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시대 한길그레이트북스 12
에릭 홉스봄 지음, 정도영.차명수 옮김 / 한길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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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에릭 홉스붐은 2012년에 타계한 영국의 역사학자입니다. 유명한 시리즈인 혁명의 시대/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 3부작을 통하여 18세기 이중혁명 - 산업혁명, 프랑스 대혁명 - 에서 비롯된 19세기의 변화 양상을 잘 포착한 사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시리즈의 첫 작품인 [혁명의 시대]를 이번에 읽게 되었습니다. 


실은, 책을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던 것은 2008년이었습니다. 아마도 어디에선가의 서평을 보고 혹해서 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의외로 읽다가 말다가를 서너번 하였습니다. 번역서를 읽다보면 확실히 몰입도가 흐려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번역의 문제인지, 독자인 저 개인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도 읽다가 어디에선가 읽기 불편한 부분들이 생겨서 계속 읽다가 말다가를 반복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방학에, 크게 마음을 먹고 주욱 읽었고, 역시나 고비가 있었지만 결국 끝을 보았습니다. 책을 다 읽고, 역자 후기를 보는데, 역자가 중간에 바뀌었던 적이 있다는 코멘트를 보고는, 독자의 문제보다는 역자의 문제가 책의 몰입도에 더 큰 영향을 차지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약간의 안도감을 가졌습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이중혁명이 19세기에 끼친 영향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산업혁명과 프랑스대혁명의 양상을 기록한 앞부분과, 이중혁명으로 초래된 변화상을 기록한 뒷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저자는 이중혁명이, 분명히 사회의 모습을 혁명적으로 바꾼 것이 분명하지만, 1848년 2월혁명 이전까지는 그런 변화의 모습들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살펴보면, 19세기 사회의 급격한 변화의 모습이 이중혁명 때문이라고 기술할 수 있지만, 그 당시 사람들에게 산업혁명은 구체적인 양상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며, 프랑스대혁명 또한 1815년 빈 체제가 들어서면서 동시대 사람들에게는 지나간 사건이 되어버렸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 벌어지는 여러 이야기들은 정중동의 느낌을 줍니다. 19세기 전반의 시대는, 이름하여 혁명의 시대라고 일컬을 수 있지만, 동시대 사람들이 과연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혁명의 시대로 인식할 수 있었을까, 라는 물음에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어쨌든, 이중혁명으로 초래된 변화가, 그 이후의 시대에 끼치는 영향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말이 가장 적확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프랑스 혁명이 남긴 가장 엄청난 유산은 어디에서든 반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써먹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정치적 격변의 모델이요 패턴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238쪽) 

혁명이란, 결국 후세대 사람들에게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인가의 여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중혁명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에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의 시대가, 산업혁명과 프랑스대혁명으로 인한 자본주의와 공화주의의 체제 아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리즈의 첫 권은 읽는데 5년 가까이 걸렸지만, 아마 두 번째, 세 번째 권은 조금은 빠르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번째 권을 얼마 전에 구매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볼 생각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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