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서울대 인문 강의 시리즈 6
박훈 지음 / 민음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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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메이지 유신 이후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일본도 메이지 유신을 전후하여 일본 역사상 굉장한 인물들이 많이 출현하였고, 다이나믹한 근대사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그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신데, 이 책은 그런 이야기는 하나도 없이, 다만 어떻게 메이지 유신이 성공할 수 있었는가를 18세기와 19세기 전반기의 정치/사회적 상황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는, 지극히 학술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메이지 유신의 성공의 이유로,


1) 도쿠가와 막부 성립 이래로 2백여년 이상 지속되어 온 평화로운 시대

2) 1)에 따라 사무라이 계층이 점차 군사적 역할에서 벗어나게 된 것

3) 유교 사상의 확대로 인한 정치적 의식의 확산

4) 3)에 따른 일왕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인 통치 질서 수립 의지의 확대

5) 4)를 바탕으로 정치/사회적 문제 - 개항, 메이지 유신 등 - 에 대해 국가 중심의 행동을 실천한 것

6) 열도라는 지리적 상황에서 오는 폐쇄적 상황 - 다른 나라에 의한 본토 침략을 한 번도 겪지 않은 - 과 항해 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함께 닥치는 개방적 가능성 - 사면이 바다로 어느 곳으로든 상륙이 가능하다는 - 에서의 심리적 동요가 가지고 온 개항에 대한 적극적 대처


정도로 정리하여 이에 대한 근거를 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갑신정변, 갑오개혁, 중국의 변법자강운동 등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이 근대화 과정에서 큰 희생과 좌절을 겪은 것에 비해서, 일본은 굉장히 부드럽게 근대화 과정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해 기록한 책에 관심을 가지고 한 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고, 특히 18세기 이후의 뒤늦은 일본 사회의 유교 열풍이, 우리나라나 중국과는 다르게 일본의 근대화에 어떤 순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근대화 과정을 서구 중심적 관점에서 일반화하여 동아시아의 근대화 과정에 치환하려는 일련의 시도에 대한 저자의 비판적 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서구의 (우연적이고 일회적인) 근대화 과정과는 다른, 일본 고유의 근대화 과정을 일본의 사회 구조 및 정치 구조를 토대로 하여 설명하려고 한 것이 의미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렇다보니, 과정의 일반화에 도달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고, 그 때문에 같은 동아시아 국가인 우리나라와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수평적 비교 분석에까지 이르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에 대한 더 깊은 연구를 기대해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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