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초대 수상 네루와 프랑스 작가 앙드레 말로가 대담을 한 적이 있다. 날카로운 지성의 말로는 네루에게 묻는다.
"왜 인도에서 불교는 사라진 것입니까?"
네루는 답변한다.
"석존을 신격화 하였기 때문입니다."
심장을 가르고 하늘을 가르는 말이지 않는가? 가장 인간다운 석존, 가장 누구보다 인간이기를 원한 석존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 저 너머 어딘가의 존재로 만들어 버린 순간 사람은 석존의 길을 걸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오로지 자신의 소원만을 비는 하나의 고철 덩어리로 만들어 버렸다.
루쉰 선생은 위인을 죽이는 아주 좋은 방법으로 '추켜세우기'와 '박제시키기'라고 얘기하였다. 추켜세움으로 우리는 그처럼 걸을 수 없다. 우리는 우리식의 야비한 방법으로 걷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박제화를 시키면 그건 박물관이나 가서 볼 수 있으니 우리 삶과는 상관이 없다.
마하트마 간디, 인간으로서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도전한 이 사람에 대해 사람들은 깊이 알려고도 하지 않고, 훌륭해라고 지나가는 한마디로 흘려 버린다.
'리더의 철학'은 간디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그의 정신이 얼마나 우리 삶과 근처에 있는 지 활용도가 높은지 얘기해 준다고 할까? 항상 자기계발서가 난무하는 서적들 사이에서 누구에게나 모두 통하는 그런 보편적이고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는 철학은 무엇일까? 그것의 일부분이라도 저 책은 제시하고 있다.
간디를 알고 싶은데 서점을 가면 그의 평전이 너무 두꺼워서 놀라시나요? 자서전도 두껍다. 손을 대기가 무섭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리영희 교수님은 '대화'라는 책에서 자신이 읽은 최고의 자서전을 두 개를 꼽으셨는 데 그 중 하나가 '간디 자서전'이고 또 하나는 '존 스튜어트 밀'인가 '벤자민 프랭클린'인가????
암튼 간디 자서전은 확실하다. 박홍규 교수님은 간디 평전에서 가장 유명한 이 책을 번역해 주셨다. 게다가 양도 적당하다! 더욱이 이 책에는 저자가 간디를 직접 방문해 대화한 내용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거기서 개구쟁이 같은 간디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해맑게 웃어주는 그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책에 줄을 치는 것을 좋아하는 데 이 책은 전체에 다 줄 판이어서.....정말 간디에 대한 압축적이며 훌륭한 책이다.
간디가 오로지 인도에서만 투쟁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간디를 혁명적 사상가로 만든 곳은 남아프리카다. 유약하고 겁쟁이였던 그를 만들어낸 용광로와 같은 그곳에서의 이야기! 박홍규 교수님이 번역해 주셨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간디의 삶과 메세지까지 읽었다면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자 그의 비폭력 저항 운동이란 무엇인지 말이다.
마틴 루터 킹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의 투쟁사!
이쯤 왔으면 마무리로 이걸 읽어야 제대로 된 마하트마 간디 여행의 종착점이 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것은 함석헌 선생이 번역한 간디 자서전이다.
그러나 이 책은 법률가였던 간디를 법률가인 박홍규 교수님이 오류 없이 번역 했다는 것, 그리고 간디를 더욱 세심하게 알기 위해 파헤친 박홍규 교수님의 필력을 믿고 본다면 자서전을 이걸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간디 자서전에서 성욕을 참는 그의 심정에 대해
"매일 매일 맨발로 시퍼런 칼날 위에 서는 것 같다."
라는 구절은 감탄을 내뱉게 된다.
얼마나 성범죄가 많은 우리 사회인가...간디의 저런 면이 난 정말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자 이제 마무리.
함석헌 선생의 사상과 간디의 사상을 비교한 책이 마지막 레시피로 들어간다.
과연 그 차이는 무엇이며, 어디서 나뉘어지고, 어디서 합쳐지는가! 누가 낮고 누가 높다의 문제가 아니다.
함석헌 선생이라는 분이 계셨기에 간디를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제대로 간디를 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런 면에서 도움이 된다.
리뷰를 쓰다보면 자기 신세 한탄과 지난 날의 추억을 쓰기 마련이다. 그러나 덕후로 살기 위한 인생, 내 얘기만 하다가 보낼 수 없지 않은가.
학구적인 듯한 이 페이퍼를 보며 자기 만족하고 있다. 음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