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조금 묘한 책입니다. 처음에는 집중력에서 시작합니다. 저자 스스로, 자신의 집중력을 갉아먹는 많은 것들로부터 도피(!)하면서 책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스마트폰과 SNS, 이메일과 메시지로부터 강화되는 우리의 집중력 저하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다양한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으나 우리가 이러한 것의 중요함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그러다가, 이러한 문제로 인한 집중력이 다양한 디지털 기반 기업들의 전략 때문이라는 음모론(!)에 잠시 한 발 담구었다가, 문제의 해결은 개인에게서 찾기보다는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이 괴랄한 흐름이, 올해의 독서가 될 뻔한 이 책을 용두사미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 되는 멀티태스킹, 몰입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다양한 테크놀로지들, 수면 질의 저하 및 끊임없는 딴 생각에 단문 중심의 읽기 경험들은,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있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랬다면 작가는, 왜 우리에게 집중력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책은 다른 방향을 선택합니다.

집중력은 왜 필요할까요. 무언가를 이루고 성취하기 위해서입니다. 왜 이루고 성취해야할까요? 사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이 성취의 이유에 대한 고찰입니다. 왜 성취하여야 하는가를 발견하지 못한 채, 무언가에 몰두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지 모릅니다.

따라서, 이 책은 동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작은 팁을 안겨줍니다. 예컨대, 집중력 저하의 문제는 개인의 노오오오오오오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와 시스템의 문제 같은. 스스로를 비난하는 것보다는, 사회의 인식 변화와 시스템의 변화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려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명확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은, 굳이 집중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집중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저렇게 하면, 같은 이야기보다 필요한 것은, 과연 우리는 어떤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가치론적인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알맹이가 빠져버린,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