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끝없는 도전 - 그들은 왜 교육개혁을 멈추지 않는가
파시 살베리 지음, 이은진 옮김 / 푸른숲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두가 성공하고 아무도 실패하지 않는다."


핀란드 교육과정을 주목하는 시선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2001 PISA의 결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내노라하는 여러 국가를 모두 제치고 가장 우수한 결과를 나타낸 핀란드. 그 이후의 PISA에서도 항상 핀란드는 괄목할만한 결과를 보여주어 왔습니다. 항상 우리나라와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핀란드가 보여준 그 성과는, 그러나 우리나라에 비해 아동 학습 시간은 거의 절반 가까이밖에는 안되는 시간 동안에 얻어낸 성취물이라서 더 놀라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핀란드의 교육과정이 어떻게 학생 성취도의 상승을 불러일으켰는지 보여주는 책입니다. 


제가 이해한 우수성의 원인은, 모두가 같은 것을 배우는 교육과정과 교육 편제의 수립,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인 교사 역량, 그리고 성과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 사회 시스템, 이 세 가지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앞의 두 가지는 우리나라도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의 것이 여의치 않네요. 결국 사회의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경쟁을 지향하는 우리 교육의 결과는 평등성을 추구하는 핀란드와 비슷한 수준일 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입니다. 즉, 교육이 백년지대계라고 하지만, 교육과정이나 인적 자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사람을 바라보는가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교육의 결과는 지금과 대동소이할 수 밖에 없을 뿐이라는 암울한 결론일 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생각은, 우리 교육에 대한 자부심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고자 하는 교육과정의 수립과, 이를 실천하는 교사 수준의 비약적 향상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핀란드에 공히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차이라면, 결과를 확인하고자 하는 마음의 유무. 모든 활동 자체를 존중하기보다는, 활동 이후를 반드시 평가해내겠다고 하는 그런 마인드가 교사와 학부모에게서 사라지지 않으면, 사회 시스템에 여전히 남아있다면, 이는 결국 모두를 경쟁의 수렁으로 밀어넣고, 우리 아이들이 가진 뛰어난 각자의 역량이 존중될 수 없는 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무엇을 줄세울 것인가. 우리는 줄을 덜 세우면 된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핀란드 외 북유럽이 가지고 있는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를 목표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능력의 차이는 인정하되, 능력에 대한 차별에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하는 일에 상관없이 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해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기조 아래, 핀란드가 바꾸어 온 교육 현장의 변화와 그 정착을 레포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몇 가지.


교사의 성과를 측정하려고 하기보다는, 교사의 역량을 기본적으로 신뢰한다는 인식 아래, 교사 재교육 시스템을 끊임없이 실시함으로써 교사가 다른 교사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부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지금처럼 자율/원격연수의 수준의 재교육 시스템이 아니라, 자격연수와 같이 일정 연차에 도달한 교사를 끊임없이 자극할 수 있는 재교육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핀란드의 모든 교사들은 석사 학위 이상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까지는 필요하지 않겠지만, 재교육 시스템이 조금 더 교사 스스로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비평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이루어지면 좋을 듯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래서 연수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도 교사 재교육 연수의 개선 방안을 정책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사는 힘들겠지만... 


국정 교과서와 지도서가 없어져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정 교과서와 지도서를 만들어 배부하는 대신, 교육과정과 함께 교육과정 적용 사례를 다양하게 개발한 후, 그것을 지도서 대신 만드는 것이 어떨까. 그리고 국정 교과서 대신, 학생과 교수-학습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자료집을 제공하여 교사가 자료집을 가공하여 교재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예 학교에 인쇄 시설이 있어, 교사별 교재를 만들어 반별로 배부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된 학교는 유휴시설도 많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감소함에 따라 빈 교실도 늘어가는데, 국가에서 예산을 들여 교과용 도서를 인쇄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스스로 교재를 개발하여 교사의 교육철학에 맞는 교과용 도서를 학교에서 만들어 반별로 인쇄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힘들다면 - 물론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 국/수/사/과 같은 과목도 1종 교과서가 아닌, 검인정 교과서 시스템을 만들어, 교사가 교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핀란드의 교육 시스템을 우리 교육 현장에 비추어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사회 시스템이 다르므로. 그저 핀란드 교육 시스템이 가진 장점을 잘 간추려 보는 것으로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