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가까운 일본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
강태웅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 문화를 즐기거나 일본 제품을 사용하면 일본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비난받기도 했지요.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게임을 즐긴다고 하여 일본의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꼭 이탈리아를 좋아해서 피자나 스파게티를 먹는 것은 아니니까요. 개인의 문화적 취향과 한일 간 문제를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277~278쪽)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불리우는 일본. 일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사고들이 우리의 삶에 끼치는 영향은 때로는 극복할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혹은 우리에게 큰 우려와 고민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특히 36년간의 일제강점기가 우리에게 준 어려움과 아픔은 현재의 한일관계에 큰 그림자를 드리운 채로 우리의 현재를 규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증오와 고통어린 그것입니다. 특히 과거사에 대하여 일본이 내보이는 태도는, 독일의 그것과 비교되면서 전향적인 양국 관계로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일본의 지정학적인 관계 때문에라도, 우리는 일본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지 않으면 안됩니다. 특히 세대가 바뀌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문화적인 교류가 더욱더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다양한 방식의 인적/물적 교류가 더더욱 무르익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책의 모토처럼, 일본에 대한 다이제스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말하고 싶습니다. 일본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책은, 이어령 교수의 [축소 지향의 일본인]이나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부터 하여, 표절 시비에 얽혔던 전여옥 씨의 [일본은 없다]와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서현섭 씨의 [일본은 있다] 같은 책들이 꽤나 큰 영향력을 끼친 바 있습니다. 일본과의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일본 문화에 대한 담론을 담은 책들도 심심찮게 보이는 듯하고, 일본 작가들의 책도 다양한 경로로 번역되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이만큼 가까운 일본]은 역사부터, 지리, 문화, 정치, 경제, 한일관계까지, 깊지는 않지만 폭넓게 일본 전반에 대하여 빼놓지 않고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저자가 가진 일본에 대한 확고한 입장 - 일본인 스스로 전쟁의 피해자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가해자였음을 명확하게 인정하는 것 - 을 통해서, 우리가 일본에 대하여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들어줍니다. 일본과 일본인 스스로는 과거와 화해하고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에 의해서 물적/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주변국가들의 상채기는 아직도 아물지 못한 채 끊임없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에게 고통을 제공하고 있는데, 일본 스스로의 피해를 이제 다 돌아보았다면, 자신의 주변국들이 자신들에게 받은 상처를 명확하게 직시하고 가해의 사실에 대하여 명확한 언어로 사과의 뜻을 밝히고 그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가져보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일본의 문화, 일본 사람들에게 느끼는 호의나 호감에 대해서는 불편해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으로 받아들이는 - 저자의 표현대로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것과 이탈리아를 좋아하는 것은 서로 다른 영역의 문제이므로 - 자세를 취하고, 일본이 가진 여러 면에 대하여 더 깊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책은 총 다섯 장 - 역사, 지리, 정치/경제/사회, 생활/문화, 한일 관계 -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2단원에 일본의 지리/기후 등의 자연환경과 일본의 인문환경, 아울러 주변국과의 갈등과 마찰에 대한 사항이 나오므로 6학년 담임 선생님이면 어렵지 않게 일독하고 2학기를 맞이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아울러, 이후에 나올 시리즈들도 기대하도록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