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주의 수학교실 : 곱셈 초등수학교육 18
메릴린 번스 지음, 김진호 외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구성주의 수학교실 - 곱셈]이라는 책은, 구성주의 교육 이론에 맞추어 학생들에게 곱셈을 지도해나가는 실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곱셈이라는 하나의 개념을 가르치기 위하여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길고 꾸준하게, 다양한 사례와 실례를 통해 학생들이 곱셈의 원리를 깨닫고 개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에 사용된 총 13개의 교수-학습 과정안을 소개하면서, 실제로 활동 중에 일어난 아동들의 다양한 반응들을 기술하고, 이를 분석하여 제시하고 있습니다. 


곱셈 개념은 아주 중요하고 핵심적인 수학의 개념입니다. 아동들은 곱셈 개념을 통해서 덧셈을 확인하고 나눗셈으로 확장해가게 됩니다. 수의 범위가 점차로 넓어지면서 곱셈은 유리수와 실수를 넘어서 더 깊은 수체계까지 우리를 인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 상황을 보건대, 어떤 어린이도 아마 곱셈 개념을 스스로 구축하지 못한 채로 수학 과목을 공부하리라고 확신합니다. 개인적인 예를 들더라도, 저는 저희 딸한테 곱셈의 개념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곱셈이 교육과정에 처음 소개되는 것은 2학년 1학기이기도 하니... 그러나, 어느 순간 7살짜리 저희 딸은 어린이집에서 곱셈구구를 '암기'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암기의 근본이라도 제시하는 것 말고는 없겠죠. 그 불똥은 저희 둘째에게도 튀어, 이제 고작 다섯 살짜리가 이일은 이, 이이 사... 이러고 있는 지경이네요. (쿨럭)


스스로 구축하지 못한 개념은, 비틀어지고 변질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것을 저는 경험으로 체득한 바 있습니다. 개인지도로 가르치던 중학생 하나가, 17 더하기 3을 21로 자동화하는 것을 보고 특히 큰 충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선행과 자동화의 기제가 너무 강력하게 작용할 경우, 그에 수반하는 반작용이 언젠가는 학생에게 미치겠지요.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도, 과도한 선행학습과 자동화 기제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동들이 스스로 개념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맞지 않나, 라는 생각이, 이 책을 통해서 더 강화되었습니다. 


마침, 부진아 관련 논문을 몇 편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새로 부임하는 학교에서도 기초학력미달학생지도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고학년이 되어서 주요 과목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맞이할 때, 이 책을 읽은 것이 제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학년에 학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아마 환경에서 오는 어려움이 아닌 한은, 저학년 당시에 스스로 개념을 깨우칠 기회를 잃은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오랜 사교육 경험을 통해 가져왔기 때문에, 이 책을 쓴 저자가 학생들에게 곱셈 개념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과정안을 마련한 것이 제게도 많은 자극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할 수 있도록 교사가 학생들을 조력하고 안내하여야 한다는 말은 현재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강조되는 흐름입니다. 수학 교과서를 비롯해 대부분의 교과목이 학생들로 하여금 개념을 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의 운용이 여러가지 원인 때문에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죠. 


약간은 안타까운 마음에, 또 곧 여러가지로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가지 내외적 시스템이 공고하게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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