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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ㅣ 처음 읽는 철학
철학아카데미 엮음 / 동녘 / 2013년 7월
평점 :
도서관에 갔다가, 떡하니 눈에 띄어서 읽게 된 책입니다.
철학 관련 책은 그럭저럭 여러 권을 읽은 경험이 있지만, 주로 19세기 철학자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반적인 철학사 책들의 경우에는, 철학의 세 가지 주요한 이슈인, 존재론, 인식론, 정의론 중에서 일반적으로 존재론과 인식론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고, 그러다보니, 보통은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하여, 데카르트, 칸트를 거쳐 헤겔과 키에르케고르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봐야겠지요.
그렇다고 그런 개괄적인 철학사 책을 읽는다고 철학자들의 사유에 다가서느냐.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머리된 철학자들의 주의, 주장을 아무리 눈여겨보고 머리에 담으려고 해도, 제 사유의 이해가 거기에 미치지 않는 까닭에, 늘 독서 이후에는 공염불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보니, 모던을 넘어선 다채로운 사유를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다가, 마침 눈에 띄는 책이 있어서, 뻔히 이해에 도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욕심껏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각 철학자의 사유 끝자락에, 읽어볼 책을 추천해 둔 부분이었습니다. 철학자의 저서를 직접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을 터, 강의를 한 분들 - 이 책은, 프랑스 현대철학에 대한 주제로 이루어진 강의를 책으로 옮겨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 철학자들의 저서 혹은 관련 도서 중에 서너권 정도의 책을 추천해 두었고, 책을 읽는 내내 그 책들을 알라딘의 장바구니에 담기 바빴습니다. 그 중 두 권 정도를 구매해서, 다음 주에는 받아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추천한 책 중, 상당수는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여러 책들을 통해서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총 12명의 프랑스 철학자를 다룬 것 중에,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레비나스, 블랑쇼, 롤랑 바르트, 라캉 까지는 물 흐르듯이 읽어내려갔습니다. (물론, 누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하나도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서머리 북의 한계일지, 제 사유의 한계일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한계를 채울 다수의 책을 스크랩해 두었으니 서서히 읽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알튀세르가 어려웠구요. 푸코는 무사히 지나, 들뢰즈와 데리다가 어려웠구요. 크리스테바는 패스했습니다. 도통... (쿨럭) 마지막인 바디우는 그냥저냥 통과.
모던을 넘어선, 혹은 모던을 강화한 프랑스 현대 철학과 철학자들의 사유를 통해, 모던과 포스트모던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넓혀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지금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현대인'의 모습인지 '근대인'으로 현대에 부적응하고 있는지, 또는 현대라는 지금이 지금이기 때문에 현대라는 이름을 얻었을 뿐인지에 대한 것을 생각할 단초를 주었고, 그것을 사유하는 것이 재미날 것 같다는 기대감을 주었다는데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현대인으로 철학할 수 있을지, 이 책을 출발점 삼아, 프랑스의 여러 철학자들과 생각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래어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