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2 - 일상생활의구조 -하 까치글방 98
페르낭 브로델 지음, 주경철 옮김 / 까치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아날 학파의 거두라고 할 수 있는 페르낭 브로델의 역작입니다. 두 권으로 분책된 900여쪽의 책을 읽었을 뿐인데, 이제 3분의 1이 끝난 이 책. 그러나 이 책이 목적하는 바는, 위인 중심의 임팩트 있는 역사 서술의 방향에서 벗어나, 역사를 살아내었던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그 사람들의 생활을 규정하는 사회 구조를 살펴봄으로써, 역사 사건(과 그 위에 존재하는 인간 개개인)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의 양상을 하나하나 살펴보자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가 <일상생활의 구조>인 것도 바로 그런 의미로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침 읽고 있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도 개인에 초점을 맞춘 역사의 유의미성 이상으로 집단에 초점을 맞춘 역사의 유의미성을 강변하고 있는 챕터가 있었습니다. (2장, 사회와 개인) 많은 역사책들이 사건과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실은 인물과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극히 재미없고 지루한 이야기가 이 책과 이 전의 책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자꾸 놓치게 됩니다. 정말 재미가 없거든요. 자본주의를 알기 위해, 자본주의가 태동한 서구 및 그의 영향을 받은 전세계의 일상생활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자본주의의 정체(!)를 밝히겠다는 저자의 시도. 그 시도가 어떻게 열매맺는지 보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정말... 내용은 제대로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15세기의 대도시 규모라고 해봐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시의 한 구 안에 속한 한 동의 부분 정도가 모여사는 정도였다는 사실, 그리고 인간이 생산을 위해 이용했던 에너지라는 것이 17세기까지는 물레방아와 말의 힘 이상을 넘어설 수 없었다는 것, 그리고 어음의 역사는 12세기부터 시작되었지만, 실제로 화폐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나머지 책을 마저 읽은 후에, 이 책과 앞의 책을 다시 한 번 읽을 생각입니다. 그러면... 조금 더 실감나게 일상생활 속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통찰할 수 있게 되겠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