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보
이광표 지음 / 컬처북스 / 201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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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의 교보문고에를 자주 갑니다. 잦을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쯤 갈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가면 자기들이 보고싶은 책 - 주로 만화, 그림책류를 보죠 - 을 하나 집어 들고는 바닥에 털퍼덕 주저앉아 책을 봅니다. 그러면 저는 눈에 들어오는 책이 뭐 있나 둘러보러가고, 와이프는 의자 같은 곳에 앉아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책을 보다가보면, 눈에 확 들어오는 책이 있습니다. 제게 사라고 손짓을 하는거죠. 그러면 책을 열어 목차를 봅니다. 무엇에 관한 책인지 주욱 보는 것이죠.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사기가 그러면 사진을 찍어서 스크랩해두고, 만약에 정말 확 꽂히면 사곤 합니다.


전에는 보통 스크랩만 하고, 막상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할인도 해주고, 적립금도 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그냥 사는 경우도 꽤나 많습니다. 교보문고에서 책을 곧잘 사다보니까 지금 프라임 회원인데, 이게 꽤나 괜찮은게 책을 구매하지 않아도 1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합니다. 괜찮죠. 요즘같은 때에, 주차를 그래도 1시간이나마 그냥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가 아니겠습니까. 만 원 이상 책을 구매하면 2시간까지 무료로 주차를 하게 해 줍니다. 이러면 책도 좀 보고, 간식도 좀 사먹고, 아이쇼핑도 하고... 그래서, 주차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서 책을 그냥 구매하는 것이죠. 


이 책도, 일전에 드라이브삼아 광화문까지 갔다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스크랩해두었던 책을, 얼마 전에 교보문고 분당점을 가서 주차비 겸하여 구매하게 된 책입니다. 


그리고 보기 드물게 실패한 책입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책을 슬쩍 보았을 때에는 참 좋아 보였습니다. 국보 자체만을 다룬 책이 아니라, 국보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서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슬쩍 본 부분이 익산 미륵사지 탑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일부가 허물어져 콘크리트로 거칠게 땜질해 둔 서탑을 얼마전부터 복원 중인데, 마침 이 책에서 복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잘 써두었고, 그게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이 책을 꼭 사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스크랩해두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사서 읽어본 후에, 그게 전부였구나, 라는 생각을 읽는 내내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도판이 훌륭하지도 않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만 검색해보아도 찾을 수 있는 사진들이 책에 실려 있습니다. 국보 자체에 대한 내용이 충실하지도 않습니다. 간단한 소개는 인터넷 검색으로만 검색해보아도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소개입니다. 국보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들을 소개한 부분은 세세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저자 자신의 의견에 깊이가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가령 어떤 하나의 문화재를 둘러싼 보존과 활용의 논란 같은 것에서, 저자는 한쪽 편을 들고 있긴 하지만, 그것에 대한 근거나 까닭이 단편적입니다.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그런 의견인 셈이죠. 꽤나 두꺼운 책에, 저자의 조금 더 세밀한 조사와, 논란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의 깊이 있는 청취 및 저자의 사려 깊은 의견을 기대하게 되었는데, 제가 서점에서 잠시 서서 읽어본 부분인 미륵사지 탑에 대한 부분 말고는, 그런 것을 잘 느끼기가 어려웠습니다. 


한 편, 저자의 욕심이 과한 부분도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너무 많은 토끼를 잡으려고 했다는 생각 말이죠. 책의 말미에는 같은 듯 다른 국보들을 비교한 장이 있었습니다. 그 부분은 저자가 욕심을 부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의 문화재에 대한 이해라기 보다는, 문화재에 대한 여러 이해들을 가져다두기만 함으로써 글 자체가 평면적이며, 표면적으로 느껴진다는 생각.



그래서, 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이 책을 중고로 처분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알라딘에 팔기'까지 알아보았지만, 38,000원에 산 책을 9,000원에 팔 수는 없어서 - 9천원의 값어치는 하는 책이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 그냥 일단 가지고 있기론 하였습니다. 다만... 서명도 하지 않았고 - 책을 읽기 시작하면 책 표면 다음 장인 책의 첫 내지에 제 서명을 합니다 - 책도장도 찍지 않았습 - 책을 다 읽으면 책의 윗부분에 책도장을 찍고 읽기를 마친 날짜를 적어 둡니다 - 니다. 


혹은, 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과도했나, 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그러나... 3만 8천원짜리 책에 대해서는 조금 과도하게 기대를 해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함께 해 보게 됩니다. 어쨌든, 마지막으로 갈수록 의무적인 읽기가 되어버린 듯하여 아쉬운 독서였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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