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접근법 - 레지오 에밀리아의 한국 적용
유승희 지음 / 양서원(박철용)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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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접근법은, 쉽게 접근하자면 유치원/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1~2학년에서 다루는 주제별 통합학습의 한 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을 시행하면서, 초등학교 1~2학년 통합 교과서가, 기존의 '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에서, '봄', '가족', '여름' 등의 주제별 제목을 단 교과서로 단 것이 조금 더 프로젝트 접근법에 유사한 방향으로 바뀐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제별 통합학습에 대한 이야기는 공교육이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길게는 Dewey의 프레그머티즘까지 가야할 듯 싶고, 책에서는 이탈리아의 레지오 에밀리아의 '프로젝트 접근법'을 통해 주제별 통합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 4차 교육과정(1982년 시행)부터, 어쨌든 명목상으로나마 '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 교과가 도입되었으니, 통합학습에 대한 역사는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접근법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아동으로부터 시작하는 교육과정, 즉 '발현적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지오 에밀리아의 프로젝트 접근법은 그것을 체현해낸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구요. 아동부터 시작하는 교육과정이란, 아동의 흥미와 관심을 토대로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어떤가.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입니다. 국가 - 정확하게 말하면 교육과정평가원, 수능 시험을 출제하는 곳으로 유명한 - 에서 학생들의 성취수준 - 학습 이후에 학생들이 도달해야 할 목표 - 을 정하고 그에 따라 교육과정을 고시합니다. 그러면 그를 토대로 성취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 도구를 선정하고 그것을 교과서라는 틀에 담습니다. 그래서 교육과정은 총론-각론-교재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 교재, 즉 교과서는 교육과정 상의 성취수준을 달성하도록 하는 도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 상의 성취수준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는, 교사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교과서가 국정 체제에서 검인정 체제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은 교사의 역량을 존중하고 교사가 교재를 재구성할 수 있는 자율권을 주기 위해,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이미 그 시행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저만 해도, 이번 2014년도에 사회과 경제 단원 같은 경우에는 교재 재구성을 해서 교육과정 상의 성취수준을 달성하려고 시도한 바 있으며, 도덕과의 경우에도 교재 대신 성취수준만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2015학년도에도 수학같은 과목은 교과 내 재구성을 통하여 교육과정 상의 성취수준을 달성하기 위한 수업을 계획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접근법은, 그러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과연 아동의 흥미와 관심을 토대로 만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동의 흥미와 관심에 따르지 않는다면, 아동을 움직일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을 것이며, 아동이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배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레지오 에밀리아 식 프로젝트 접근법은 비고츠키의 사회적 구성주의를 바탕으로 하여, 아동의 흥미와 관심에서 시작하는 발현적 교육과정을 수행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프로젝트 접근법은, 우리나라의 국가 수준 교육과정 상의 성취수준을,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토대로 하여 주제별로 재구성하여 프로젝트 형식으로 구성한 수업 방식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담은 책입니다.



아동의 흥미와 관심을 중심으로 한 교육의 실시는 지속적으로 교단에서 강조되고 있습니다. 교육의 중심이 아동이며, 아동의 학습 동기를 높임으로써 아동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바일 것입니다. 주제별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문의 엄밀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도 합니다. 하나의 학문적 이론이 그 틀을 잡아나가는데 있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고 그를 통해 갖추어진 학문적인 엄밀함을, 과연 아동들의 활동을 통해서 재현해 낼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Bruner의 이론에도 불구하고, 저부터도 약간은, 부분적으로는, 그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별 교육과정 재구성은 어떤 면에서는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습동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고, 과연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하던 방식대로 - 교과서 중심의, 아동의 흥미와 관심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 수행하는 것이 아동의 학습동기를 고양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있어야하지 않겠느냐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15학년도에는 저도, 교과 전 범위에서의 주제별 교육과정 재구성은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만, 교과별로 묶을 수 있다면 -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시작으로 하여 -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교과를 묶어내는 주제별 교육과정 재구성을 수행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준비과정에서 읽게 된 책이기도 하구요. 


다만, 그 이상과는 별도로, 실제 사례로 소개된 부분은 그다지 크게 공감가지 않는 사례였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주제별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프로젝트 접근법 수행 사례로, '인체'라는 주제로 프로젝트 학습을 실시한 사례가 나왔고, 도덕과와 과학과, 수학과의 교육과정 상의 성취수준을 한 곳에 묶어낸 실제가 소개되었는데, 굳이 이렇게 재구성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제 개인적인 공감대 미형성의 경우라고 할 수 있는 바, 주제별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것이 교사의 흥미와 관심, 또는 교사의 역량까지도 고려해야하는 부분이기에 벌어지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듯 싶고, 다른 분들은 이 사례를 실제 교육 현장에서 변형하여 사용하시려는 생각을 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성향 상, '활동 중심'이라는 방식 자체에 대한 생경함때문에 가지게 된 생각이라는 것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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