부수는데 어찌나 힘들던지.. 하루종일 부쉈는데 귀퉁이만 조금 파낸 것입니다. 그리고 뒤로 돌아서는 데 그 잠깐 사이에 돌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아!!! CIVA!!!' 하고 크게 소리치면서 꿈을 깬 것 같습니다.

 

물론 소설가의 링도 어렵기 마련이지요. 거기에 대해 하루키는 자세히 써 놓았습니다.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어쨋거나 상상력이나 기계적이나 지속성입니다. 그것만이 링 위에서 버틸 수 있습니다.

 

'소설가가 된 무렵'에서는 소설가가 된 계기와 소설 창작의 비법(?) 등 이런 것을 써 놓았습니다.

 

아, 뭐랄까 여기서는 정말 하나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온 사람의 품격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거들먹 거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눈에 띄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겸손함도 아닌 인간 그 자체로서의 솔직함.

 

그가 야구 구장에서 느꼈던 그것은 그야말로 추측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쭉 읽어온 독서로 축적된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어느 정도 사업이 여유로워지자 내부에서 뿜어져 나온 것은 아닐까요?

 

자각이라도 해도 좋고, 뭐라 표현해도 상관은 없을 듯 싶습니다. 다만 저와 그가 다른 점은 저 역시 루쉰 선생의 수필을 읽고 사람의 육체가 아무리 강건한들 정신이 노예면 그 어떤 개혁도 할 수 없다. 정신을 개혁하는 데 제일 좋은 바로 문학이다라고 했던 그 구절에 감명 받아 문학을 해 보려고 했으나 전혀 글 한 줄 쓰지도 못 했습니다.

 

어느 순간, 어떤 기회에 누구나 무언가를 해볼까?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란 것은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지듯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걸 그대로 받아서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루키는 그걸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할까요? 자기 내부의 목소리 외침을 소중히 듣고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과연 저는 그 소리가 들려올까? 하고 생각합니다. 

 

또 그는 비둘기 온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그처럼 공부에 반드시 합격할 수 있다는 그런 비둘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근처 도림천에도 비둘기가 참 많습니다. 그러나 안아 줄 수가 없습니다. 너무 뚱뚱합니다. 게다가 전투적이라고 할까요. 수십 마리가 무리지어 바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무섭기까지 합니다. 안타깝게도 하루키가 말하는 애처롭게 떨고 있는 비둘기는 없습니다.

 

뭐 꼭 비둘기를 안으라는 법은 없겠지요...

 

하루키가 겪은 야구장에서의 감각, 그리고 비둘기를 통한 자각 그런 것들이 안타깝게도 저에겐 아직 없습니다. 그렇다고 크게 실망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계시를 통해 고시생이 합격하는 일은 거의 없을 테니 말이죠.

 

중요한 점은 그는 그 감각을 언제고 잊지 않고 다시 돌아가는 원점으로 삼고 있다는 것 입니다.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가듯이 막히면 자신이 다시 출발할 그 원점.

 

그것은 무엇을 하든 간에 꽤나 중요한 일입니다. 저도 지금 하는 공부를 하며 겪는 이 고통이 하나의 원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나중에 성공해도 이 감각을 잊지 않고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습니다.

 

'문학상'에 대해서도 하루키는 담백하게 이야기 합니다. 문학상의 권위보다 중요한 것은 읽어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향해 어떤 작품을 제공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는 사실. 소설가로서의 본질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여길 읽으며 '아! 멋진 걸'이라고 감탄했습니다. 사회적 명예라고 할 수 있는 여러 상들에 대해 이렇게 담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저는 그가 여러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가 저런 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면서 읽는 사람을 염두에 두고 성실하게 써 가는 저 자세. 그것이 그를 지금껏 존재하게 만들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번 하루키의 수필은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나 무언가를 써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키의 비법(?)이랄까요. 그의 문학에 대한 생각이 고스란히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인 그의 성실성입니다. 끊임없이 추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 그것이 이 책 전반에 녹아 들어 있습니다. 역시나 일류의 소설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키 선생 건강하세요.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정 2016-06-01 1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루쉰님 글은 오묘하게 푹 빠지게되는 매력이 있어요!! 이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글을 보고나니 읽고싶어졌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하루키 선생님 건강하세요. 그리고 루쉰님도요!!

루쉰P 2016-06-01 14:23   좋아요 2 | URL
ㅋㅋ 모든 책을 다 읽기에는 돈도 시간도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ㅋ 그냥 좋아하시는 책을 읽으시는 게 좋습니다.

저도 서재에 올 때면 너무 읽고 싶은 것이 많아 마치 아이가 홈플러스 장난감 코너에 온 기분이더군요.

그래서 그냥 눈 딱 감고 제가 읽고 싶은 것만 읽습니다. 푸하 ㅎ 오늘도 날이 무척이나 덥습니다. -.- 그늘에서 화이팅 하세요 ㅋ

cyrus 2016-06-01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

루쉰P 2016-06-01 16:58   좋아요 0 | URL
ㅋㅋ 너무나 반갑습니다. 서재에도 들르지 못하고 너무 죄송해요 ㅠ 하지만 항상 하루키처럼 성실하게 쓰고 계시는 거 알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가 서재에서 만난 게 몇 년 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글 쓰는 실력이 많이 많이 느셨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이 하루키가 말한 지속의 힘이지 않을까요? ㅎ 잘 지내시는지 저도 궁금하네요. 전 써 놨듯이 고시원에서 열심히 스스로 수양 중입니다 후훗

cyrus 2016-06-01 17:09   좋아요 0 | URL
블로그 접속하는 일 가지고 미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블로그는 심심할 때 보면 되는 거죠. 매일 접속해서 모든 이웃들의 글을 다 볼 수 없어요. 잘못된 일이 아니라 당연한 겁니다. ^^

루쉰P 2016-06-02 02:40   좋아요 0 | URL
역시 대인배 ㅋ 감사합니다. 그래도 들어가서 읽는 재미가 솔솔 한데 자신에 대한 여유가 없어 그러지를 못 하네요 ㅋ

이제는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겨서 서재도 구경 좀 조금씩 다니고 할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에 알던 분 중에 사라진 분도 계시고, 계속 계신 분도 계시고 하네요. 시루스님은 항상 그 자리에 계셔서 참 좋아요 ㅎ

다락방 2016-06-0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반갑습니다. 오랜만이네요, 루쉰님.
:)

루쉰P 2016-06-02 12:13   좋아요 0 | URL
어쿠야 저야말로 반갑습니다. 다락방님 ㅎ 잘 지내고 계시죠? ㅎ 가끔씩 눈팅으로 보고만 갔지만 여전히 한결같은 모습으로 글을 쓰고 계셔서 역시나 다락방님이구나하고 생각을 했어요 ㅎ

전 너무 뭔가 날을 벼르는 사람처럼 뭔가가 한번 훅하고 몰아치면 부러져 버리는 듯한 그런 느낌으로 지난 시간 지내온 것 같아요 ㅋㅋ 그렇다고 뭐 큰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좀 여유를 가지고 갈려고 해요. 하루키의 책을 읽으며 진정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은 그렇게 날 세우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ㅋㅋ

이렇게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오늘도 더워요 무쟈게 ㅋ 점심 맛나게 드셔요 ㅎ

감은빛 2016-06-22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쉰님의 글을 읽으니 꾸준히 자신의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요즘 저는 좀 많이 지쳐서 일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창의적으로, 의욕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데,
매너리즘에 빠져, 기계적으로 일을 하다보니 일이 잘 안 풀리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러도보니 더 지치고 피곤해지네요.

꾸준히 일을 하다보면 다시 재미를 찾는 계기가 생기겠죠?
가끔 다 때려치우고 몇 달만 조용히 책만 읽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도 해봤는데,
그럼 다시 돌아올 자리가 없을테고,
당장 먹고 살 생활비가 부족할테니 그럴 수 없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지요.

더운 날 힘 내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루쉰P 2016-06-23 01:35   좋아요 0 | URL
전 직장 다닐 때 공부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여기 와서 24시간 공부하니 다시 직장가서 일을 하고 싶더군요. 인간의 간사함이란 이 모양입니다. ㅋ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말한 인생은 커다란 짐을 지고 고갯길을 올라간다는 말처럼 힘들어도 꾸역꾸역 오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 역시 이곳에서 매너리즘과 절망을 수없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걸어야 한다고 자각하여 걸어가고 있습니다. ㅋ

감은빛님도 화이팅이요 ㅋ

랄랄라 2016-06-29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여행안가신 이유가 이렇게 어려운 책을 마니 읽으시고, 공부만 하셔서 그렇다는 것을 깨닫고 갑니다... 전 여자분인 줄 알았어요...홍홍홍... 어뜨카면 서평을 이렇게 길게 적을 수가 있는건가요 루쉰P님....? 한수 가르쳐주십시오

루쉰P 2016-06-29 23:33   좋아요 1 | URL
ㅋㅋ 여자인 줄 아시다니 훗 인터넷에서는 양성으로 활동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는 것 같군요. 전 수염이 많이 나는 야성미 넘치는 남자입니다. ㅎ

아...어떻하면 길게 쓰느가...무엇보다 고시원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1평도 안되는 방에서 갇혀 있다보면 뭐라도 쓰고 싶은 욕구가 나옵니다. ㅎ 농담이구요. 전 사실 길게 쓰는 것이 좀 걱정이에요. 그냥 주저리 주저리 쓴다고 할까요....며칠에 걸려 써요...그다지 가르쳐 드릴 정도로 좋은 건 아닌 것 같네요 ㅋ

고양이라디오 2016-08-24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네요^^
루쉰님 파이팅입니다.

루쉰P 2016-08-26 16:06   좋아요 0 | URL
그럴수가 ㅋㅋ 믿기지가 않네요 ㅋ 그 감정을 고스란히 쓰다니 ㅋ

네! 화이팅이에요 ㅋ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 (한글판 + 영문판) - 전2권 - 기독교는 신비의 종교가 아닌 새로운 생활의 이해다 PEACE by PEACE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홍규 옮김 / 들녘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와우 드디어 나왔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정 2016-05-27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넘 존경하는 교수님이에요.. 출간하자마자 함께 100자평을 남기다니 뿌듯합니다 :) 만나뵙게되서 반가워요!!

루쉰P 2016-05-27 01:35   좋아요 1 | URL
우와 ㅎ 박홍규 교수님은 제가 20대 시절부터 존경하고 좋아하는 교수님이에요. ㅋ 책 출판하시면 바로 사요 ㅋ 근데 워낙 많이 내셔서 ㅋㅋ 거의 박홍규 교수님이 내신 책의 70% 정도는 가지고 있어요 ㅎ 나머지 책들도 다 살려고 항상 계획 중이에요 ㅎ
직접 뵌 적은 딱 한 번 있어요. 로쟈님하고 루이스 멈퍼드에 대한 책 내시고서 명동에서 토론회 같은 거 하신 적 있는데 그 때 한 번 뵈었죠 ㅎ
저도 정말로 존경하고 좋아하는 교수님이에요. 근데 사람들이 많이 안 읽어서 그게 참 속상해요 ㅠ.ㅠ
그나저나 진짜 반갑네요 ㅎ 교수님을 존경하는 분을 이렇게 뵙다니 ㅎ

요정 2016-05-28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교수님이 내신책..정말 많으신데... 70%나 가지고 계시다니...진정한 애서가시군요!! 교수님책 한 권 한 권 모두 주옥같지만... 혹 가장 인상깊었던 책이 있으신가요?? 어려우시겠지만 추천부탁드려요 :)

루쉰P 2016-05-29 01:30   좋아요 1 | URL
정말 어려운 걸 물어 보셨네요 ㅋㅋ

박홍규 교수님 책을 그래도 조금이나마 읽었다고 생각하기에 말씀드리자면 교수님의 기본적 사상은 `아나키즘`에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무정부주의의 아나키즘이 아닌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반권력` `반자본` `반물질주의`라고 저는 이해를 합니다.

`반권력`이란 타인을 자신의 욕망을 위해 희생시키고 이용하는 것이고, `반자본` `반물질주의`란 기술에 의해 자신을 컨트롤 하지 못하고, 끌려가며 환경을 파괴하고 돈이 중심이 되어 인간을 희생시키는 사상에 대한 반대 입니다. 물론 국가주의에 반대도 그렇구요 ㅎ

교수님은 이런 부분에 맞추어 평전이나 우리에게는 소개되지 않은 사상서를 번역해서 많이 출판을 하십니다.

아시다시피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최초 번역을 하신 분도 교수님이거든요. 그리고 평전을 보면 이런 시각에 맞추어 인물을 찾아 내십니다.

저는 리영희 교수님도 극찬하셨듯이 자서전의 최고봉은 `마하트마 간디 자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말컴X` 자서전 역시 최고라 생각하구요.

함석헌 선생님이 `마하트마 간디` 자서전을 번역하셨고 그게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비법률가 이시다보니 법률가로서 간디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조금 부족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1. 마하트마 간디 자서전을 저는 교수님의 가장 인상적인 책이라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말컴X 역시 교수님께서 번역 준비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 조만간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교수님은 그리고 특히나 루쉰과 조지 오웰을 좋아하십니다. 왜냐면 인류의 역사상 권력에게 아부하지 않고 평생을 살아간 두 인물이라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루쉰과 조지 오웰에 대한 평전 역시 교수님은 출판 하셨습니다. 이것도 좋아요 ㅋ

또한 우리에게는 불안과 어떤 어둠을 상징하는 카프카 역시 교수님은 그가 얼마나 강하게 살아갔고, 그의 사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카프카 평전`도 내셨습니다. 이것 역시 제가 인상 깊었던 책입니다.

요즘은 간디의 서적을 많이 번역하시고 거기서 톨스토이로 이어져서 번역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톨스토이 역시 우리에게는 얼마나 뛰어난 사상가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그냥 소설가로서만 그의 책들이 많이 번역 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톨스토이의 평전은 몇 개 나와 있지만 너무 현학적이고 따분해 읽기가 힘듭니다. 그치만 교수님의 평전은 굉장히 재미나게 읽을 수 있어서 이것도 아주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교수님의 책들은 정말 주옥 같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출판계를 보면 돈 되는 것들만 출판하고 정작 우리가 알면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거의 번역되어 있지가 않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지금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교수님의 저작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될 것인지는 분명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질 날이 오리라 여겨집니다.

전 무엇보다 `마하트마 간디 자서전` 추천 드립니다.

읽기 전과 후의 시각이 확연히 바뀝니다. ㅎ

아, 교수님의 책은 정말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어요 ㅋㅋㅋ 읽는 속도 보다 내는 속도가 더 빠르세요 ㅋ

루쉰P 2016-05-29 11:09   좋아요 1 | URL
제 추천 책도 좋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요정님이 관심가는 인물이 있다면 그 사람의 평전을 교수님을 통해서 읽으셔도 좋을 듯 싶어요. ㅎ

누구보다 많은 인물의 평전을 쓰셨지만 무엇보다 일류의 인물들을 쓰셨거든요. 일류의 인물 중에는 의외로 우리가 여태 알던 상식과는 다른 면을 가진 사람도 있고,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니체의 경우 특이하게 우리 나라에서는 전집도 나올 정도로 열광적으로 수용이 되고 있는 데 거기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쓰신 책도 있고요. ㅎ 물론 니체의 장점도 있겠으나 너무 열광적으로 받아 들이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신 것 같았어요 ㅎ

삼국지에서 손견이 죽으며 손권에게 말하기를 `나라 밖의 일은 주유와 상의하고, 나라 안의 일은 정보와 상의하라`고 했거든요. 저는 나라 밖의 일은 박홍규 교수님의 저작을 보고, 나라 안의 일은 강준만 교수님의 저작을 봅니다.

두 분다 탁월한 지식인이기도 하지만, 박홍규 교수님의 항상 말씀하시는 자신이 말하는 바와 생활을 일치시키는 권력과 영합하지 않는 분들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나이를 먹을 수록 꼰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이를 드시면서 더욱 자신의 변화시키고 개혁해 나가시는 분들이라 생각이 들어 이 두 분의 책들은 나오면 거의 대부분 사서 읽고 있습니다.

박홍규 교수님이 저리 많은 책을 출판하시는 이유는 아마도 그 책을 읽고 절은 청춘 중에서 그런 사상을 가지고 새로운 생활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도 항상 교수님의 서적을 읽으며 조금씩이나마 생활을 개선시키고 나가려고 하지만 ㅋ 맘처럼 쉽게 되지가 않네요 ㅎㅎㅎ::: 암튼 요정님도 즐거운 박홍규 교수님의 저서 속으로 빠져 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ㅎ

2016-05-31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31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1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6-06-01 14:22   좋아요 1 | URL
그건 저도 무척이나 재밌게 봤던 드라마입니다. ㅋ 주인공들과 만화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너무 높아서 정말 놀라며 봤죠. 구고신은 저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인물입니다.
구고신은 솔 앤린스키의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이라는 책에서 나온 인물처럼 한번에 모든 것을 격하게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서 있는 지점에서 현실을 직시하며 바꾸려고 노력을 하죠. ㅎ 저는 지금 사회가 우리 386세대들과 같은 데모나 어떠한 구호 외침으로 바뀔 수 있는 사회라고 보지 않습니다.
이미 시스템이 엄청나게 구축되어 있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교욱을 통한 올바른 사상을 가진 젊은 청년들이 사회 속 시스탬에 들어가서 힘이 있는 위치에서 민중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기존 권력 집단에 들어가게 되면 거기서 융화 되버리는 문제가 발생되는 데 그것에 오염되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선한 일을 한다면 분명 사회는 바뀌기 위해 움직일 거라고 아주 초딩 같은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습니다. ㅋ
암튼 전 구고신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약자를 위해서 끊임없이 전진하는 그런 사람이요 ㅎ

인간이란 모름지기 지금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문명과 물질을 거부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돈도 많이 벌고 싶어하고, 조금 더 편한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런 마음이 없다고 한다면 ㅋ (박홍규 교수님은 그러시겠지만) 그건 거짓말이죠 ㅋ

저도 노무사를 해서 사람들을 돕겠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좀 더 안정된 지위에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욕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ㅎ

욕망이라고 부정할 것만 아니라 솔직하게 인정할 건 인정해서 만약 내가 많이 번다면 그것으로 더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도우자라는 식으로 현명하게 했으면 합니다.

물론 환경파괴나 그런 부분은 에코컵을 쓰거나 하면서 실천하면 좋죠. 저도 조그만 도전이지만 종이컵을 안 쓰는 도전은 하고 있어요 ㅋㅋㅋ

요정님이나 저나 무리하지 않고 생활을 잘 타고 가면서 인간으로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올바른 길에서는 벗어나지 마시자구요 ㅋㅋ

저도 고시원에서 적잖이 적적한데 즐거운 댓글에 많이 힘이 나고 있습니다. 감사드려요 ㅋ

2016-06-04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4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4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4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4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6-0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나오자마자 구입했는데 아직 트라이 투 못하고 있는데,
님의 서재에서 이렇게 보니 막 반가운걸요~^^

전 아무래도 님의 리뷰를 본 후에 천천히 시도해야 할 듯~^^

루쉰P 2016-06-08 01:22   좋아요 0 | URL
오옵 역시나 ㅋ 나무꾼님도 사셨군요 역시 프로셔 ㅋ 근데 저 어쩌죠 ㅋ 예전부터 `모디딕`이 너무 읽고 싶은거에요 ㅎ 그래서 이거 조금 읽다가 지금 `모비딕` 읽고 있어요 ㅋㅋㅋ
전 좀 특이한 성격인가봐요 정말 아끼는 책은 왜 그런지 좀 시간차를 두고 읽어요. 사서 내 품에 오면 그 때 만족한다고 할까요? ㅎ `모비딕`을 읽고 말도 안 되는 리뷰 한번 써 볼라구요. 역시 서재는 내 맘데로 써서 좋아요 ㅋ
 
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재에 글을 안 쓴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많이 반겨주던 분들에게도 미안할 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서재에는 조용히 들어온다. 그러다가 비의 딸님의 리뷰를 보았다. 고시원에서 생활을 하며, 노량진, 고시원, 시험 이런 글들을 보면 쉽게 지나치지를 못 한다. 저게 내 얘기일까? 내 마음을 이야기할까? 하는 기대감에 보게 된다.

 

'환영'은 그렇게 눈에 들어온 소설이다. 이 소설은 리뷰가 80개 써질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은 소설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윤영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남편과 고시원에서 만나 아이를 낳았다. 그녀가 고시원에 오게 된 것은 여동생이 빚을 지고 떠났기 때문이다. 결국 남편과 옥탑방에서 살림을 차리지만, 공부를 하겠다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남편, 다시 돈을 달라고 하는 식구들, 장애인 아기 등 무엇하나 그녀에게 희망적인 것이 없다. 그리고 어렵게 취직한 왕백숙집에서 돈을 위해 윤영은 결국 매춘을 하게 된다. 

 

소설을 읽으며, 나에게 불쾌감을 주는 윤영과 그 등장인물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과 싸우고 싶었다.

 

윤영은 갑자기 찾아온 시어머니를 피해 공사판 여인의 집에서 잠을 잤다. 그 여인은 윤영에게 이 곳은 햇빛이 들지 않으니 알람이 없으면 한 없이 잔다고 말했다.

 

내가 있는 이 곳 지하 고시원은 바로 앞 건물의 빛이 방으로 쏟아진다. 마치 달밤에 누가 나에게 조명을 비추는 것 같다. 바로 앞에 건물도 고시원이다. 대략 다섯 걸음 앞에 있다. 그리고 내가 보이는 시선의 한 2층 높이부터 방 창문들이 보인다. 그리고 12시가 넘으면 그곳에 불이 켜진다.(누가 켜는 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몇 달은 그래도 버텼다. 어둠이 익숙해 지면 다음에 그 공간을 갸냘픈 빛이 가득 채웠다. 그럼 눈은 그 빛에 익숙해 지고, 방이 밝아진다. 결국 누워도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이런 고난에 지지 않는다. 다음 날 만물상에서 검은 비닐 봉지를 사서 창문에 완벽하게 틈 하나 없이 붙였다. 그 결과 낮에도 밤에도 창문만 닫으면 나는 바깥 세상과 완전히 격리 되었다.

 

그렇게 '공사판 여자의 알람 없으면 못 깨는 방'을 나는 만들었다.

 

윤영이가 나에게 물었다. 너는 나처럼 공부를 하지도 않고 얘만 보는 남편을 위해 돈을 벌어 봤냐고 말이다. 뭐라 대답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나도 그녀가 락스 때문에 시린 눈을 안고 백숙집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처럼 그런 경험은 해 보았다고 말하고 싶다.

 

작년 여름 한참 더울 때, 더 이상 돈이 나올 곳이 없어서 일을 시작했다. 공부도 돈이 있어야 한다. 내가 있는 고시원 근처의 피시방이었다. 나도 윤영이처럼 불안했다. 그녀는 33살에 일을 구하기 힘들었다. 나 역시 그랬다. 36살의 나이에 알바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주말 야간으로 일을 시작했다. 금요일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그렇게 일요일까지 반복이다. 카운터에만 앉아 있다가 책 한 줄이라도 더 볼 수 있겠지란 기대와 달리, 오자마자 피시방 앞 인도를 청소한다. 카운터에 앉마마자 들어오고 나가고 손님이 끝이 없다. 손님이 나가면 그 자리에 가서 먹은 음료, 음식을 치우고, 키보드를 퉁퉁 쳐서 먼지를 빼고 모니터 닦고, 그리고 자리 밑에 있는 과자 및 기타 모든 것들을 청소한다.

 

그것의 반복을 새벽 4시까지 한다. 그리고 손님이 덜 움직이는 것 같다고 느껴지면 약 100평 가량의 홀을 쓸고 대걸레로 닦는다. 빗자루가 짧아서 허리를 숙이고 쓸어야 하는데 다 끝나면 허리가 아프다. 마지막으로 화장실은 락스를 뿌리며 닦아야 한다. 락스의 시린 냄새 때문에 눈도 따갑다. 흡연실의 담배통까지 청소한다.

 

이 때쯤 되면 배 고픈 손님들이 컵라면을 주문한다.

 

컵라면은 정수기 물을 붓고, 뚜껑을 뗀 채로 전자렌지에 돌린다. 그래야 빠르게 익어서 손님들이 먹기가 편하다. 난 교육을 받았음에도 알바를 시작한지 며칠이 안 돼 바쁜 나머지 손님의 컵라면을 뚜껑을 떼지 않은 채 전자렌지 돌렸다.

 

여러분은 절대로 그러지 마시길. 컵라면의 뚜껑은 불이 붙는다. 갑자기 확하고 말이다. 어두운 조명의 피시방 안에서 그 불은 너무나도 환하게 주변을 비추었다. 마치 기적의 불꽃처럼 말이다. 전자렌지 앞 쪽에 앉아 있던 손님들도 마우스를 떨어트릴 정도로 놀라고 조금 떨어져 걸레질하던 나도 놀랬다.

 

급하게 컵라면을 꺼내 불을 끄고, 손님에게는 새로 컵라면을 해 주었다. 그리고 불이 붙었던 컵라면은 아까워서 버리지 못 해 내가 먹었다. 그리고 혼자서 실실 웃었다. 윤영이가 옥탑방 계단에 앉아 최악을 생각하며 혼자 웃듯이 나도 웃었다.

 

새벽까지 밤을 세고 아침을 맞이 하면 멍하고, 제 정신이 아니다. 돈도 좋지만 이러다가 골병들 것 같아서 3달 만에 그만 두었다.

 

윤영이의 자조적인 웃음이 보이는 것 같다. 자기는 남편을 위해, 아기를 위해,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짐승 같은 놈들이 위에 올라타는 것도 참고 버텼는데 나는 저 정도의 일에 힘들어 하니 말이다.

 

그런데 나는 윤영이를 만날 수 있다면 그녀의 남편에 대해 조금이나마 얘기해 주고 싶은 것이 있었다. 윤영이는 남편에게 화를 내고 모욕을 했다. 밥상을 엎거나, 핸드폰을 머리에 던지거나, 자는 얼굴에 흙을 뿌렸다. 하지만 그래도 남편은 바보같이 미안하다고만 했다.

 

나는 그게 참 마음 아팠다. 윤영이의 분노는 이해된다. 하지만 그녀가 남편과 더 솔직하게 얘기해서 서로 없고 힘들지만 격려해서 그 상황을 극복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남편처럼 고시공부를 하고 있다. 공부를 할 때 가장 무서운 것은 공부가 되고 안 되고 문제가 아니다.  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한 없이 갸냘픈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내가 결과를 내기를 나이든 우리 부모님은 한 없이 기다리고 계시다. 남편도 부담감을 심하게 느꼈을 것이다. 성공에 대해 집착할 수록  공부가 더욱 안 된다. 그게 스트레스로 이어지곤 한다. 내가 그랬으니 말이다.

 

윤영이는 무서운 희망이라고 했다. 하지만 무서운 희망은 없고, 희망은 무섭지 않다. 희망이 있지만 그걸 향해서 발버둥치고 가지 못하면 그것은 이 소설 제목처럼 환영에 불과하다.나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환영으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그녀의 남편에게 속상했던 것은 왜 희망을 환영으로 만드냐는 것이다.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면 그리고 힘든 현실이 있다면 그는 거기서 일어서야 했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나눠야할 짐도 아니고, 그리고 누구에게도 힘들다고 말할 필요도 없다. 그건 자신의 몫이거든. 짊어져야 한다. 그리고 누가 뭐라든 그걸 짊어지고 걸어가야 한다.

 

그녀의 남편은 그러지를 못 했다. 그녀가 나가서 돈 버는 거에 안주해 버린 것이다. 그러니 그녀가 무슨 모독을 해도 그는 받아 들인 것 같다.

 

난 그녀의 분노도 이해한다. 마치 내 안에 그녀와 남편이 같이 사는 것처럼, 이렇게 어렵게 돈을 벌어서 공부를 하는 거면 고시원에 들어오면 퍼질 게 아니라 졸린 눈을 비벼가며 코피 터지게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난 그게 안 되었다.너무 피곤해서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그러면 누워있는 내 몸을 향해 윤영은 막 욕을 한다. 왜 그러냐고 말이야. 무기력한 남편과 윤영이 항상 밤이면 뒤엉켜 내 속에서 대화를 한다.

 

이 소설을 통해서 나는 내 안의 비참한 것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내가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들이 윤영이와 그 남편을 통해서 구체적인 살아 있는 인물로 나타났다고나 할까?

 

작가에게 너무나 고맙다. 하지만 소설을 쓴 작가의 인물상에는 반대한다. '환영'에서 모든 인물은 반성도 없고, 개혁도 없고 마치 불행의 바닥으로 달리듯이 쭉 가버린다. 난 인간은 그렇게 고정적인 형태로 가버리는 삶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해피 엔딩의 소설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루쉰 선생은 희망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걸어가는 것으로 길이 생기듯 희망 역시 걷는 속에 생긴다고 하였다.

 

인간의 삶은 변화한다. 그리고 변할 수 있다. 새벽에 고시원에 앉아 홀로 울 때도 있지만, 난 내가 변할 수 있고, 그리고 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여긴다.

 

이 소설이 나의 어둠을 비춘다면 거기에 지지 않기 위해 그 반발력으로 내 속의 빛이 뿜어져 나옴을 느낀다.

 

윤영이도 남편도 그리고 소설 속의 모든 인물이 부분적인 내 자신이다.

 

그리고 그런 내 자신과 더불어 그것과 싸우려는 내 자신이 있다.

 

이 둘의 조화를 통해 나는 다시 일어선다. 그리고 싸우러 가는 것이다.

 

나는 누구보다 참는 건 잘 했다. 누구보다도 질길 수 있었다. 다시 시작이었다.

 

밑에 사진은 고시원 담벼락에 대학생들이 재능기부를 해서 그려준 그림이다. 보고 있으면 왠지 흐뭇하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5-09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9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1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3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6-05-2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루쉰님이다!

저도 한동안 알라딘 서재에 자주 못 들어왔어요.
아주 가끔 들어와도 책만 좀 찾아볼 뿐이었죠.

고시원 생활 저도 한 1년 가까이 했어요.
다만 저는 고시 공부를 한 것은 아니고,
학원 강사 하던 시절에 잘 곳이 없어서 고시원에 살았죠.
돈을 벌긴 했지만, 얼마나 벌어야 이 고시원을 벗어나,
방 한 칸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답답해했던 시기였죠.
정말 돈 한 푼 없이 혼자 서울에 올라왔던 초기였기 때문에
불안감, 외로움,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힘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경제적으로는 아주 조금 나아졌을지 몰라도,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전히 불안하고, 외롭고, 두려우니까요.
내 주변에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동료가 있어도,
그럼에도 여전히 저는 힘드네요.

루쉰님의 소식을 읽어서 무척 반갑습니다!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아주 가끔이라도 서로 안부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되어요~

루쉰P 2016-05-23 09:54   좋아요 0 | URL
우와 감은빛님이다! ㅋㅋㅋ

서재에 서로 못 들어왔군요 ㅋ 저야말로 감은빛님의 서재도 못가고 제 서재만 이렇게 와서 숨 한번 쉬고 숨고 그러네요 ㅎ

감은빛님도 고시원 생활을 ㅋㅋㅋ 댓글에 써 준 말이 가슴을 울리네요. 불안감, 외로움 ㅋ 저도 그래요. 매일 그런 것들과 싸움이네요.

시험을 몇 번 말아먹고(?) ㅎ 다시 또 시작하고 있어요. 알바에 다가 학원 다니다가 병원 신세도 좀 지구요 ㅎ 도대체 여기서 내가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아요.

인간이 힘든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하나의 법칙이라고 생각해요. 그 누군들 설사 가족이라 할 지라도 저를 이해 못하고 그런 것이라 생각 들어요. 혼자서 외롭고 불안해도 걸어나가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여기서 외로움의 끝을 보며 있다보니 루쉰 선생이 아q정전으로 세상에 나오기 전에 13년 동안 교육부에서 근무를 하며 학교가 끝나면 자기 골방으로 돌아가 불경 서적이나 베끼고 하던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네요.

외로움의 극한에 있으니 뭐가 외로운 지도 모를 그럴 지경에 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여기는 도림천이란 곳이 있어서 아침이나 저녁에 한 시간씩 걸어다녀요. 강아지 데리고 온 사람들, 커플끼리 손 잡고 가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을 보며 생명의 파워를 간접 흡수하고 있어요 ㅋ

감은빛님 어떤 현실에 어떻게 싸우고 계실지 모르지만 여전히 힘들다는 말에 저 역시 공감합니다. 그리고 그 힘듦에 무슨 말을 해 드려야 할 지도 잘 모르겠구요. 그치만 감은빛님을 응원한다는 것은 100% 믿어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뭔가 희망찬 리뷰로 감은빛님께 힘을 내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책도 하도 안 읽고 안 쓰니 능력이 많이 퇴화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

어찌되었든 우리 힘내요 ㅋ

천사 2016-07-31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의 글을 아주 좋아합니다. 제 태만한 일상에 번쩍 정신을 들게 만들어 종종 일부러 당신의 서재를 찾아 글을 읽습니다. 그때마다 당신의 일이 잘 풀리기를 기도하고 또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 형편이 좋아지기를 맘속으로 응원합니다. 당신의 좋은 글을 계속 읽을 수 있으면 좋겠에요. 힘내세요..

루쉰P 2016-08-01 00:54   좋아요 0 | URL
하하하 이거 너무 감사한데요! 천사님의 글을 읽으니 젝가 마치 훌륭한 삶을 사는 사람 같아요 ㅋㅋㅋ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로지 패배의 길만 허덕이며 걷고 있습니다. ㅋ
그래도 너무도 부끄러운 글이지만 천사님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ㅋ 아무래도 글을 쓰는 사람에게 최대의 칭찬은 그 글이 나에게 힘이 되었어라는 한마디가 아닐까 싶어요 ㅎ
기도해주는 거 100% 흡수해서 일이 잘 풀리도록 하겠습니다 .매번 너무 어두운 거 보다 승리의 글도 써야지 않을까요 ㅋㅋㅋ 기대해 주세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