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Beatles -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Beatles 2009 리마스터] [한정 수입반, 디지팩] -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선정한 100대 음반 시리즈 8] 비틀즈 리마스터 시리즈 7
비틀즈 (The Beatles) 노래 / Apple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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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는 가요, 특히 팝 앨범 쪽에 아무런 상식도, 지식도 없습니다. 전문적으로 쌓은 지식이 없기 때문에, 앨범 후기 같은 것을 쓴다는 것이 조심스럽긴 하지만, 누구나 처음부터 많이 아는 것은 아니니까. 만약 듣다가 좋아지면 관심도 더 생기겠고, 관심이 더 생기면 더 알아가려고 노력하겠고... 그러다보면 전문가적인 입장에 설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하.

그런 의미에서, 문외한의 시각으로 부담없이 편안하게 쓴 글이니까, 그렇게 읽어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꾸벅.


제가 아는 분 중에 자신의 닉네임을 브라이언 엡슈타인으로 사용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은 자신을 5thBeatles 라고 표기하시는데, 저의 비틀즈라는 그룹에 대한 관심은 아마 거기서부터 유래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교회 생활의 영향으로 가스펠을 많이 들어 왔지만, 가스펠 이외의 음악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터라 가요, 특히 외국 가요에는 전혀 관심을 둔 바가 없었지만, 그래도 소소한 지식욕 덕택에 비틀즈라는 그룹이 정말 유명하다라는 정도는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위에 언급한, 자신을 비틀즈의 다섯번째 멤버라고 표시하시는, 비틀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표시하시는 분을 보니까, 도대체 비틀즈라는 그룹이 어떻길래 저리도 좋아하는 것일까 생각하다보니 당연히 관심이 생기게 되더군요. 

그리고, 작년에 비틀즈 리마스터링 앨범이 나왔을 때, 그 관심이 구매욕구로 바뀌었구요. 제 구매욕구를 억누를 수 있었던 유일한 제어장치는 바로, 제가 비틀즈 노래라고는 예스터데이와 렛잇비 밖에는 모르는 문외한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앨범을 사기에 삼십 몇 만원이나 하는 금액의 지출은 아주 큰 모험이라는 것이 제 지름신을 막아주었던 이성적 판단의 근거가 되었더랬습니다.

장바구니에 담기에도 몇 번, 그러다가 결국 이번에, 리마스터링 패키지는 포기하더라도, 차근차근 비틀즈의 앨범을 사서 들어보자는 새로운 (스스로의) 타협책을 제시하였고, 그것에 타협하여 난생 처음으로 비틀즈의 앨범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 앨범을, 원래는 무난하게 White 나, Abbey Road 정도로 하고 싶었는데... 둘 다 그래24에서 품절인 관계로... 쿨럭. 그래서 주문한 앨범이 1967년에 발매된 '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Band' 라는 앨범이었습니다.

이 앨범은 세계 최초의 프로젝트 앨범이라고 합니다. 비틀즈가 혜성같이 등장한 이후, 특히 미국 쪽에서도 인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 1964년 4월에는 빌보드 차트 1~5위까지를 비틀즈의 곡이 차지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 그렇다보니까 공연 요청도 많았고 해서 늘 자신들의 창작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네요. 그런 어려움을 토로하는 와중에, 그렇다면 '아예 앨범 전체를 공연 형식으로 꾸미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고, 그런 발상 속에 만들어진 앨범이 바로 이 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Band 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앨범 제목이기도 하면서 첫 곡이기도 한 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Band 의 경우에는 마치 공연의 인트로 격으로, 자신들의 공연을 보러 와주신 관객들에게 멋진 공연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가사로 구성되어있고 같은 제목의 12번째 곡은 지금까지 공연에 함께해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가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3번째 마지막 트랙은 앵콜곡 형식으로, 따라서 앨범 전체는 공연 전체의 form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Band 는 비틀즈가 이 프로젝트 앨범 내에서 자신들을 일컫는 이름입니다. 자신들은 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의 밴드라는 의미죠. Sgt Peppers 와 관련된 이야기는 앨범 책자의 첫머리에 나옵니다. 미국에 다녀온 비틀즈 관계자(?!)가 salts and papper 이야기를 했더랍니다. 뭐 음식을 먹다가 소금과 후추를 뿌렸다 블라블라. 그걸 비틀즈 멤버들은 Sergent Pepper 라고 알아듣고는 저게 무슨 뜻인가 싶었다는군요. 그러다가 자신들이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고는 가가대소. 결국 그 오해를 자신들의 또다른 이름으로 사용하여 앨범을 하나 만든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정식으로 앨범이 수입되면서 그 표지 때문에 이슈가 되었다고 하네요. 인터넷에 '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Band' 로 검색하면 앨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찾아보실 수 있는데, 실제로 앨범의 표지에는 비틀즈 멤버들이 고른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등장합니다. 그 중에 막스가 있는데, 그 막스 때문에 1987년 우리나라에 앨범이 수입될 때, 앨범 자켓이 편집되었다네요. 물론 막스를 살짜쿵 오려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참... 20여년 전만 해도 우린 그런 시대를 살아왔더랬습니다. 허긴 오늘 뉴스를 보다보니까, 이번 내각 내정자들에 대한 국세청 납세내역 검색이 금지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지금도 우리는 20여년 전처럼 국가가 개인의 앎과 인식을 가로막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기도 합니다. 마치 지금이 20년 전의 회귀인 듯 싶기도 하고... 쩝쩝.


앨범에서 가장 귀에 들어오는 노래는,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입니다. 제 블로그에서 한 번 소개한 바 있는 영화 'I am Sam'의 삽입곡이기도 한데, 주인공인 Sam(숀 펜)이 자신의 딸 이름을 Lucy(다코타 패닝)로 지은 까닭은 바로 이 노래 때문이기도 하죠.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의 경우 그 노래의 이니셜은 따면 LSD (마약의 일종) 이므로 이 노래는 마약 사용을 조장하는 의미가 담긴 노래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저는 그 느낌보다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다코타 패닝의 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떠올라서 행복함을 느낄 뿐입니다. 하하. 

앨범 전체적으로는, 문외한의 처지이기는 하지만, 마치 산울림의 사운드를 듣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산울림의 개성 넘치는, 그러면서도 약간 구식의 느낌이랄까. 구식이 유행이 흘러간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옛날식이라는 느낌을 좀 받았더랬습니다. 허긴... 옛날 노래이긴 하죠. 하하. 벌써 40년이 훨씬 지난 노래들인데... 그리고 저는 그런 노래들이 좋습니다. 곡들도 전체적으로 짧아서 기분좋게 한 소절 듣고 나면 다음 노래가 바로 나오고 해서 한 바퀴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게 금새 지나갑니다. 물론 흥겹구요. 

다만 8번 트랙의 인도풍 노래와, 13번 보너스 트랙은 좀 어렵습니다. 13번 트랙의 경우, 특히 노래가 마지막에 가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주다가 끝나는데, 끝난 후에 휴지기가 지속되다가 알 수 없는 여성 목소리가 2초 정도의 간격으로 여러 회 반복되어 나옵니다. 꼭 앨범이 미스프린트 된 듯 싶은 느낌인데 그 부분은 듣기 어려워서... 그래서 8번하고 13번은 스킵하고 지나갑니다. 

앨범 전체가 하나의 콘서트의 form을 가졌지만, 그렇다고 곡들 간의 스토리가 있지는 않습니다. 곡들은 제각각 분절된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 첫 곡과 마지막 곡에서 '공연을 시작합니다/마쳤습니다'가 없으면 그냥 곡들 간에는 특별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도조차도 처음이었던 앨범. 

문외한인 제게는 운전 중에 매일 다섯 번은 듣는 요즘의 핫 앨범입니다. 하하.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여담으로, 브라이언 엡슈타인은 비틀즈의 매니져였다고 하네요. 그러니 다섯번째 비틀즈가 맞는 셈인가요? 하하.

또한 검색을 통해 여러 귀한 읽을거리를 주신 블로거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D 손가는 중에 편한 마음으로 읽은 검색글들이라 어떤 분의 글을 읽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 분들의 블로깅이 없었으면 아마 비틀즈의 이 앨범에 대한 감상이 깊지 못했을 것입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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