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 - 수학과 예술을 잇는 마법의 고리
클리퍼드 픽오버 지음, 노태복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년 초에 연수를 갔었는데, 마침 강의하시는 선생님께서 뫼비우스의 띠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더군요. 뫼비우스의 띠. 두 면이 하나의 면이 되는 놀라운 기적의 띠. 처음과 끝이 없는, 마치 무한대의 기호와 같은 모양으로 생겨서 처음도 끝도 없는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는 뫼비우스의 띠. 이 띠가 뫼비우스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뫼비우스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이러한 띠의 존재에 대해서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뫼비우스는 19세기 때의 인물.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두 면을 가진 띠를 한 번 비틀어 연결할 생각을 왜 못했던가. 혹여, 뫼비우스 이전의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띠가 별로 신기할 것 없는 일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여 주목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그 이전의 기록물에서는 뫼비우스가 발견한 그 띠에 대한 언급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결국 한 번 비틀어 연결하여 만든 띠는 뫼비우스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뫼비우스의 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 근래의 트렌드인 듯 싶습니다. 하나의 개념/관념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식을 담은 책. 예전에는 백과사전이 있었지요. 여러가지 개념과 관념을 간단하게 추려서/요약해서 제시하는 책. 그런데 이제는 백과사전의 효용이 떨어졌습니다. 인터넷을 통하여 이제 정보는 언제라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정보를 가진게 힘이었다면, 요즈음에는 누구나 다 정보를 가지고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더이상 정보를 가진 것만으로는 힘이 될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지요. 이러한 시절에는 가지고 있는 정보의 중요성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지는 것이 힘이 됩니다.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을 연결하여 만들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정보. 아마 이 책, 뫼비우스의 띠, 는, 뫼비우스의 띠에 대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연결해 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역시 이런 책은 저자가 중요하겠지요. 이 책을 쓴 저자는, 얼마 전에 [수학의 파노라마]라는 책을 출간한 클리퍼드 픽오버입니다. 당연히 저는 잘 모르는 사람이구요. 마침 [수학의 파노라마]를 다 읽었으니... [수학의 파노라마]는 제 생각에는 백과사전 같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의 이런저런 이야깃거리를 간추려 모은 책. 픽오버의 책은, 마치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책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런저런 과학적 지식 입문 서적을 쓴. 생각해보니, 이 책도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책들과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넓은, 조금 덜 깊은. 


아니, 이 책은 깊은데 제가 못 알아먹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상기하학의 이야기가 나오고 사영기하학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조금은 버겁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런 이야기와 걸친 부분이 아니라면, 뫼비우스 띠와 함께 예술에 대해서 말하고, 사회에 대해서 말하고, 상념을 끌어내고, 이런저런 이야기들. 뫼비우스의 띠가 목적이 되기도 하고, 뫼비우스의 띠가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뫼비우스의 띠에 대해서만 잘 알아도, 이제 책 한 권을 뚝딱 써 내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되기도 한 것니다. 


물론, 뫼비우스의 띠 자체가 매력적인 면이 있습니다. 언급하였다시피,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대의 행로, 그 뿐만 아니라, 수학적으로도, 퍼즐의 의미로도, 신비로운 여러 면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뫼비우스의 띠에 대한 모든 것을 모아두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