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내가 평소에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공포를 유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달리 이 새로운 방식은 관점을 유도했다.

온라인 공간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많은 이야기들은 소모와 휘발의 과정을 거쳐 내게 감정의 찌꺼기만 남긴다. 이제 이해하겠다. 왜 인터넷 공간이 이리도 감정의 격한 흐름들이 넘실거리고 있는지를. 그리고 정제되고 정리된 관점을 도통 만나기 어려운지도.

프로빈스타운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한 남자가 총기를 들고 메릴랜드에 있는한 신문사에 찾아가 기자 다섯 명을 살해했다. 기자로서 그건 분명 내게 중요한 사안이었고, 평소였다면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친구들에게 문자를 받았을 것이며, 소셜미디어에서 몇 시간동안 사건을 따라가며 뒤범벅된 설명을 모아 서서히 그림을 완성해 나갔을 것이다. 프로빈스타운에서는 학살이 일어난 다음 날 죽은 나무를 통해, 알아야 할 모든 명확하고 비극적인 정보를 10분 만에 파악할 수 있었다. 갑자기, 물리적인 신문(범인이 목표물로 삼은 바로 그것)이 비범한 현대적 발명품이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발명품처럼 보였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공포를 유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달리 이 새로운 방식은 관점을 유도했다. - P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