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 (양장)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지음, 유시민 정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돌베개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좀 울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울면서 쓴 글은 지웠고, 조금 마음을 가다듬고. 그래도 서평이니까.  

책을 한 달음에 읽고 난 후에, 많이 속상한 마음이 들고 있습니다. 왜 이리 일찍 떠나셨을까. 다시는 돌아오실 수 없는 길을. 게다가 그토록 다정한 사진들은 잔뜩 남겨두시고. 표지마저. 왜 손을 흔들고 계실까요. 저를 향해서 말이죠.  

책은 두말할 나위 없이. 정말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쓰신 듯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슬펐습니다. 검찰의 수사를 받으시면서 받으셨을 고통과 회한, 그리고 우리에게 미안해하시는 마음까지 그대로 느껴져서 더 속상했습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닌데. 아니, 물론, 당신께서 하신 실수도 있으시지만, 그렇다고 우리 곁을 떠나실 것 까지는 없는데.   

다정하게 웃으시는 사진만 잔뜩 남겨두시고.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간절한 소망만 남겨두시고는. 내게  미안 해하시면서 떠나신 당신에게. 내내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 자꾸 눈물이 나네요.   

당신께서 미안해하신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합니다. 이 세상에는 염치없이 뻔뻔하게 살아가는 너무나 많은 권력자들이 있는데, 위정자들이 있는데. 하물며, 소시민인 저도 부끄러움에 몸달아 하면서도 어영부영 이 세상을 이고지고 살아가는데.  

당신께서는 그런 제게 미안해하시면서 손 흔들며 떠나시니, 제가 더 몸둘바 모르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염치있게 살아보려구요.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상식과 원칙이 강물처럼 흐르는, 사람 사는 세상을, 저도 죽을 때까지 꿈꿔보려구요.  

제 아이들에게 그런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 저도 힘 닿는데까지 애써보려구요. 다시는 거짓과 위선이 판을 치지 못하도록, 저도 눈 똑바로 뜨고 살아보려구요.  

책을 두 번은 못 읽을 듯 합니다. 이젠 앞을 봐야할테니까요.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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