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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수학 - 세상을 움직이는 비밀, 수와 기하
EBS 문명과 수학 제작팀 지음, 박형주 감수 / 민음인 / 2014년 1월
평점 :
책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세계의 여러 의미있는 문명이 수학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명의 5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이 되었던 것을, 다른 EBS 방영물처럼 역시나 책으로 묶어낸 것입니다.
처음에의 기대는, EBS의 다른 저작물들에게서 받았던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주는 지적 자극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EBS 시리즈는, 특히 '아이의-' 시리즈나, 교육 관련 시리즈는 여러가지로 볼거리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시리즈였고, TV를 보지 않는 제게는 특히 책으로 엮인 내용이 더 편안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어서, 주로 믿고 사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명과 수학]은 조금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하여야겠습니다.
아무래도 다 아는 이야기라는 것이 제일 큰 이유이겠네요. 수학사 부분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경우에, 이 내용은 다 한 번쯤은 접하였을 그런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편, 수학이라는 학문이 그렇지만, 겉핥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 두 극단 중에 하나에 머물러야하는 특성상,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들은 겉핥는 내용으로 이루어집니다. 가령,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같은 경우에는, 당연하겠지만, 정리 자체에 초점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에 정리를 해결해나가는 외적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뭐, 정리 본래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용을 이렇게 구성할 수 밖에 없는 것도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됩니다. 지금 함께 읽고 있는 책인 [위대한 수학문제들] 같은 경우, 수학의 여러 난제들을 관련 수학론에 대한 소개와 함께 조금은 더 - 일반 대중이 보기에 -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실은 도통 내용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고등학교 수학 실력 정도로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위대한 수학문제들] 같이 어렵거나, [문명과 수학] 같이 겉핥거나, 수학에 관련된 책은 양극단에 설 수 밖에 없나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학적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은 분들이 [문명과 수학]을 읽게 될 경우에는, 아마도 내용이 이해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혹여라도 방송으로 보게될 경우에는, 여러가지 시각적 자료들과 함께, 방송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성 때문에라도 재미나게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텍스트는 그런 가능성을 줄여버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