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를 위하여 - 변경의 현실과 정치
하승우 지음 / 한티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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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내용의 책은 아니었지만, 또 다른 삶의 장소가
점점 변경이 되어가는 것, 각자의 삶의 모습이 위협받는 것, 정치와 정부가 과연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도록 만드는 여러 사건들을 토대로, 현대 사회의 민주적 지향에 대한 모두까기를 온화하게 전달하고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정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을 어떻게 조직하는가이다. 특히 모두가 파편화되어, 범주화하기에는 너무 개인적이고 다채로운 시대에, 중요한 것은 우선 서로의 것을 확인하고 이해하는 과정의 구축일 것이다, 라고 저자는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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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더디지만 신중하게 가는 이유. 특히나 공통의 상식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점차 옅어지고 있는 시대에는 더더욱.

『페다고지: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학』을 쓴 파울로 프레이리는 (중략) 민중을 해방시키는 건 새로운 내용으로 민중을 의식화하는 것이 아니라, 억압을 당하는 사람들이 역사의 과정에 책임 있는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봤다.
책임 있는 주체가 되려면 (중략) 자녀를 때리지 말고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강연을 하던 프레이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생활하는 집이나 희망을 꿈 꿀 권리가 없는 삶,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에 관해 아는지를 묻는 농부의 질문을 받고 ‘계급적 지식‘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중략)
국민을 계몽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윤석열의 논리나, 극우의 세계관을 계몽의 빛으로 선도해야 한다는 논리는 다를까? 민주 시민 교육을 통해 극우 논리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좌경화된 교육 헤게모니를 탈환해야 한다는 우파의 주장과 또 얼마나 다를까? 내가 너희에게 진실을 알려 주마. 하며 음모론을 설파하는 유튜버들과는 또 무엇이 다를까?
자기 위치에 대한 자각 없이 뱉어지는 말들이 새로운 세계를 열긴 어렵다.
(중략)
일방적인 교육보다 대화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의 공통감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상식은 같은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감각과 배경 지식인데, 지금은 그 상식이 무너졌다.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과 사용하는 언어, 해석의 기준, 가치 지향, 모든 것이 달라지고 있는데,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을 통해 인식과 세계관의 차이를 바로잡겠다는 발상은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 지금 우리는 세계를 새롭게 이름지으며 서로의 공통성을 찾아가는 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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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하는 곳에 참 많은 분들이 보러 온다. 작년에 내 교실은 다섯 팀의 ‘보러 오신 분’들을 맞이했다.

느끼는 바가 있다. 보러오는 분들는 보질 못한다. 어차피 보고 싶은 것만 볼 뿐. 시간도 짧고, 맥락이나 흐름도 옅고, 그 분들의 관점과 내 의도가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올해, 같이 손님맞이를 하시는 선생님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어차피 내 거에 관심도 없어요. 보고 싶은 거 보러 오시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좀 과감해져야겠다 싶기도 하다. 나는 저 분들의 관점을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으니, 어중간하게 말고 내가 의미 있다 여기는 것으로 냅다 지르자. 그러려면 어지간히 잘 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 흠.

사례를 보려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적어도 내가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으면 그 사례에서 내가 필요한 부분을 취할 수 있다.(중략) 어쩌면 사례의 진정한 의미는 따라가고픈 그 모습이 아니라 그것에 비친 내 모습일 수 있다.(중략)
그리고 사례를 본다는 것의 의미는 그냥 들어보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할 ‘의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좋은 얘기 잘 들었습니다"로 그치지 않고 그 사례가 실제 내 삶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나의 준비를 확인해야 한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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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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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책이다. 결어를 읽으니 왜 어려웠는지 알 것 같다.

이 책은 유전적 결정론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타고난것이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것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반응을 이끌고 그런 반응이 만드는 경향은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이 책은 일란성 쌍둥이 - 같은 유전자로부터 비롯된 - 연구에 굉장히 천착한다.

그렇다고 유전자 결정론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견해 - 예컨대, 뇌의 가소성, 후성유전 - 를 따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변화시킬 수 있다, 같은 이야기 - 자기계발 - 에 이론이 오남용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사람이 돌변하기가 얼마나 쉽잖은가. 그동안 쌓아온 생각과 행동이 있는데.

결국, 이 책은 모두까기 책이다. 이 부분은 땡, 이것도 문제. 이 이야기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것도 직접적이 아닌 연구와 사례들로 기술하고 있다. 그러니 쉽잖을 밖에.

조금 더 앎이 생기면, 독자 스스로 이 책의 전반적인 맥락을 연결하여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일개 독자는 앎이 짧고, 저자는 친절하지 않으니, 독서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읽어 볼만한 책이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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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만드는 것은 보상과 처벌이 아닌, 행동 결과에 관한 주관적인 느낌 - 감정 - 이 학습을 추동 - 강화 또는 약화(악화?)의 방향으로 - 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하는 듯하다.

그래서 보상도, 처벌도, 그에 따른 감정이 어떠할지 보고 내려져야 하는데… 그냥 보상하고 처벌하면… 되겠냐…

제5장에서 다룬 바와 같이 시냅스 가소성은 신경조절물질로 조절된다. 이는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따라 학습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이는 객관적 의미에서의 보상이나 처벌의 크기보다 행동의 결과에 관한 주관적인 느낌에 따라 학습이 조절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의사 결정은 감정과 연결된다. 감정은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모호한 상황에서 뇌가 최적에 가까운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기 위해 활용하는 직관적 판단 방식인 휴리스틱 신호 heuristic signal 로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유형의 학습은 습관으로 고착된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한 뒤 식사를 마치고 출근하는 것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행동은 대부분 습관적이다. 우리 뇌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앞의 행동이 최적이라는 사실을 이미 학습한 덕에 의식적으로 다음 행동을 매번 계산하지않아도 된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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